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좀처럼 예전의 기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룹 빅뱅 데뷔인 2006년을 원년으로 2010년대 전반에 걸쳐 국내 엔터사 선두에서 K팝을 주도했던 YG지만, 그 명성이 사그라든지 오래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유를 찾자면 그룹 블랙핑크 이후 후발 주자의 부진이 그 배경이다. 2016년 데뷔한 블랙핑크 이후 YG는 2020년 보이그룹 트레저와 2023년 걸그룹 베이비몬스터를 각각 론칭했다. 빅뱅과 블랙핑크의 명성을 잇겠다는 야심찬 출사표는 좋은 성적표로 이어지지 못했다.
먼저, 트레저의 경우 데뷔 3주년을 훌쩍 넘겼지만, 이렇다 할 히트곡이 없고 팬덤 역시 견고하지 못하다. 당초 12인조였던 트레저는 지난 2021년 방예담과 마시호가 탈퇴하는 등 내부적으로도 부침을 겪었고 존재감이 줄었다. 이미 데뷔 4년 차에 접어든 트레저가 반등해 상승세를 타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단 '배터 업'은 음악과 뮤직비디오 둘다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주는데, 거기에서 그칠 뿐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YG 선배들의 성공 공식을 따랐을 뿐 베이비몬스터만의 정체성이 없다. 음악은 YG 특유의 힙합 사운드지만 후렴구가 늘어지고, 뮤직비디오의 면면은 블랙핑크의 여느 작품이 떠오를 뿐 각자 따로 논다. 한 마디로 올드하다.
트렌드를 주도해도 모자란데 2000년대 봤을 법한 올드한 멜로디와 무대, 콘텐츠를 선보이니 눈 높아진 K팝 팬들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게다가 이미 하이브, SM, JYP 등은 소속 아티스트를 통해 새로운 도전과 성장을 입증하며 K팝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쟁쟁한 경쟁자들에 넘어간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더욱이나 역부족이다.


이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미지근하다. 확실한 정체성을 기반으로 확장 및 진화를 꾀하는 양상이 아닌, 기존 콘셉트의 부진에 따른 반작용으로 보인다고 분석한다. 베이비몬스터가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처럼 해석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물론, 아직 음악과 뮤직비디오 등 콘텐츠가 공개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같은 전망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무엇보다 이들의 흥망성쇠는 YG의 미래와 직결되어 있다. 트레저에 이어 베이비몬스터까지 흥행에 실패한다면 YG로서는 상당한 동력을 잃게 되기 때문에 베이비몬스터의 다음 행보와 성적은 너무도 중요하다.
최근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 25일 "10명 내외였던 YG 내부 프로듀서진들을 40~50여 명까지 보강했다"며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게다가 200억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아현의 합류와 맞물려 베이비몬스터의 이번 상반기 활동이 YG의 미래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YG가 그간의 부진을 떨치고 날아오를지 니면 주저앉아버릴지는 베이비몬스터에게 달렸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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