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엄정화, 고현정, 이영애./사진=텐아시아DB
전도연, 엄정화, 고현정, 이영애./사진=텐아시아DB
배우 전도연부터 김희애, 엄정화, 김서형, 고현정까지 올해 50대 여배우들의 안방극장 화력이 거세다. 깊은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주인공’ 자리를 꿰차 작품을 이끄는 이들의 행보는 연말까지도 계속될 예정이다. 그 마지막 바통의 주인공은 이영애다.

올해 tvN 토일드라마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한 건 '일타 스캔들’이다. 지금 방송 중인 '무인도의 디바’를 포함해 올해 시청률 10%를 넘긴 건 '일타 스캔들’이 유일하다. '일타스캔들’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방송된 드라마로, 최고 시청률은 지난해 '우리들의 블루스’, '슈룹’ 보다도 높은 17.0%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일타 스캔들' /사진제공=tvN
'일타 스캔들' /사진제공=tvN
'일타 스캔들’을 이끈 건 전도연과 정경호. 특히 전도연은 10살 연하라는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정경호와 가슴 설레는 로맨스를 완성해 큰 호평을 받았다. 조카를 딸로 거두고 아스퍼거 증후군인 동생을 챙기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반찬가게 사장으로 분해 드라마에 따스한 힐링을 선사했다. 그간 어둡고 무거운 작품들을 찍었던 전도연은 '일타 스캔들’을 통해 돌아온 로코퀸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전도연은 종영 인터뷰에서 "아직도 여자라는 성별과 나이를 따지고 어떤 잣대를 만들어 들이대는구나 새삼 깨달았다"며 "로맨틱코미디 장르가 젊은 친구의 전유물은 아니지 않나. 나이 들어서도 그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50대 여배우로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희애는 넷플릭스 시리즈 '퀸 메이커'로 또 한 번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부부의 세계’ 이후 3년 만에 나선 드라마에서 김희애는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이자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쥐락펴락하는 황도희 역을 맡아 매 장면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문소리와의 워맨스 케미 역시 호평 받았다.
사진=JTBC
사진=JTBC
엄정화는 '닥터 차정숙’으로 배우로서 N번째 전성기를 또 한 번 맞이했다. 엄정화는 '닥터 차정숙’에서 20년차 가정주부에서 1년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 역을 맡아 현실감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여기에 불륜을 저지른 남편을 향한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 연기' 역시 큰 사랑을 받았다.

이에 4.9%로 시작한 '닥터 차정숙’은 입소문을 타고 최고 시청률 18.5%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엄정화 역시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엄정화는 종영 인터뷰에서 자신의 나이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올해로 55세, 데뷔 32년 차인 엄정화는 "기사에서 내 나이가 앞에 나와 있을 때 내 나이가 우스꽝스러운 건가 싶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내 나이가 자랑스럽다. 이 나이에 이렇게 할 수 있으니까"라고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고현정 /사진제공=넷플릭스
고현정 /사진제공=넷플릭스
김서형과 고현정은 각각 '종이달’, '마스크걸’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특히 고현정은 교도소복을 입은 숏컷 더벅머리, 푸석한 피부 등 파격적인 비주얼로 화제를 모았다. 그간 긴 생머리와 청순한 이미지가 강했던 만큼, 연기력과는 별개로 육탄전까지 불사한 액션 등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오는 12월, 50대 여배우 마지막 주자로 이영애가 나선다. 이영애가 출연하는 tvN 토일드라마 '마에스트라'는, 전 세계 단 5%뿐인 여성 지휘자 마에스트라, 천재 혹은 전설이라 불리는 차세음이 자신의 비밀을 감춘 채 오케스트라를 둘러싼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드라마. 이영애는 천재 여성 지휘자로 분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에스트라' /사진제공=tvN
'마에스트라' /사진제공=tvN
이영애는 '구경이’ 이후 2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앞서 '구경이’에서도 폭탄머리와 꼬질꼬질한 차림 등 망가짐을 불사한 코믹연기를 선보였기에 '마에스트라’에서는 어떤 변신을 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주인공의 엄마, 주변인으로 밀려나기보다 주인공으로서 탄탄하고 입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이들을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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