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스틸 / 사진제공=쇼박스
'파묘' 스틸 /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파묘'가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파묘'의 '검은 사제들', '사바하'의 장재현 감독 작품. 국내 개봉도 전에 글로벌에서 먼저 작품성을 인증받았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장재현 감독은 오는 15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하는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개막식 레드카펫, 월드 프리미어 상영 및 Q&A 등 일정을 소화한다.

'파묘'가 베를린영화제에서 초청된 부문은 포럼 섹션으로,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색채와 독보적이고 신비로운 개성을 가진 영화들로 구성된다. 앞서 이 부문에 한국 상업 영화들 가운데는 박찬욱 '복수는 나의 것'(2022), 김지운 감독 '장화, 홍련'(2003), '김태용 감독 '만추'(2011), 봉준호 감독 '설국열차'(2013) 등이 초청됐다. 장재현 감독이 이들의 뒤를 잇게 된 것.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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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는 장 감독이 어렸을 적 100년이 넘은 무덤의 이장을 지켜본 기억에서 시작됐다. 장 감독은 '파묘' 제작보고회에서 "어렸을 때 제가 시골에서 밟고 놀던 묘가 있었는데, 거기에 고속도로가 생긴다고 이장하게 됐다. 그걸 구경한 적 있다. 100년 넘은 걸로 안다. 그 무덤을 사람들이 직접 팠다. 그 흙 냄새와 색깔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밝혔다. 이어 "뭐가 나올까 싶었는데 오래된 나무관이 나오더라. 사람들이 꺼내고 제사지내는 걸 봤다. 그 관에서 느낀 호기심, 무서움 등 복합적 감정이 있었다"며 "어릴 적 기억을 담아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장 감독은 . 그는 파묘라는 신선한 소재에 동양 무속 신앙을 가미해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오컬트 미스터리를 완성했다. 파묘라는 신선한 소재에 동양 무속 신앙을 가미해 새로운 오컬트 미스터리를 완성한 것.

영화의 주요 인물은 풍수사 상덕(최민식 분), 장의사 영근(유해진 분), 무당 화림(김고은 분)과 봉길(이도현 분)이다. 거액의 의뢰를 바다은 화림과 봉길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 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고 이장을 권한다. 돈 냄새를 맡은 상덕과 영근이 이번 이장에 합류한다.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서 시작된 파묘, 그리고 그곳에서 나온 '험한 것'의 등장이 충격을 전하며 오컬트 장르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게 '파묘' 측의 설명이다. 동양 문화권에서는 익숙한 풍습을 영화적으로 풀어내 기발하다는 느낌을, 서양 문화권에서는 신선한 소재를 영화적으로 표현해 새롭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파묘' 스틸 / 사진제공=쇼박스
'파묘' 스틸 / 사진제공=쇼박스
무속 신앙을 다룬 만큼 종교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을 것. 장 감독은 "종교에 대한 영화는 아니다.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고 답해 영화적 재미도 짐작케 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그는 "당시 극장에 가서 마스크를 쓰고 영화를 보는데, 왜 이렇게 힘들게 영화관에 와야하지 싶었다. 영화관에 와서 꼭 봐야하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직관적이고 심플하고 체험적인, 극장에서 느낄 수 있는 요소를 많이 담아서 아주 영화적이고 체험적인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 감독은 실감나는 연출을 위해 장례지도사 자격증에도 도전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기운, 기세, 에너지 같이 눈에 보이지 않은 것까지 화면에 담기 위해 애썼다고 한다.

장 감독은 '검은 사제들'을 통해 장편 영화에 데뷔했다. '검은 사제들'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오컬트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544만 명이라는 관객을 모았다. 비수기인 11월에 역대 11월 개봉한 한국 영화 중 100만 관객을 가장 짧은 시간에 동원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사이비 종교를 소재로 한 '사바하'로는 동양식 오컬트의 층을 더욱 견고히 쌓았다는 평을 받는다.

오컬트 장르 특화 감독으로 꼽히는 장재현 감독. 한국적이고 민속적인 것들을 담은 '파묘'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을 놀라게 할 준비를 마쳤다.
'파묘' 스틸 / 사진제공=쇼박스
'파묘' 스틸 / 사진제공=쇼박스
'파묘'의 베를린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 및 관련 행사는 공식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파묘'는 16일 공식 포토콜 후 오후 9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다. 이어 17일 오후 6시 30분, 24일 오후 3시, 25일 오후 7시 등 3회에 걸쳐 추가 상영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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