가수 김호중/사진=텐아시아 사진DB
가수 김호중/사진=텐아시아 사진DB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의 첫 재판이 이뤄진 가운데, 한 극성팬이 김호중의 부모를 사칭해 언론 인터뷰까지 진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중의 공분을 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6단독(최민혜 판사)는 10일 오후 특정 범죄 가중 처벌법상 위험운전 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호중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범인도피 교사 혐의를 받는 이광득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와 본부장 전 모 씨의 재판도 진행됐다.

이날 한 팬은 법원 앞에서 팬 인터뷰를 진행하던 취재진에게 자신을 김호중의 엄마라고 소개한 뒤 인터뷰를 진행했다. 해당 여성은 취재진에게 "우리 애가 잘못한 거 맞다. 애가 겁이 많아서 그렇다"라며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그러나 김호중의 실제 모친은 현장에 오지 않았다. 그의 부친만이 재판을 방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이어졌다. 김호중 팬의 잘못된 팬심이 어머니 사칭 촌극까지 불러일으킨 것이다.

김호중의 첫 공판은 시작된 지 약 15분 만에 빠르게 마무리됐다. 앞서 대중은 김호중이 공판에 참석하는 과정에서 대국민 사과를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는 변호인단과 함께 취재진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고 아무 말 없이 현장을 빠져나갔다.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밤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후 도주했다. 사고 이후 김호중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의 대표와 본부장 전 모 씨, 매니저 장 모 씨 등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했다. 전 모 씨는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파손시켜 주요 증거를 제거했다.

김호중은 음주 운전 사실을 부인하다가 예정된 공연을 마치고 사고 후 열흘이 지나서야 이를 인정했지만, 음주운전 혐의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김호중이 사고 후 17시간 뒤 경찰에 출석해 사고 당시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시간 경과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위드마크 공식으로는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음주운전 혐의는 배제했다.

김호중의 2차 공판은 다음 달 19일 진행될 예정이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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