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44년차, 예능 대부 이경규는 27일 방송된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 요즘 느끼고 있는 감정을 얘기했다. 44년 간 한 주도 쉬지 않고 일한 이경규. 그러나 쉬는 법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해외 여행도 촬영으로, 축구도 촬영 차 갔다. 인생 자체가 프로그램으로 살아온 것 같다"면서 그간의 인생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최근 방송 트렌드에 많은 변화를 느끼고 위기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경규는 "(세태가) 많이 바뀌었다. 전국민이 셀럽이 됐다"며 "다 진행자고 싹 다 한다. 우리가 이제 어떻게 해야 되는가, 나의 아이덴티니는 뭐냐 이거다. 우리한테 위기가 왔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 MC 유재석 역시 같은 생각이라며 공감하기도.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출연료 삭감까지 제시한 베테랑도 있다. 박명수는 최근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해 공개적으로 구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 때는 한 주에 기본 5개, 최대 12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다는 "전현무가 고정을 9개나 하고 있었나. 김숙은 몇 개 날아갔는데도 5개나 남았다. 반면 난 3개"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기도.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에 포기하게 됐다는 그는 "포기할 건 포기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꾸준히 하면 위로 올라갈 줄 알았는데, 트렌드가 바뀌면서 저는 계속 밑으로 내려갔다"고 고백했다. 진행에 특화되어 있지만 최근 방송가에는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고. 이특은 "요새 트렌드는 진행이 아니지 않냐"고 덤덤히 하락세의 이유를 분석했다.

유명 연예인이 나온다고 해서 프로그램의 흥행이 보증되는 시대는 지났다. 방송계에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인물을 원하고, 새로운 포맷을 구축하고 신선한 소재를 원하고 있기에 이들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다만 새로운 것만이 늘 통하는 것은 아니다. 조급해하기 보다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자신만 가지고 있는 점을 강화해 나간다면 새로운 지표가 될 수 있다. 한 자리에 머무르기 보다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이들에 응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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