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년들' 설경구 인터뷰
배우 설경구. /사진제공=CJ ENM
배우 설경구. /사진제공=CJ ENM
영화 '소년들'의 설경구는 실화 바탕의 영화에 출연하는 이유를 언급했다.

배우 설경구는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소년들' 관련 인터뷰에 나섰다.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사건 실화극. 배우 설경구는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수사 반장 황준철로 분했다.

'소년들'의 개봉을 앞두고 설경구는 "제일 오래된 영화다. 코로나 때문에 딜레이도 됐다. 촬영장에서도 몇 명 이상이 들어가면 안 돼서, 세팅하고 빠지고 배우들이 갔던 기억이 있다. 특이한 경험을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정지영 감독은 '소년들'의 황준철 캐릭터로 처음부터 설경구를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설경구는 "별명이 미친개로 나오지 않나. 강철중 캐릭터보다는 이성적 판단이 있는 사람이다. 범인을 잡는 부분에서 미친개이지, 일상까지 미친 사람은 아니다. 강철중 이미지와 비슷해질 것 같아서 생각을 안 했다"라고 언급했다.

삼례나라슈퍼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년들' 촬영이 마치고, 실존 인물들을 만났다는 설경구는 "현실이 영화보다 더 잔인하다. '소년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저항을 못 하지 않나. 실제로 그분들을 보면, 해결된 것은 따로 없는 것 같다. 마음으로 누르고 계시는 것 같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실미도', '그놈 목소리', '소원' 등 실화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에 유독 많이 출연했던 설경구는 "그런 운명인 것 같다. 하지만 찜찜함도 남아있다. 촬영하면서 보다는 그분들을 만나면서 무게감이 쌓인다. 일부러 안 만나는 것도 있다. 떨림도 있다. 불편함이 아니고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진 인생 아닌가. 그런데도 표정들이 너무 순박하다. 보통 사람들이 아닌 것 같은, 본인의 삶으로 한 경지에 올라서는 느낌이다. 마음이 이상하다"라고 언급했다.

해당 사건은 진범이 재심에서 증언을 해주면서 소년들이 억울한 누명을 푸는 아이러니가 있다. 이에 설경구는 "진범한테 고마워해야 하는 것이 이상하더라. 그 사람이 증언을 안 했으면, 재심이 안 이뤄졌을 거다. 기분이 묘하더라"라고 말했다.

영화 '소년들'은 오는 11월 1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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