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공개된 '기생수'는 공개와 동시에 넷플릭스 TV 부문에서 글로벌 1위를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본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기생수'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 생물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영화 '부산행'으로 천만 감독에 등극한 연상호의 신작이다.

잘 만들어진 '기생수'에 예상치 못한 복병은 이정현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정현이 연기한 캐릭터가 문제였다. 이정현이 연기한 준경은 기생수 전담반 '더 그레이' 팀의 팀장이자 기생생물에게 남편을 잃고 오직 기생수 전멸을 위해 살아가는 인물로,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다.

문제는 다르게 구사한 목소리 톤과 억양이 극 안에서 너무도 튀었다. 특히 1화에서 경찰들을 모아 놓고 기생생물에 대해 브리핑하는 장면에서는 너무나도 오버스럽게 느껴진다. 또 캐릭터가 가진 분위기에 비해 너무나도 왜소한 이정현의 체격은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도 맞지 않는다. 장총을 들고 액션 연기를 하는 장면은 버거워보이기까지 한다. 이정현이 미스캐스팅이 아니냐는 반응이 쏟아지는 이유다.

이정현은 출산 후 3개월 만에 '기생수' 촬영에 투입됐다. 출산 후 14kg를 감량하자마자 바로 액션 연기에 투입된 것. 배우로서는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큰 필모그래피가 됐다. 데뷔 30주년을 앞둔 이정현에게 '미스캐스팅'이라는 꼬리표가 안타까울 뿐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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