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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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캐릭터들은 여전히 통통 튀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질풍노도 사춘기 소녀의 기복은 예측하기 어려운 것. 새로운 감정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가운데, '불안'한 감정에만 서사가 집중됐다는 점은 아쉽다. 주인공이 사춘기가 됐다는 주제가 가진 딜레마다. 힐링보다 짜증의 여운이 긴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2'이다.

13살이 된 라일리. 신체적, 정서적 변화를 겪는 가운데, 어느새 가족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이 더 편해진 사춘기 소녀가 됐다.

친구들과 환상적인 호흡으로 하키 경기를 승리로 이끈 라일리는 명문 하키팀을 보유한 고등학교 감독에게 하키 캠프 참가를 제안받는다. 친구들과 하키 캠프에 참가할 생각에 들뜬 라일리. 캠프로 향하던 중 친구들은 이미 다른 고등학교에서 입학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불안이 시작된다. 하키 캠프에서도 라일리는 친구들과 좋은 경기를 하기보다는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혈안이 된다.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외에 새로운 감정인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가 나타난다.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며 제멋대로인 불안이와 기존 감정들은 계속 충돌한다. 결국 새로운 감정들에 의해 본부에서 쫓겨나게 된 기존 감정들은 다시 본부로 돌아가기 위해 모험을 시작한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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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감정 컨트롤 본부라는 세계관을 만들어 놓았기에 관객들은 한결 쉽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의 컴백은 반가움을 자아낸다.

감정 컨트롤 본부의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익숙해서 편하지만 새로운 맛은 없다. 그래도 디즈니·픽사만의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귀여운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4가지의 새로운 감정들이 등장했지만, 불안이에 비중이 치우쳐 있다. 이 역시 사춘기 소녀의 감정을 담아내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나, 그 외에 감정들은 유명무실해 아쉬움을 남긴다. 게다가 불안이가 라일리를 지키겠다고 하는 행동들은 결국 라일리는 망치는 행동이 된다. 숨 돌릴 틈 없이 반복되는 불안이의 사리 분별 못하는 행동은 다소 짜증을 유발한다. 수줍음 많은 성격에 동그란 눈을 가진 당황이는 귀여운 모습으로 짜증 지수를 누그러뜨린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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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감정들과 새로운 감정들의 갈등은 처음부터 내내 지속된다. 감정들끼리 서로를 탐색하거나 알아가는 시간도 없다. 융합은 마지막에 가서야 급작스럽게 이뤄진다. 사춘기 소녀의 급격한 감정 변화를 표현한 것이겠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답답하다.

영화의 메시지는 슬픔이 있어야 기쁨도 있다는 전편을 잇는다. 즐겁고 행복한 기억뿐만 아니라 지우고 싶고 잊고 싶은 기억 역시 소중하고, '나'를 성장시켜주는 기억이라는 것.

키가 컸다든가, 여드름이 났다든가 하는 등 사춘기 소녀의 외형을 자세히 묘사한 점은 인상적이다. 사춘기 소녀가 점차 자아를 형성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은 흐뭇함을 자아낸다. 사춘기 소녀의 불안한 모습 외에 다른 모습도 다채롭게 담았다면 더 좋았을 법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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