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前 장관 “검경 수사로 자살한 사람 한 둘이 아냐”…이선균 간접 언급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7일 "검경의 수사를 받다가 자살을 선택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이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된 배우 이선균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과 경찰은 평시 기준 가장 강력한 '합법적 폭력'을 보유하고 행사한다. 이 힘의 대상자가 되면 누구든 '멘붕'이 된다"며 "언론은 이에 동조해 대상자를 조롱하고 비방하고 모욕한다. 미확정 피의사실을 흘리고 이를 보도하며 대상자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킨다"고 썼다.

조 전 장관은 이어 "무죄추정의 원칙? 피의자의 인권과 방어권? 법전과 교과서에만 존재한다"며 "짧은 장관 재직 시절 2019년 피의사실공표를 방지하는 공보준칙을 개정하고 시행은 가족 수사 이후로 미루는 결정을 내렸지만, 검찰과 언론은 불문곡직 나를 비난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검경의 수사를 받다가 자살을 선택한 사람이 한둘이 아닌데 수사 권력은 책임지지 않고 언론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깊은 내상을 입고 죽음을 선택한 자만 나약한 자가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남 일 같지 않다"며 "분노가 치밀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27일 10시 30분께 종로구의 한 공원에서 이선균이 차량 안에서 의식 없는 채로 발견됐다. 조수석에서는 번개탄 1점이 발견됐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이선균을 경찰에 인계했다.

경찰은 이선균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경찰은 이선균의 정확한 사망 경위가 확인되지 않아 수사 중에 있다.

앞서 이선균은 지난 10월부터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줄곧 혐의를 부인해 왔다. 당시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 모발을 채취해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선균은 이후 경찰 조사에서 투약 자체를 부인해왔고, A 씨의 협박으로 현금 3억5000만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지난 23일에는 인천논현경찰서에 출석, 20시간에 가까운 강도 높은 경찰 조사가 이뤄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선균과 다섯 차례 마약을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이선균은 코로 흡입했지만 마약인 줄 몰랐다고 반박했다. 또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해달라"며 "너무 억울하다. 빨대를 이용해 코로 흡입했지만 수면제로 알았다"고 전했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