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텐아시아 사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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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진실게임이 11일째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양측 주장이 갈리는 모양새가 반복되면서 대중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2일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뉴진스의 전속 계약 해지 관련 요구 사실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이날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 측은 지난 2월 하이브에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 관련 요구를 담은 주주 간 계약서 수정안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어도어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 단독으로 뉴진스의 전속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권한을 요구한 것. 이 사실이 밝혀지며 '민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계획했다'는 하이브 측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지난달 25일 민 대표의 어도어 경영권 탈취 시도에 대한 중간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하이브는 대면 조사와 제출된 정보자산 속 대화록 등에 따르면 민 대표가 경영진들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의 대화록에 '5월 여론전 준비',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와 같은 실행 계획이 담겼다고 전했다.
사진 제공 = 어도어
사진 제공 = 어도어
뉴진스 전속 계약 관련 민 대표의 요구를 두고 대화록 중 '어도어는 빈 껍데기됨'의 구체적 실행 단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어도어 측은 "뉴진스의 데뷔 과정에서 나온 불합리한 간섭을 해결하고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을 위한 요청 사항이었다"며 경영권 탈취 의혹에 선을 그었다.

민 대표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뉴진스는 민 대표의 의사만으로 전속계약을 마칠 수 있다. 어도어 이사회나 하이브는 관여할 수 없게 된다. 하이브는 이 제안이 무리하다고 판단, 거절하는 회신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사담을 포장해 매도하고 있다"는 민 대표의 발언은 힘을 잃었다. 단순 사담이었다고 여기기에는 구체적인 행동을 했던 정황이 확인돼서다.
사진 제공 = 하이브
사진 제공 = 하이브
다만 하이브 측 주장도 대중의 신뢰를 얻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외부 투자자를 모집해 어도어를 독립시키고 뉴진스를 빼갈 계획을 세웠다며 업무상 배임을 주장했다. 추후 감사보고서나 법적 분쟁 결과를 통해 입증해야 할 부분이다.

현재까지 민 대표가 외부 투자자와 접촉했던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만약 외부 투자자와 접촉했다고 하더라도, 접촉 사실만으로 민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시도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대표로서 어도어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5월 여론전 준비' 관련 의혹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민 대표가 온라인 PR 업체를 통해 여론 조작에 나섰다는 주장을 펼쳤다. 다만 민 대표가 전문 업체를 통해 여론전에 나섰다는 구체적 증거는 감사 중인 내용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와 민 대표 간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진실 여부를 따지는 상황이 반복되며 대중의 피로도는 점차 커질 전망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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