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몬스터 아현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베이비몬스터 아현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좀처럼 예전의 기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룹 빅뱅 데뷔인 2006년을 원년으로 2010년대 전반에 걸쳐 국내 엔터사 선두에서 K팝을 주도했던 YG지만, 그 명성이 사그라든지 오래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유를 찾자면 그룹 블랙핑크 이후 후발 주자의 부진이 그 배경이다. 2016년 데뷔한 블랙핑크 이후 YG는 2020년 보이그룹 트레저와 2023년 걸그룹 베이비몬스터를 각각 론칭했다. 빅뱅과 블랙핑크의 명성을 잇겠다는 야심찬 출사표는 좋은 성적표로 이어지지 못했다.

먼저, 트레저의 경우 데뷔 3주년을 훌쩍 넘겼지만, 이렇다 할 히트곡이 없고 팬덤 역시 견고하지 못하다. 당초 12인조였던 트레저는 지난 2021년 방예담과 마시호가 탈퇴하는 등 내부적으로도 부침을 겪었고 존재감이 줄었다. 이미 데뷔 4년 차에 접어든 트레저가 반등해 상승세를 타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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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저는 차치하고 지금 YG가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그룹은 베이비몬스터다. 베이비몬스터는 지난해 11월 27일 데뷔 싱글 '배터 업'(BATTER UP)을 첫선을 보였지만 반응이 영 신통치 않다.

일단 '배터 업'은 음악과 뮤직비디오 둘다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주는데, 거기에서 그칠 뿐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YG 선배들의 성공 공식을 따랐을 뿐 베이비몬스터만의 정체성이 없다. 음악은 YG 특유의 힙합 사운드지만 후렴구가 늘어지고, 뮤직비디오의 면면은 블랙핑크의 여느 작품이 떠오를 뿐 각자 따로 논다. 한 마디로 올드하다.

트렌드를 주도해도 모자란데 2000년대 봤을 법한 올드한 멜로디와 무대, 콘텐츠를 선보이니 눈 높아진 K팝 팬들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게다가 이미 하이브, SM, JYP 등은 소속 아티스트를 통해 새로운 도전과 성장을 입증하며 K팝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쟁쟁한 경쟁자들에 넘어간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더욱이나 역부족이다.
베이비몬스터 아현 / 사진=베이비몬스터 유튜브 캡처
베이비몬스터 아현 / 사진=베이비몬스터 유튜브 캡처
여기에 '제니 닮은꼴'로 불리며 팀 내 핵심 멤버로 꼽혔던 아현이 데뷔를 얼마 남기지 않고 활동에서 하차, 불가피하게 7인조에서 6인조로 변동을 겪으며 베이비몬스터의 멤버십도 휘청였다. 불행 중 다행인지 아현이 건강을 회복해 4월 컴백에 합류, 완전체로 활동에 나설 전망으로, 초반 아현의 하차로 실망했던 팬들에게는 어느 정도 만회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다만, 아현의 합류 속에도 불안하기는 여전하다. 컴백 콘셉트 탓이다. 오는 4월 첫 미니앨범 완전체 활동에 앞서 6인조 베이비몬스터는 오는 2월 1일 싱글 'Stuck In The Middle'(스턱 인 더 미들)을 발표하는데, 멤버들은 여성미 넘치는 화이트 드레스를 입고 요정 같은 자태를 뽐내고 있다. 데뷔곡 '배터 업'과는 극단에 있는 이미지로 기존 YG의 색깔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비주얼이다.

이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미지근하다. 확실한 정체성을 기반으로 확장 및 진화를 꾀하는 양상이 아닌, 기존 콘셉트의 부진에 따른 반작용으로 보인다고 분석한다. 베이비몬스터가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처럼 해석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물론, 아직 음악과 뮤직비디오 등 콘텐츠가 공개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같은 전망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YG에게 베이비몬스터는 보석함에서 고르고 골라 꺼내든 소중한 원석들이다. 오랜 시간 실력을 갈고 닦은 만큼 훌륭한 아티스트라 될 잠재력를 지닌 멤버들이다. 데뷔 초반 좋은 기세로 치고 나가 자리잡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

무엇보다 이들의 흥망성쇠는 YG의 미래와 직결되어 있다. 트레저에 이어 베이비몬스터까지 흥행에 실패한다면 YG로서는 상당한 동력을 잃게 되기 때문에 베이비몬스터의 다음 행보와 성적은 너무도 중요하다.

최근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 25일 "10명 내외였던 YG 내부 프로듀서진들을 40~50여 명까지 보강했다"며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게다가 200억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아현의 합류와 맞물려 베이비몬스터의 이번 상반기 활동이 YG의 미래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YG가 그간의 부진을 떨치고 날아오를지 니면 주저앉아버릴지는 베이비몬스터에게 달렸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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