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현, 28일 솔로 첫 정규앨범 발매
"타이틀곡, 겨울 감성 담은 사랑 노래"
"과거의 내 자신에 '널 더 사랑해라'고 말하고파"
희귀암으로 개복 수술 "지금은 건강해"
남우현 / 사진제공=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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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 활동부터 제 첫 솔로 정규앨범까지, 챕터를 나눠서 잘 나오고 있는 것 같아서 기뻐요."

남우현은 올해 5년 만에 인피니트 완전체 활동에 이어 솔로 데뷔 7년 만에 첫 정규앨범 '화이트리(WHITREE)'를 선보이게 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인피니트 멤버인 남우현이 솔로로 앨범을 낸 건 2016년 5월이지만 정규앨범을 발매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간이 걸린 이유에 대해 남우현은 "곡 수도 많아야 하고, 요즘은 추세가 정규보다는 싱글, 미니이지 않나. 저도 그렇게 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는 정규앨범을 내며 내가 하고 싶은 음악들, 다채로운 음악들로 채우면 어떨까 싶었다. 회사에서 '네가 하고 싶은 거 다해봐라'며 많이 지원해줬다"고 밝혔다.

남우현의 첫 정규앨범 '화이트리'는 '화이트(WHITE)'와 '트리(TREE)'의 합성어로, 겨울과 잘 어울리는 '하얀 눈이 덮인 나무'를 연상케하며 계절감을 살린 이름이다. 남우현의 이니셜 'WH'와 별명인 나무 'TREE' 사이에 인스피릿(팬덤명)을 뜻하는 'I'를 넣었는데, 이는 인스피릿이 함께한다는 뜻이다.
남우현 / 사진제공=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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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베이비 베이비(Baby Baby)'는 캐럴을 연상시키는 시티 팝 장르로, 신나는 멜로디에 남우현의 서정적인 보컬을 얹은 사랑 노래다. 남우현이 단독으로 작사한 곡인데, 밝고 사랑스러운 느낌을 담았다.

"첫사랑을 만나면 첫눈이 내릴 것 같고, 첫눈이 오면 사랑이 이뤄질 것 같고, 그런 옛날 옛적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하하. '베이비 베이비'에 녹여봤어요. 제가 계절감이 있는 곡을 선호하기도 했다. 앨범명이 '화이트리'인데 제 별명이 나무(tree)잖아요. 제 곡을 들으며 화이트 나무에 색을 입혀달라는 의미도 담았어요. 저라는 가수가 어떤 색일지 생각하며 그 색으로 채워달라는 거죠."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을 비롯해 11개 트랙으로 채워졌다. '베이비 베이비' 외에도 '미래에서', '러브마이셀프(Love myself)', '캘리포니아(California)', '불장난', '아이 윌 비 올라잇(I'll be alright)', '세이브 어스(Save Us)', '키스 미 이프 유 럽 미(Kiss me if you love me)', '낙원(My Paradise)'이 수록됐다. 남우현은 "타이틀곡은 사랑 노래지만 뒷부분 수록곡들은 또 다르다. 미래와 과거의 이야기를 왔다갔다한다"고 설명했다.

"저는 예전부터 '이 많은 팬들이 과연 미래에도 존재할까. 내가 나이를 많이 먹었을 때도 팬들이 존재할까' 항상 생각해왔어요. 그런 마음을 담은 게 3번 트랙 '미래에서'죠. 늘 이런 주제를 다루고 싶었다. '내가 미래에 가서 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내용이에요. '러브 마이셀프'는 내 과거로 가서 과거의 내 자신을 좀 더 사랑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저는 인피니트 멤버로서 항상 나보다 팀을 더 사랑했고 팀 위주로 생각해왔어요. 지금도 그러하죠. 만약 과거로 돌아가서 그때의 나를 만나게 된다면 자신도 좀 더 사랑하고 가꾸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제 이야기가 좀 더 많이 담긴 앨범입니다."
남우현 / 사진제공=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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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현이 앨범을 준비하며 받은 데모곡만 200곡가량. '베이비 베이비'가 마음에 든 이유 중 하나는 밝은 노래라는 점에서다. 남우현은 "희망을 드리고 싶었다. 이 노래를 들으면 용기를 얻게 된다. 저도 밝은 노래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면 기분도 업되고 우울한 감정들이 해소되기도 한다. 밝고 경쾌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메시지의 곡이 좋다"고 말했다.

꼭 들어주길 바라는 노래가 있냐는 물음에 남우현은 7번 트랙 '아이 윌 비 올라잇(I'll be alright)'을 꼽았다. 그는 "단독으로 작사, 작곡한 곡이 '향기' 이후 오랜만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곡을 넣은 이유는 제 속마음, 내면의 이야기들이 들어가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올해 힘들었다. 회사도 옮겼고 몸도 안 좋았다. 자존감이 낮아졌다. 일도 그만둬야 하나 고민했다"며 "누군가 나한테, 혹은 내가 나한테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이 곡을 많은 분들이 들으며 힘들고 슬프셔도 힘내셨으면 좋겠다. 구구절절하다"고 전했다.
남우현 / 사진제공=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
남우현 / 사진제공=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
남우현은 지난 4월 큰 수술을 하고 한 달 동안 입원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그는 "희귀암에 걸렸었다. 기스트암이라고 희귀질환이다. 100만명 중 1명 걸릴까 말까 한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20cm가량 배를 갈라서 지금도 흉터가 심하게 있어요. 전신마취를 10시간 했어요. 식도도 2~3cm 잘라내서 붙이는 수술까지 했죠. 두 달 동안 밥도 못 먹었고, 물도 3주 만에 마셨어요. 핏주머니도 찼죠. 그 시간들이 너무 힘들었어요."

남우현의 건강을 염려한 인피니트 멤버들은 남우현을 말리며 완전체 활동을 미루려고 했다고 한다. 인피니트는 지난 7월, 5년 만에 컴백했고, 7년 만에 완전체로 콘서트를 개최했다. 남우현은 "이미 1월부터 대관을 잡아놨고 이번 연도에 (완전체 활동을) 하자고 약속했는데 나 때문에 깨고 싶지 않아서 강행했다. 무대에서 쓰러지거나 (수술 부위가) 터져도 내가 감당하겠다고 했다. 다행히 무사히 끝났다"며 열의를 드러냈다. 또한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게 힘들지만 어떻게든 하려고 했다. 사실 인피니트 활동 때도 호흡이 너무 찼다. 의사 선생님도 전보다 3~4배 더 힘들 거라고 했다. 춤추고 노래할 때 숨이 잘 안 쉬어진다. 그래도 어떻게든 하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한 번 아파보니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병원에서 생각도 많이 했고 음악적으로도 성숙해진 것 같아요. 지금은 건강해요. 10개월에 한 번씩 추적 검사를 해야하는데, 최근 추적 검사에서 상처가 잘 아물었더고요.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잘 뛰고 잘 걸어다녀요. 재발 가능성이 몇 퍼센트 있긴 하지만 다행히 수술이 잘 끝났고 앞으로도 검사를 꾸준히 하면 돼요."

남우현이 희귀암이었던 사실을 밝히지 않았던 건 자신을 걱정할 팬들을 염려해서다. 팬사랑이 남다른 남우현은 병원에서도 빨리 팬들을 만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런 그는 올 연말과 내년, 팬들을 만날 계획을 이미 세우고 있다.

"연말엔 콘서트, 내년엔 영화 촬영도 할 것 같고 인피니트 앨범도 계획하고 있어요. 다음 솔로 앨범의 곡 작업도 벌써 하고 있고요. 봄 쯤에 앨범을 내고 싶어서 이미 앨범 작업도 하고 있고 자작곡도 쓰고 있어요. '벚꽃나무'로 앨범 이미지를 구상하고 있어요. 제가 계절감이 느껴지는 걸 좋아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하하. 열일해야죠."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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