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고려 거란 전쟁'을 둘러싼 계속된 논란
오늘(26일) 트럭 시위까지 벌어짐
총 32부작 중 12회 정도 남은 상황
오늘(26일) 트럭 시위까지 벌어짐
총 32부작 중 12회 정도 남은 상황
KBS 2TV '고려 거란 전쟁'이 원작 및 역사 훼손 논란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총 32부작인 '고려 거란 전쟁'은 아직 종영까지 12회(1월 26일 기준/ 20회까지 방영된 상황)를 남겨두고 있다. 아직 촬영과 제작이 진행 중인 상황이지만, 논란으로 인해 위기를 맞았다.
▶ 26일 '고려 거란 전쟁' 관련 트럭 시위 "대하드라마의 가치를 훼손"
26일(오늘) 오전 9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앞에서 "역사 왜곡 막장 전개, 이게 대하사극이냐? 원작 핑계로 여론을 호도하지 마라"라는 문구가 담긴 트럭 시위가 시작됐다. 트럭 시위를 한 이유에 대해 "KBS는 수신료의 가치 실현을 위해, 대하드라마 제작을 공영방송의 책임을 여러 번 내세운 바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최근 '고려 거란 전쟁'은 멀쩡히 있는 당대 고려사의 기록과 달리, 신하 강감찬을 찾아가 목을 조르려는 현종, 개경 시내에서 말을 타다 낙마하는 현종, '고려 거란 전쟁''의 타이틀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가상의 궁중 암투, 말도 안 되는 호족비밀결사체 등의 선 넘는 각색과 픽션으로 KBS 스스로가 정한 대하드라마의 가치를 훼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라고 지적했다. ▶ '고려 거란 전쟁' 논란 거세진 이유, 이야기를 그려내는 방식
드라마를 둘러싼 유례없는 상황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이유는 '고려 거란 전쟁'이 16화 이후에 작품을 그리는 방식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16화의 양규 장군(지승현)이 전사한 이후의 전개 과정은 원작자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고려 거란 전쟁'은 그간 자취를 감췄던 '정통 사극'이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고, KBS 2TV 공영방송 50주년 특별기획 대하드라마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17화에서 현종(김동준)과 강감찬 장군(최수종)의 갈등은 극한으로 접어들었고, 18화에서는 현종이 낙마해서 쓰러지는 모습 역시 그려졌다. 이에 시청자들은 '웹소설이냐', '전개가 이상하다' 등의 반응을 내비쳤다. ▶ 15일 원작자 길승수 작가의 주장, 원작 훼손 및 역사 왜곡
지난 15일 '고려 거란 전쟁'의 원작자이자 소설가인 길승수 역시 자신의 블로그에 "현종의 지방제도 정비도 나오는데, 드라마처럼 심한 갈등으로 묘사되지는 않는다. 당연히 18화에 묘사된 현종의 낙마는 원작 내용 중에는 없다"라고 말했다. 길승수 작가가 주장하는 것은 원작 및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점이다.
이와 관련해 논란이 가중되자 KBS도 지난 23일 공식 입장을 전했다. KBS 측은 "'고려 거란 전쟁'은 2022년 길승수 작가의 소설 '고려 거란 전기'를 검토했고 판권 획득 및 자문 계약을 맺었다"라고 전했다 2022년 길승수 작가의 소설 '고려 거란 전기'를 검토했으며 판권 획득 및 자문 계약을 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해 이정우 작가가 합류하면서 '고려 거란 전기'를 검토했고, 이야기의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새롭게 자문팀을 꾸리고 소설과는 다른 내용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23일 KBS 측의 입장문 및 전우성 PD, 이정우 작가의 답변
KBS 측의 입장문에 길승수 작가는 "2022년 6월경 처음 참여했을 때 확실히 제 소설과 다른 방향성이 있었다. 그 방향성은 '천추태후'가 메인 빌런이 되어서 현종과 대립하며 거란의 침공도 불러들이는 스토리였다"라고 말했다. 논란이 잠잠해지지 않자, 23일 연출을 맡은 전우성 PD와 대본을 집필한 이정우 작가는 자신의 SNS 길승수 작가의 입장에 반박하는 내용을 올렸다.
전우성 PD는 "'고거전' 원작 계약은 리메이크나 일부 각색하는 형태가 아닌 전투 상황의 디테일을 담긴 작품으로, 전투 장면을 생생하게 재현해보고자 길승수 작가와 원작 및 자문 계약을 맺었다"라며 길승수 작가에게 자문과 고증을 의뢰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이정우 작가 역시 "원작 소설가가 저에 대한 자질을 운운하며 비난하는 것은 분명 도를 넘은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 1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시청자 청원 게시판 글
양측은 각자의 상반된 입장을 제시하며 진실 공방을 이어갔지만, '고려 거란 전쟁'과 관련된 원작 및 역사 왜곡 관련 시청자 청원 게시판 글이 1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는 등의 항의가 쇄도했다. 결국 지난 25일 KBS 측은 입장문을 발표하며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길승수 작가 소설 '고려거란전기' 판권을 구매했고, 전투 장면 등 고증에 도움을 받았다. '고려 거란 전기'는 '고려 거란 전쟁' 참고 자료 중 하나였고, 드라마 내용은 1회부터 사료와 전문가 자문을 받아 새롭게 창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은 회차를 통해 고난에 굴하지 않고 나라를 개혁해 외적 침입을 물리치고 동북아에 평화 시대를 구현한 성군 '현종'(김동준) 모습을 더욱 완성도 있게 그려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늘(26일) 트럭 시위까지 이어지면서 '고려 거란 전쟁'을 향한 시청자들의 분노를 잠재우기란 어려울 듯 보인다. 2023년 연기대상에서 7관왕의 영예를 안았던 '고려 거란 전쟁'은 용두용미가 아닌 용두사미로 남을까. 최종화까지 12화나 남은 시점에서 KBS와 '고려 거란 전쟁' 제작진은 작품을 무사히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 26일 '고려 거란 전쟁' 관련 트럭 시위 "대하드라마의 가치를 훼손"
26일(오늘) 오전 9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앞에서 "역사 왜곡 막장 전개, 이게 대하사극이냐? 원작 핑계로 여론을 호도하지 마라"라는 문구가 담긴 트럭 시위가 시작됐다. 트럭 시위를 한 이유에 대해 "KBS는 수신료의 가치 실현을 위해, 대하드라마 제작을 공영방송의 책임을 여러 번 내세운 바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최근 '고려 거란 전쟁'은 멀쩡히 있는 당대 고려사의 기록과 달리, 신하 강감찬을 찾아가 목을 조르려는 현종, 개경 시내에서 말을 타다 낙마하는 현종, '고려 거란 전쟁''의 타이틀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가상의 궁중 암투, 말도 안 되는 호족비밀결사체 등의 선 넘는 각색과 픽션으로 KBS 스스로가 정한 대하드라마의 가치를 훼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라고 지적했다. ▶ '고려 거란 전쟁' 논란 거세진 이유, 이야기를 그려내는 방식
드라마를 둘러싼 유례없는 상황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이유는 '고려 거란 전쟁'이 16화 이후에 작품을 그리는 방식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16화의 양규 장군(지승현)이 전사한 이후의 전개 과정은 원작자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고려 거란 전쟁'은 그간 자취를 감췄던 '정통 사극'이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고, KBS 2TV 공영방송 50주년 특별기획 대하드라마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17화에서 현종(김동준)과 강감찬 장군(최수종)의 갈등은 극한으로 접어들었고, 18화에서는 현종이 낙마해서 쓰러지는 모습 역시 그려졌다. 이에 시청자들은 '웹소설이냐', '전개가 이상하다' 등의 반응을 내비쳤다. ▶ 15일 원작자 길승수 작가의 주장, 원작 훼손 및 역사 왜곡
지난 15일 '고려 거란 전쟁'의 원작자이자 소설가인 길승수 역시 자신의 블로그에 "현종의 지방제도 정비도 나오는데, 드라마처럼 심한 갈등으로 묘사되지는 않는다. 당연히 18화에 묘사된 현종의 낙마는 원작 내용 중에는 없다"라고 말했다. 길승수 작가가 주장하는 것은 원작 및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점이다.
이와 관련해 논란이 가중되자 KBS도 지난 23일 공식 입장을 전했다. KBS 측은 "'고려 거란 전쟁'은 2022년 길승수 작가의 소설 '고려 거란 전기'를 검토했고 판권 획득 및 자문 계약을 맺었다"라고 전했다 2022년 길승수 작가의 소설 '고려 거란 전기'를 검토했으며 판권 획득 및 자문 계약을 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해 이정우 작가가 합류하면서 '고려 거란 전기'를 검토했고, 이야기의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새롭게 자문팀을 꾸리고 소설과는 다른 내용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23일 KBS 측의 입장문 및 전우성 PD, 이정우 작가의 답변
KBS 측의 입장문에 길승수 작가는 "2022년 6월경 처음 참여했을 때 확실히 제 소설과 다른 방향성이 있었다. 그 방향성은 '천추태후'가 메인 빌런이 되어서 현종과 대립하며 거란의 침공도 불러들이는 스토리였다"라고 말했다. 논란이 잠잠해지지 않자, 23일 연출을 맡은 전우성 PD와 대본을 집필한 이정우 작가는 자신의 SNS 길승수 작가의 입장에 반박하는 내용을 올렸다.
전우성 PD는 "'고거전' 원작 계약은 리메이크나 일부 각색하는 형태가 아닌 전투 상황의 디테일을 담긴 작품으로, 전투 장면을 생생하게 재현해보고자 길승수 작가와 원작 및 자문 계약을 맺었다"라며 길승수 작가에게 자문과 고증을 의뢰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이정우 작가 역시 "원작 소설가가 저에 대한 자질을 운운하며 비난하는 것은 분명 도를 넘은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 1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시청자 청원 게시판 글
양측은 각자의 상반된 입장을 제시하며 진실 공방을 이어갔지만, '고려 거란 전쟁'과 관련된 원작 및 역사 왜곡 관련 시청자 청원 게시판 글이 1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는 등의 항의가 쇄도했다. 결국 지난 25일 KBS 측은 입장문을 발표하며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길승수 작가 소설 '고려거란전기' 판권을 구매했고, 전투 장면 등 고증에 도움을 받았다. '고려 거란 전기'는 '고려 거란 전쟁' 참고 자료 중 하나였고, 드라마 내용은 1회부터 사료와 전문가 자문을 받아 새롭게 창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은 회차를 통해 고난에 굴하지 않고 나라를 개혁해 외적 침입을 물리치고 동북아에 평화 시대를 구현한 성군 '현종'(김동준) 모습을 더욱 완성도 있게 그려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늘(26일) 트럭 시위까지 이어지면서 '고려 거란 전쟁'을 향한 시청자들의 분노를 잠재우기란 어려울 듯 보인다. 2023년 연기대상에서 7관왕의 영예를 안았던 '고려 거란 전쟁'은 용두용미가 아닌 용두사미로 남을까. 최종화까지 12화나 남은 시점에서 KBS와 '고려 거란 전쟁' 제작진은 작품을 무사히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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