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김민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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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한 캐스팅이 쏠쏠한 재미를 안겼다. 본업이 배우가 아닌 스타가 등장하는가 하면 CG인 줄 알았던 정체가 알고 보니 분장한 배우였던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국내외 안팎으로 화제가 된 '패스트 라이브즈'에는 가수 장기하가 출연했다. 영화를 본 대부분의 관객이 장기하가 나온다는 사실을 모르고 봤다. 이에 반가움은 배가 됐고, 영화 속 색다른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뒤늦게 장기하의 출연 사실이 알려지고 일명 '숨은 장기하' 찾기가 소소하게 관심을 끌고 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어린 시절 헤어진 뒤 20여 년 만에 뉴욕에서 재회한 두 남녀의 운명적인 이틀을 그린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6일 개봉했다. 장기하는 극 중 해성(유태오 분)의 친구 역을 맡았다. 실제 절친 같은 자연스러운 케미를 선보여 호평받았다.

장기하는 사실 남자주인공, 유태오가 연기한 해성 역에 오디션을 지원했다. 다만 셀린 송의 생각 속 남자 주인공 이미지는 유태오와 맞아떨어졌고, 주인공 자리는 결국 유태오가 가져갔다. 셀린송은 "오디션을 진행하면서 유태오가 장기하와 많이 친해졌을 거라고 생각했다. 재밌을 것 같아서 친구 역할을 할 수 있겠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사진=텐아시아DB, 필굿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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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카메라 팀도 장기하를 궁금해했다고. 셀린 송이 '진짜 유명한 가수'라고 소개하자 놀랐다고 한다. 2008년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로 데뷔한 장기하는 '싸구려 커피'등 독특한 랩스타일로 사랑받았다. 최근 음원차트를 장악한 비비의 '밤양갱' 프로듀싱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그간 비비가 선보였던 음악 스타일과는 다소 다른 이미지가 대중에게 잘 먹혔다. 가수, 프로듀서를 넘어 배우로서도 스펙트럼을 넓히려는 장기하다.
사진=쇼박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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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천만 영화에 등극한 '파묘'에도 캐스팅 비하인드가 있다. '파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험한 것'. 큰 키에 기괴한 얼굴과 목소리의 '험한 것'에 대해 대부분 CG라고 생각했다. '험한 것'의 정체는 배우 김민준과 전직 농구선수 김병오였다. 8척에 달하는 '험한 것'의 큰 키는 220cm 김병오가 소화했다. '험한 것'의 연기는 김민준이 맡았다. 두 사람은 약 5시간씩 특수 분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묘' 장재현 감독은 김민준을 섭외한 이유에 대해 "원래 일본 배우 와타나베 켄을 섭외하려고 했지만, 분장도 해야 하니 굳이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았다"며 "김민준 선배와 같은 동네 사는데 가끔 마주친다. 보면 와타나베 켄과 닮아서 부탁했다. 옛날 사무라이처럼 자세나 몸짓까지 연구해줬다"고 이야기했다. 김민준은 자신이 드러나지 않는 배역임에도 최선을 다해 연기해 '험한 것'을 완성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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