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KBS2 '효심이네 각자도생' 전국 시청률 22%로 종영
"목표 시청률 35%"
불륜한 父 간 이식→잠수 이별 등 개연성 떨어지는 이야기로 씁쓸한 퇴장
/ 사진=KBS '효심이네 각자도생' 캡처
/ 사진=KBS '효심이네 각자도생' 캡처
《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있게 파헤쳐봅니다.

누구를 겨냥한 드라마였을까. 전 세대를 아우르겠다는 KBS 주말 드라마계에 위기가 찾아왔다. 여주인공의 극진한 효심이 결국 모든 세대를 등 지게 만든 모양새다. 17일 종영한 KBS 주말 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의 이야기다.

17일 KBS 2TV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 (극본 조정선/연출 김형일)이 전국 시청률 22.0%(닐슨 코리아 기준)로 막을 내렸다. 현재 방영 중인 타 주말 드라마 MBC '원더풀 월드', SBS '재벌X형사', tvN '눈물의 여왕' 등이 10%대를 웃돌고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는 상당히 좋은 수치지만 종영 후에도 여전히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 사진=KBS '효심이네 각자도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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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KBS 주말 드라마는 5060세대 등의 고정 시청자층이 두텁게 형성돼있고 저녁 8시에 방영이 시작돼 온 가족이 모여 함께 볼 수 있는 부담 없는 시간대라는 치트키가 있었다. KBS 주말 드라마와는 달리 보통 타 방송사 주말 드라마는 보통 저녁 9시 이후에 방영이 시작돼 적수도 크게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주연 이효심으로 분한 유이는 제작발표회에서 "목표 시청률을 35%로 세웠다"며 포부를 드러내기도. 특히 유이는 2019년 KBS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 편'으로 시청률 최고 49.6%를 기록한 성적을 쓴 바 있기에 기대가 컸을 터.

이러한 포부에도 불구하고 '효심이네'는 첫 방송에서 시청률 16.5%를 기록하며 목표 시청률인 35%의 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쓴 맛을 보게 됐다. 이는 전작 '진짜가 나타났다!' 최종회가 기록한 22.9% 보다 6% 가량 낮은 수치다.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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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송 이후에도 '효심이네'는 여전히 시청률 부진의 늪에 빠졌다. 방영 후 2개월이 된 시점에도 시청률은 10%대 중반대를 기록했고 이야기의 중후반 쯤인 33회에 와서야 시청률 20.9%를 기록하며 겨우 20%를 돌파했다. 한 때는 'KBS의 효자'라고 불리었지만 지지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어느 세대에게도 공감이 어려운 소재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가족을 위해 삶을 희생해온 효심이가 독립적인 삶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렸다지만 극 중에서 효심이는 중요한 순간마다 가족에게 발이 묶이고 심지어는 불륜을 저지르고 집을 나가 20년 넘게 연을 끊었던 아버지 이추련(남경읍 분)에 간까지 이식해준다.

심지어는 결혼을 약속한 연인 강태호(하준 분)와 상의도 없이 몰래 말이다. 연인인 태호가 알게 되자 효심은 급기야 "그래서 일부러 말 안 했다. 태호씨와 가족 중에 가족을 선택했다"며 1년 동안 잠적하는 선택을 한다. 최종화에서는 '잠수 이별' 후 효심과 태호가 극적으로 재회에 성공해 결혼식을 올렸고 쌍둥이를 낳은 해피 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 사진=KBS '효심이네 각자도생' 캡처
/ 사진=KBS '효심이네 각자도생' 캡처
주인공 이름과도 같은 '효심'을 주제로 택하면서 주 시청자 층인 5060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으려 했으나 반응은 썩 좋지 않은 모양새다. 종영 직후 누리꾼들은 "바람난 남편에게 딸이 간 이식 하게 두는 부모가 어딨겠냐" "내 자식에게도 저런 맹목적인 효도는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키웠다. 2030 세대 역시 "시대착오적인 효심"이라며 "효심이 아니라 본인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이다"라고 비판했다.

아무리 아빠가 불륜을 저질러 20년 간 연을 끊었어도,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 1년 동안 잠적할 수 밖에 없었어도 이 모든 행동이 이해갈 수 있는 극의 짜임새와 개연성만 탄탄했다면 유이는 '역대급 민폐 여주'가 아닌 모두의 가슴을 따뜻하는 '역대급 효녀'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고정 시청자 층마저 등을 돌려 결국 씁쓸하게 마무리 된 '효심이네 각자도생'에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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