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소유, 헨리, 태연:사진=빅플래닛메이드엔터 제공, 헨리 인스타그램, 텐아시아 사진DB
가수 소유, 헨리, 태연:사진=빅플래닛메이드엔터 제공, 헨리 인스타그램, 텐아시아 사진DB
'썸을 탄다'는 말부터 '1도 모르겠다'는 말까지, 기원이 잊힌 채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말들은 본래 가요계에서 시작된 유행어였다.

가수 소유와 정기고가 가창에 참여한 '러브 레시피'가 4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이들 조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소유와 정기고는 2014년 '썸'(SOME)을 발매해 히트곡 반열에 올렸다.

'썸'은 10년이 지난 2024년 현재까지도 쓰이는 일상적인 단어인 '썸'을 대중화한 계기가 되는 곡이다. 이 곡이 히트곡이 되면서 '썸'이라는 단어는 곡의 가사가 그리는 전반적인 상황에 빗대어, '연인으로 발전하기 전 묘하게 흐르는 기운'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자리잡았다. 당시 '썸'의 인기는 그야말로 독주에 가까웠다. '썸'은 2014년 멜론 연간 차트 1위, 디지털 음원상, 골든디스크 등을 휩쓸었다.
오늘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로 쓰이는 '1도 모르겠다'라는 표현 역시 가수 헨리에서 시작된 유행어였다.

'1도 모른다'는 표현은 헨리가 2014년 MBC '진짜 사나이'에 출연해 퀴즈에 대한 답변으로 "뭐라고 했는지 1도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한 데에서 비롯됐다. 캐나다 국적을 가진 외국인인 헨리의 맞춤법 실수가 화제가 돼 유행어가 됐고, 시간이 흘러 '하나도 모르겠다'라는 말을 재치 있게 표현하기 위해 쓰이는 일상적인 표현으로 거듭났다.

해당 표현의 인기에 2018년 그룹 에이핑크가 해당 표현을 응용한 '1도 없어'가 미니 7집 'ONE & SIX' 앨범의 타이틀 곡으로 발매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헨리는 MBC '섹션TV 연예통신'에 출연해 "'1도 없어'의 저작권 등록을 했어야 했다"고 말해 폭소케 했다.
태연 / 사진 제공 = SM엔터테인먼트
태연 / 사진 제공 = SM엔터테인먼트
가수 태연은 유독 다양한 유행어를 창시한 배경이 되기로 알려져 있다. 귀여운 동물이나 사람을 향해 흔히 사용하는 '졸귀탱'이라는 단어도 '귀여운 태연'을 지칭하는 단어로 시작됐다.

태연의 팬들은 태연을 '탱구'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때때로 여기서 '구'를 뗀 '탱'이 태연의 애칭으로 사용되곤 하는데, 과거 태연의 팬들 사이에서 태연이 너무 귀엽다며 태연을 '졸귀탱'이라고 부른 것이 해당 표현의 기원이 됐다.

'졸귀탱'의 '탱'은 그 기원이 잊힌 채 강조를 의미하는 접미사처럼 기능하기에 이르렀다. 파생 단어로 '존맛탱'(JMT, 음식이 정말 맛있다), '존멋탱'(정말 멋지다), '존예탱'(정말 아름답다) 등이 만들어져 사용되고 있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캡처
사진=MBC '라디오스타' 캡처
술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에게 흔히 붙는 수식어인 '알쓰'(알콜 쓰레기) 역시 태연을 지칭하는 말로 탄생했다. 이 표현은 태연이 10년 전 MBC '라디오 스타'(이하 '라스')에 출연해 자신의 별명이라고 소개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지난 3월 태연은 가수 겸 배우 혜리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등장해 '알쓰'라는 표현에 얽힌 비화를 전했다. 태연은 "소녀시대 그룹 안에서 멤버들이 '너는 진짜 쓰레기구나' 하다가 나온 말이다"라며 "당시 일본에서 파는 알코올 함량이 2~3%인 술을 먹고도 얼굴이 빨개지면서 기절 수준으로 갔다"고 별명이 붙여진 계기를 설명했다. 그러자 혜리는 "그 이야기를 '라스'에서 말해서 '알쓰'가 됐다. '알쓰'의 창시자다"라고 강조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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