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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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월화드라마 '혼례대첩'이 코믹, 멜로, 추리, 정치극까지 다양한 메시지를 담은 가운데, '장르혼합 맛집'에 등극했다.

'혼례대첩'은 조선시대 대표적 터부 중 하나인 남녀칠세부동석에 대해 요리조리 풍자한 내용을 감각적으로 풀어내며 남녀노소 모두의 취향을 존중한 ‘조선판 러브 액츄얼리’라는 호평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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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방송된 9회에서는 심정우(로운 역)가 정순덕(조이현 역)이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껴 중매 계약을 파기했지만, 그리움에 상사병이 생겨 괴로워하는 모습이 담겼다. 결국 심정우는 여주댁이라고 알고 있는 정순덕이 살인자라는 소문에도 마음을 고백했고, 함께 살인자 누명을 풀겠다는 결심을 밝혔다.

특히 엔딩 장면에서는 심정우가 정순덕에게 왜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하냐며 직관적인 질문을 던져 휘몰아치는 심쿵함을 안겼다. 이와 관련 '혼례대첩'이 '장르혼합 맛집'으로 등극한 이유를 분석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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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운의 무차별 웃음 폭탄

'혼례대첩'의 장르적 특징 중 첫 번째는 말할 것도 없이 코믹이다. 다방면에서 천재이자 상견례 프리패스 상을 지닌 완벽한 남자 심정우가 보여주는 꼰대력 만점 울분과 틈틈이 드러나는 허당 멍뭉미, 생생 표정통이 어울리는 형형색색 리액션들은 무차별 웃음 폭탄을 유발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9회에서 펼쳐진 심정우의 상사병 장면들은 마치 로운이 모태솔로 DNA를 갈아 끼운 듯, 자연스럽고 재치 있게 표현돼 시청자들의 재방송 욕구를 불태웠다.

조이현의 가슴 아픈 설렘

다음으로 주목되는 장르 포인트는 역시나 멜로다. 극 초반 티격태격하던 심정우와 정순덕은 중반 이후 몽글몽글한 감정을 쌓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맹 박사댁 세 자매의 혼례 작전을 함께 하면서 더욱더 가까워졌고, 연분을 찾아주려 애쓸수록 서로에게 끌렸다. 무엇보다 심정우가 대놓고 과거도 묻지 않고 추노꾼도 해결해 주겠으니 경운재에 오기만 하면 된다는 통 큰 고백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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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순덕은 "저는 가지 않을 것입니다. 대감님을 연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라고 대차게 거절해 심정우를 좌절하게 했다. 정순덕은 자기의 거절로 심정우가 상처받지 않았을까 계속 걱정했고 심정우가 자신을 서늘하게 대하자 신경을 썼는가 하면, 결정적으로 자신을 좋아하는 걸 왜 속이냐는 말에 정곡이 찔린 듯 굳어져 ‘밀어낼수록 더 애틋한’ 두 사람의 로맨스 서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조이현 시아주버니 사망 사건의 진범은?

심정우와 정순덕은 여주댁이 살인자라고 억울한 누명을 쓴, 좌상 조영배(이해영 역)의 첫째 아들 조인현(박성진 역)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한성부 종사관이자 정순덕의 오빠인 정순구(허남준 역)는 동생의 부탁으로 사건을 쫓던 중 두 사람과 공조했던 상황. 세 사람은 남아있는 기록을 살펴보며 사건의 허점들을 꼬집기 시작했고, 심정우는 동노파 수장 조영배와 철천지원수인 남장파 민대감이 살인범을 찾아낸 점에 이상함을 느껴 의혹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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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정순덕은 민 대감의 딸이 아픈 오빠 대신 남장을 한 채 평양부 판관으로 들어가 조인현과 같이 일했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비슷한 내용의 소설 '선비의 남자'를 언급해 주목시켰다. 미스터리한 조인현 죽음의 진실은 무엇인지, 흩뿌려진 떡밥들이 다채로운 추리력을 이끌며 쫀쫀한 호기심을 부추긴다.

팽팽한 권력 다툼, 심화하는 두뇌 싸움

'혼례대첩'은 달콤하고 상큼한 로맨틱 코미디 감성 사이사이, 극의 강약을 조절하는 굵직한 정치극을 양념처럼 버무려 단단한 서사를 완성하고 있다. 임금(조한철 역)은 한양의 최고 브레인 심정우에게 사약을 들이밀며 부탁할 만큼 세자 이재(홍동영 역)의 가례가 시급했고, 약해지는 왕권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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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동노파는 더 강력한 권력을 누리기 위해 원녀와 광부(조선시대 노처녀와 노총각을 이르는 말)를 문제 삼아 세자의 가례를 반대했지만, 같은 동노파이면서도 임금의 총애를 받는 청상부마 심정우가 대표 원녀인 맹 박사댁 세 자매의 혼례를 맡자 바짝 긴장했다. 그리고 세 자매의 중매 작전 중에 발견된 병판 박복기(이순원 역)의 불법 행위, 세자의 납치 때 있던 사람의 서늘한 죽음 등은 동노파와 세자파의 신경전에 불을 붙였다. 계속해서 들끓게 될 두 세력의 심화하는 두뇌 싸움과 아찔한 정치 활극에 궁금증을 자극한다.

제작진은 "'혼례대첩'은 생각 없이 웃다가 다양한 메시지를 찾게 되는 보석상자 같은 드라마"라며 "계속 추리력을 가동하게 만들 떡밥들이 무한 투척 될 예정이니 함께 여러 가지 추측을 펼치며 드라마를 즐겨주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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