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한발짝》
암표와의 전쟁 선포한 가수들
직접 적발하거나 포상 하기도
법률적인 대책 시급
성시경 아이유 김동률 / 사진=텐아시아DB
성시경 아이유 김동률 / 사진=텐아시아DB
《김세아의 한발짝》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한발짝 거리에서 바라보며, 객관적인 시각으로 소식을 전합니다. 때론 한발짝 가깝게, 때론 한발짝 멀게.


원가의 몇 배씩 치솟는 암표에 당사자인 가수들까지 직접 나서 전쟁을 선포했다.

가수 성시경은 8일 개인 SNS에 매니저와 함께 불법 암표 거래를 잡아냈다고 밝혔다. 12월 29일부터 3일간 KSPO DOME에서 개최될 성시경의 연말 콘서트 VIP 티켓의 정가는 15만 4000원이지만, 해당 팬은 45만원~50만원을 제시했다. 최소 원가의 3배 이상이나 되는 가격을 부른 것.

이에 성시경의 매니저는 해당 티켓을 취소 시키기 위해 암표를 판매하는 팬에게 예매한 티켓 좌석 번호와 계좌번호 정보를 유도했다. 이후 그는 성시경의 매니지먼트 측이라는 사실을 알리며 "불법 거래를 목적으로 판매하는 티켓(공연 전일)은 모두 홀드 처리가 되어 계정 이동 및 취소 후 판매가 불가하게 조치가 취해졌으며 예매 티켓은 자동 취소될 예정이다"라고 알렸다.
/ 사진=성시경 SNS
/ 사진=성시경 SNS
이어 성시경의 매니저는 "또한 불법 거래 리스트로 기재되어 퍼플오션 강퇴 및 이후 가입이 불가하다. 앞으로 해당 계정으로 성시경 님 팬클럽 가입 및 공연 예매 시 통보 없이 취소될 예정이다. 영업 방해 부분으로 다른 불법 거래상들과 함께 경찰서에서 연락 갈 수 있으니 참고 부탁드린다"라고 통보했다.

이를 본 성시경 역시 "걸렸다 땡큐. 나쁜 XX들. 그 머리로 공부하지. 서울대 갈 걸"이라며 후련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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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을 부리는 불법 암표 거래에 가수가 직접 나서 포상을 하는 사례도 있다.

바로 아이유의 이야기다. 아이유는 '암행어사 전형'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불법으로 거래된 티켓을 적발한 팬에게 포상으로 공연 티켓을 선물했다. 아이유의 팬은 SNS에 꿈만 같아서 믿기지 않는다며 아이유의 소속사 측으로부터 받은 콘서트 티켓을 공개했다.

해당 문자에는 "고객님께서 제보하신 자료를 토대로 불법거래 예매 건 적발하여 예매 취소 처리 되었습니다. 고객님께는 현재 본 공연 예매내역이 확인 되지 않아 제보하신 회차의 티켓을 전달 드릴예정입니다"라고 적혀 있어 아이유 측에서 암표 거래를 적발한 팬에게 티켓을 전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소속사 EDAM엔터테인먼트는 역시 불법거래 예매와 관련해 부정 티켓 거래 및 거래 시도자를 아이유 공식 팬클럽 '유애나'에서 제명 조치함과 동시에 예매 사이트인 멜론 티켓 ID 이용도 1년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불법 암표 거래를 직접 잡지는 못했지만 이들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수들도 있다.

김동률은 최근 자신의 단독 콘서트에서 "리셀링과 매크로의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문제"라며 "제가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에는 여러분들이 더 잘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의 소속사 또한 공식 SNS를 통해 "2023 김동률 콘서트 예매 관련 1차 소명 요청 공지. 본 공연의 예매 시스템 모니터링 결과, 부정 예매로 의심되는 건들을 대상으로 소명 요청 안내 메일 및 SMS가 발송됐습니다"라는 공지를 게재하며 본격적으로 부정 예매를 잡아내겠다고 선포했다.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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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치의 강민경 또한 자신의 SNS에 "몹쓸 암표상 관련 제보 글을 받고 너무 속상하고 미안했다"며 "앞으로 더 많이 신경 쓰고 대책을 강구하겠다. 불법 거래 티켓은 꼭 제보해 달라"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불법 암표 거래는 팬들은 물론 가수들에게도 속상한 문제이다. 뜨거운 인기로 빠르게 매진된 공연은 암표 가격이 정가의 최소 2배부터 시작하는 등 부르는 게 값일 수준이다. 그야말로 재주는 가수가 부리는데 돈은 다른 사람이 버는 격이다.

기승을 부리는 불법 거래 탓에 팬과 가수 모두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불법 암표 거래는 흥행장과 경기장 등에서 웃돈을 받고 입장권 등을 다른 사람에게 되판 사람을 2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암표 거래는 주로 오프라인 상이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 매크로를 이용해 불법으로 티켓을 예매하고 있는 것이 주인 만큼 음악레이블산업협회 측은 이에 대해 "온라인, SNS 등에서 거래될 경우 법에서 암표로 인정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지적과 수많은 피해 사례로 국회는 올해 2월 매크로를 이용해 입장권을 부정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 시 이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공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 법률은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공연을 관람하고 싶은 팬들은 물론 공연을 하는 가수까지 암표 거래로 누구보다 속상할 지금이다. 가수들도 그저 손놓고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나서 암표상을 잡거나 포상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루 빨리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법률이 개정돼 암표 문화를 근절시켜야 한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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