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조기 하차만 남았다…손호준 죽음·불륜만 '시끌', 씁쓸히 막 내린 '나의 해피엔드' [TEN초점]
손호준의 조기 하차만 남았다. TV CHOSUN ‘나의 해피엔드’가 부족한 개연성과 공감 안되는 캐릭터들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은 채 2%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지난 25일 방송된 ‘나의 해피엔드’ 최종회에서는 서재원(장나라)이 자신의 양극성 장애를 심화시켜온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한 걸음 나아갔다. 권윤진(소이현)은 인과응보의 죽음을 맞이하며 두 여자의 대립에 종지부를 찍었다.

먼저 서재원은 권윤진이 데려간 딸 허아린(최소율)을 애타게 찾아다녔고, 권윤진은 허아린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자신이 원했던 소소한 행복을 느꼈다. 이어 권윤진은 서재원에게 전화해 허아린을 집에 데려다놨다고 알렸고, 딸을 만난 서재원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그 뒤 경찰서를 찾아가던 권윤진은 급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했고 15살부터 함께 했던 서재원과의 추억들을 떠올리며 눈을 감았다.

이후 회사를 정상화시켜놓은 서재원은 임직원들에게 그간 벌어진 일들과 관련해 사과, 사임한다는 메일을 남기고 윤테오(이기택)에게 대표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홀로 떠난 서재원은 오직 자신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엄마 정미향(강지은)의 환시를 만났고, 어릴 적 자신을 죽이려 했던 순간에 대한 마음 속 원망과 슬픔을 풀어냈다. 엄마랑 행복하게 사는 게 내가 바라는 전부였다며 서재원은 통곡했고, 환시의 엄마는 미안하다고 사죄하며 행복하게 살 것을 당부했다.
주연 조기 하차만 남았다…손호준 죽음·불륜만 '시끌', 씁쓸히 막 내린 '나의 해피엔드' [TEN초점]
엄마와의 응어리를 스스로 푼 서재원은 허아린에게 힘들게 허순영(손호준)의 죽음에 대해 설명한 뒤 납골당을 찾아 눈물로 허순영과 인사를 나눴다. 교도소에서 출소한 남태주(박호산)는 오형사(김수진)에게 출소 기념으로 등산화를 받고 티격태격했다.

서재원은 서창석(김홍파), 허아린과 함께 평범하고 따스한 일상을 보냈다. 서재원은 애절한 일편단심으로 항상 곁을 지켜온 윤테오에게 고마움을 전했고 윤테오는 “내 마음 밀어내지만 말아요”라며 고백을 건넸다. 서재원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어. 그래도 괜찮겠어?”라며 열린 마음을 내비쳤고, 윤테오는 “당연히 기다릴 수 있죠”라며 기뻐했다.

1년이 지난 후 서재원은 환시로 보이던 정신과 의사 조수경(임선우)을 직접 만나 지나온 일들에 대해 털어놨고 조수경으로부터 많은 것들을 해냈다는 칭찬을 받은 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겠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치료 받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서재원은 서창석, 허아린과 바닷가에서 행복하게 웃으며 “이제야 알 거 같아. 인생에 해피엔딩은 없다는 걸. 난 그저 반복되는 하루를 잘 살아내면 되는 거겠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라고 읊조렸다.
/사진제공=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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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피엔드’에서 장나라는 양극성 장애로 인한 불안과 공포, 혼란과 두려움에 흔들리는 내면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손호준은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다정한 사랑꾼부터 전혀 다른 ‘극과 극’ 쌍둥이 1인 2역까지 다채로운 면모를 지닌 허순영 역을 탁월하게 표현했다. 소이현은 절친을 향한 열등감과 질투로 인해 극악무도한 악행을 서슴지 않는 악녀로 빌드업해 인과응보의 죽음을 맞은 권윤진 역으로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이기택은 극 초반 의심을 자아내는 미묘한 매력과 서재원을 향한 일편단심 사랑을 굳건하게 드러낸 흑기사 활약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배우들의 열연이 무색하게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는 대중에게 제대로 먹히지는 않았다. 계속되는 반전은 혼란스러움을 안겼고, 새로운 시청층을 유입시키지 못했다. 주인공의 양극성 장애 역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손호준 /사진제공=TV조선
손호준 /사진제공=TV조선
무엇보다 ‘나의 해피엔드’는 8회에서 손호준이 사망으로 하차해 화제를 모았다. 전작에서도 조기 하차한 바 있기에 손호준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이후에는 손호준의 하차만이 ‘나의 해피엔드’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으로 남았다.

그간 쌓인 답답한 요소들을 남은 회차를 통해 해소하지도 못했다. 소이현의 갑작스러운 사고사는 그간의 악행을 그저 죽음으로 무마시키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여러모로 아쉬운 ‘나의 해피엔드’ 종영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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