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데뷔 20주년 맞은 2023년 12월 26일
"동방신기 성인식의 날, 팬들 덕분"
"신보, 정체되지 않고 진취적으로 나가겠다는 각오 담아"
"감탄보다 감동주고파"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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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가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유노윤호, 최강창민은 20년간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꾸준함'이라며 '성실한' 그룹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26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 서울에서 동방신기의 정규 9집 '20&2'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2003년 12월 26일 데뷔한 동방신기는 이날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유노윤호는 "벌써 데뷔 20주년이다. 아직도 설렌다"고 인사했다. 이어 "동방신기가 성인식을 하게 된 날이다. 돌이켜보면 옆에 있는 창민이는 물론이고 많은 분들, 스태프들, 뒤에서 지원해주고 버팀목이 돼준 팬들 덕에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강창민은 "어떤 기념일이라든지 크게 감흥 있는 편은 아니다. 생일 이런 것도 그냥 넘어가는 편이다. 가수로서 동방신기로서 20주년은 특별하게 다가오더라. 가수로서 아이돌 출신 그룹으로서, 20주년을 맞는 그룹이 많진 않다. 감사하게도 저희 둘이 특별한 날을 맞을 수 있는 날이 됐다는 자체만으로도 많은 분들께 감사드려야 하는 날이다"고 뜻깊은 마음을 드러냈다.

선후배, 동료 가수들은 영상을 통해 축하 인사를 전했다. 영상에는 라이즈, 에스파, NCT DREAM, NCT 127, 레드벨벳, 엑소 수호, 샤이니, 소녀시대 태연, 유리, 효연, 슈퍼주니어 동해, 은혁, 희철, 신동, 려욱, 예성, 규현, 보아, 강타 등 SM 소속 가수들뿐만 아니라 배우 이장우, 최지우, 윤제균 감독, 방송인 조세호, 이연복 셰프도 등장했다. 유노윤호는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창민이도 저도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기뻐했다. 최강창민은 "축하 멘트 같은 걸 쑥스러워하고 어색해하는데 오늘만큼은 너무나 많은 셀럽들의 축하를 즐겨야 되지 않을까, 그런 정도의 큰 의미로 다가오는 날이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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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 정규 9집 '20&2'는 동방신기가 그간 쌓아온 시간과 경험은 물론, 앞으로 이들이 보여줄 새로운 비전까지 음악으로 담아낸 앨범이다. 타이틀곡 'Rebel'(레벨)을 포함해 10곡이 수록돼 있다. 이번 앨범은 동방신기가 2018년 12월 스페셜 앨범 'New Chapter #2 : The Truth of Love'(뉴 챕터 #2 : 더 트루스 오브 러브) 이후 약 5년 만에 선보이는 새 앨범이다.

유노윤호는 "저희가 20년 동안 활동했던 걸 돌아보며 두 멤버가 어떻게 활동해 나갈지 보여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버라이어티하면서도 진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동방신기는 30~31일 연말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최강창민은 "이번 9번째 앨범뿐만 아니라 여태까지 동방신기가 많은 사랑을 받았던 노래를 기억해주는 팬들이 많을 거다. 저희가 20주년을 맞이한 만큼 20년 전 풋풋했던 소녀팬들이 지금까지 있기 때문에, 그 분들이 공연을 보시면 어린 시절이 떠오를 향수를 불러일으킬 곡들을 멋지게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하고 즐길 준비하고 오셔라"고 귀띔했다.

최근 동방신기는 'MAMA(마마)' 시상식에서 라이즈와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했고, '가요대전'에서는 후배들이 커버 무대를 보여줬다. 유노윤호는 "꼬꼬마인 라이즈 친구들과 '마마'에서 '라이징썬' 무대도 했었다. 젊은 친구들은 운동신경이 남다르다고 느끼기도 했다. 무대는 설 때마다 설렌다. 창민이도 저도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느꼈다. 동방신기는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 진지하게 임해줘서 고맙다, 연출하는 맛이 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팬들도 '기강 잡았다' 얘기해주시는데 너무 잘하시는 분들이 많다. 지금처럼 꾸준히 활동하는 게 중요하구나 느끼게 되는 계기였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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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Rebel'은 '한 시대의 진정한 반항아(Rebel)는 기존 관념에 대한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밀고 나아가는 자'라는 메시지를 가사에 담은 폭발적인 에너지의 댄스 곡으로, 그동안 동방신기가 걸어온 길을 투영하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다짐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

최강창민은 "어떤 특정한 길에 정체될 수 있는 길에 놓일 수 있는데 정체되지 말고 저항하고 진취적으로 나가자는 뜻이 담겼다. 동방신기 현재의 음악과 앞으로의 음악성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유노윤호는 "과거를 인정하고 앞으로도 밀고 나가겠다는 신념이 담겼다"고 부연했다.

유노윤호는 "팝 댄스 곡이다. SMP다. 켄지 작곡가가 작사, 작곡하고 오랜만에 디렉팅도 해줬다. 저희 신인 때부터 함께했던 분이다. 동방신기의 장점, 초심에 포인트를 잡아줬다. 재밌게 곡이 나왔다.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분위기가 웅장하면서도 심플한 부분이 있다. 여러분에게 에너지를 드릴 수 있는 곡"이라고 자신했다.

퍼포먼스에 대해 최강창민은 "타이틀곡을 선정할 때 어떻게 하면 동방신기의 퍼포먼스를 가장 부각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이 곡이 저희 동방신기가 퍼포먼스를 가장 강렬하게 할 수 있고 역동적 에너지가 느껴지는 곡이라고 생각했다. 에너지가 넘치는 퍼포먼스로 준비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뮤직비디오의 경우, 그런 에너지를 잘 보여드리기 위해, 댄서 30명 이상과 퍼포먼스를 한 적 없는데 그런 신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노윤호는 "뮤지컬스러운 구성을 했었는데, 이번에도 독특한 구성이 나온다. 그게 의미하는 바가 있다"며 "저희가 'X' 동작을 했는데 이것과도 연관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뮤직비디오를 감상한 동방신기. 유노윤호는 "동방신기가 고전적 수트가 잘 어울리는 팀이라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룩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최강창민은 "멋있게 나온 것 같아서 다행이다. 20주년인데 아쉬우면 그렇지 않나. 팬들에게 빨리 보여주고 싶다"며 흡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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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이번 앨범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댄스 곡 'Down'(다운), 'Rodeo'(로데오), 'Jungle'(정글), 'Life's A Dance'(라이프스 어 댄스)부터 유노윤호의 솔로곡 'Fix It'(픽스 잇), 최강창민의 솔로곡 'Take My Breath Away'(테이크 마이 브리드 어웨이), 최강창민이 직접 작사한 팬송 'Promise'(프로미스), 데뷔 20주년을 맞이해 언플러그드 버전으로 재해석한 'The Way U Are'(더 웨이 유 아), 그리고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노래하는 '빛나는 계절 (Starlight)'등 동방신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수록곡 'Promise'는 최강창민이 직접 작사에 참여했다. 최강창민은 "저희 둘과 카시오페아(팬덤명)이 함께 만들어온 추억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길을 건강히 걸어나가자는 의미를 담아 작사했다"고 설명했다. 더 신경써서 녹음했다는 유노윤호는 "표현도 더 하려고 했다. 창민이 가사 중에 '기적 같은 너에게'라는 게 있다. 저희가 20년 동안 달려오고 업적도 이뤘다고 생각한다. 팬 여러분이 있었기 때문에 이뤘다고 생각한다. 그걸 부담스럽지 않고 담백하게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20주년을 맞을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최강창민은 "주변에서 도와주는 스태프들은 물론이고, 그 중에서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팬들이다. 저희 둘이 서있는, 발을 내딛고 있는 장소가 팬들의 사랑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그들을 위해서도 실망시키지 않고 좋은 활동으로 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도 활동을 지속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유노윤호는 "소중한 추억들도 원동력인 것 같다"고 전했다.

동방신기는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도 털어놓았다. 유노윤호는 "저희 둘이 상남자 성격이 있어서 낯간지럽기도 하다"며 "항상 중요한 순간에 옆에 있어주지 않았나. 또 다른 저라고 생각한다. 묵묵히 옆에 있어준 것만으로도 고맙고 동방신기를 지켜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건강했으면.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최강창민은 "또 다른 윤호인 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윤호 형이 없었으면 오늘 같이 의미 깊은 날을 맞을 수 있었을까 싶다. 항상 제가 가려고 하는 길에 든든히 있어줬다. 방향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길을 이끌어주는 나침반 역할을 해준 게 윤호 형이다.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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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는 초기 한류를 이끈 그룹이다. 유노윤호는 "많은 분들이 아시아권 한류를 이끌었다는 말씀을 해주신다. 그냥 공연을 보여드리는 건 '쇼케이스'라고 생각한다. 그 공연을 어떻게 보여드리고 해나가야하는지 생각해왔다. 공연장 크기, 관객을 향한 진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스태프들과의 논의까지. 창민이와 얘기했지만 무대를 잘하는 분들은 동방신기보다 많다. 감탄은 감동을 못 이긴다는 말이 있다. 1집 'Hug(허그)'을 때도 감탄보다 감동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던 것 같다. 스킬은 시간이 지나면 성장한다. 마음속 불꽃을 잊지않았다. 타이밍을 기다릴 줄 알고 그 타이밍이 오기까지 본인들이 할 수 있는 걸 갈고닦는다면, K콘텐츠 길의 수명이 훨씬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도 운 좋게 20년 달려왔는데 후배들은 40년 갈 것 같다. 포기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좀 더 믿어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듣고 싶은 수식어가 있냐는 물음에 최강창민은 "한결같이 무엇인가를 꾸준히 하는 게 힘들다는 생각을 근래 더 하게 된다. 저희는 항상 꾸준했다. 저희 팀에게 '성실'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답변일 수 있지만 '성실'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빛을 발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유노윤호는 "동방신기는 수식어로 표현한다면 와인이라는 얘기를 얼마 전 사적인 자리에서 한 적이 있다. 와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이 진해진다. 저희 동방신기도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멋이 진해졌다고 생각한다. 그게 무대에서 더 빛나고 은은하게 남겨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동방신기 곡 한 곡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유노윤호는 "두세 곡 나올 것 같다. 일단 'Hug'는 들어가야 한다. 가사는 오글거리지만 'Hug'가 있었기에 동방신기가 있었다. 그 다음에 '주문-MIROTIC'이라는 메가히트곡이 있다. 저는 '왜'를 꼽고 싶다. 동방신기를 유지할 수 있게 한 곡"이라고 답했다. 최강창민은 "어린 친구들이 저희 팀은 모를지언정 '주문-MIROTIC'은 알더라.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았고 동방신기스러운 노래"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각오에 대해 유노윤호는 "원래는 한 번 정하면 후회 없이 적토마, 야생마처럼 갔다. 지금은 전체를 바라보고 같이, 느긋하게, 다치지 않고 꾸준하게 하려고 한다. 조용필, 나훈아, 남진, 박진영 선배님들처럼 계속 활동하는 선배님들을 보면 현역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보여드리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조급하게 빨리하지 않고 준비가 되고 팬들과 얘기하고 내가 만족할 수준이 됐을 때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최강창민은 "데뷔 20주년을 맞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먼 목표를 보고 활동하기보다 하루하루 해나가다 보니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향후 20년 활동하면 행복하고 영광스럽겠지만 일단은 목전의 일들, 예를 들면 연말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태평하게 여유롭게 말하고 있지만 아직 준비가 안 됐다. 애가 타고 있다. 피가 마른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다 보면 길게 길게 호흡할 수 있는 가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동방신기 정규 9집 '20&2'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음원 공개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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