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예능 '데블스 플랜'
정종연 PD 인터뷰
정종연 PD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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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못 했다는 반응을 받아들여야 한다. 좋은 방향으로 수렴하려면 좋지 않다는 의견을 수렴한다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더 지니어스'와 다른 걸 보여주겠다는 게 아니라 정수를 알아가는 느낌이다. 저 역시 해 온 것들을 토대로 철학이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이다."

넷플릭스 예능 '데블스 플랜' 연출을 맡은 정종연 PD가 이렇게 말했다.
정종연 PD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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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연 PD는 10년 전 '더 지니어스' 시리즈라는 추리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소사이어티 게임', '대탈출', '여고추리반' 등 연이은 흥행으로 추리 예능 대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그런 그가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데블스 플랜'을 내놨다.

넷플릭스와 협업을 선택한 정종연 PD는 "편집을 매일 하긴 했다. 이걸 빨리 털어줘야 했다. 방영만 늦게 되지, 납품은 빨리빨리 넘겨줘야 번역 작업이 이뤄지는 거다. 해외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게 할 욕심이 있어서 하게 됐다. 고통은 있었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데블스 플랜'은 변호사, 의사, 과학 유튜버, 프로 게이머, 배우 등 다양한 직업군이 모인 12인의 플레이어가 7일간 합숙하며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예능. 하석진, 조연우, 이혜성, 이시원, 승관, 서유민, 서동주, 박경림, 김동재, 기욤, 궤도, 곽준빈이 플레이어로 등장했다.
정종연 PD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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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블스 플랜'은 첫 공개 이후 10월 1일까지 한국을 비롯한 홍콩, 일본, 대만, 태국, 모로코 등 23개국 TOP 10 리스트 진입 및 6일 동안 230만 시간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기도. 이는 글로벌 TOP 10 TV쇼(비영어) 부문 3위의 성적인 셈. 현재 한국 '오늘의 TOP 10'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종연 PD는 '데블스 플랜'을 총지휘한 캡틴. 쏟아지는 피드백을 듣고 수렴하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였다고.

정종연 PD는 "공개된 이후 반응을 찾아보긴 했다. '지니어스' 때와 비교하기 힘들다. '지니어스' 때는 그런 프로그램이 '지니어스' 밖에 없었다. 비교 대상이 없었다. 과거 '지니어스'와 동시대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비교해서 말씀하시는 분도 있고, 처음 접하시는 분도 많았다고 보였다. 저희의 목표는 외형 확장이었다. '더 지니어스'는 작은 시작, 고군분투한 장르물이었다. '데블스 플랜'은 구독자가 많은 OTT 플랫폼 넷플릭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 뜨겁고 차가운 두 가지 반응을 다 볼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정종연 PD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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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안 좋은 반응은 받아들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차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지만, 쏟아지는 피드백에 반응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대본 플레이가 아니라 리얼이기 때문에 출연자들이 어떻게 될지 해봐야 하는 거다. 어떻게 해야 했는지, 이건 잘 됐구나! 등과 같은 생각과 반성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정종연 PD는 "처음부터 계속 구성을 많이 바꾸면서 진행할 예정이었다. '데블스 플랜'이라는 제목은 장르의 특성을 가지고 지은 제목이다. 두뇌 서바이벌이라는 큰 카테고리 성격에 따라 지은 거다. '더 지니어스'도 마찬가지였다. 앞으로도 변화는 있는 거고, 당연히 피드백을 염두에 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목은 두뇌 서바이벌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거다. 방영을 다 끝내고 제목을 짓지 않는다. 제목을 짓고 시작했을 때, 게임을 어떤 형식은 취하더라도 됐으면 좋겠다였다. 장르의 설명에 대한 거다. 플레이를 귀신에게 홀리듯 하는 거다. 그래서 '데블스 플랜'이었다"라며 "제목에 멋을 부린다거나 중2병 같은 치기에 의해서 나온 부분도 있다. 제가 판단할 때는 여기에 출연하는 입장에서는 그들에게 그렇게 느껴질 수 있겠다. 참가자에게 독려하는 거다. 악마 같은 계획을 세워보라는 거였다.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종연 PD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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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직업을 가진 참가자들로 라인업을 꾸린 정종연 PD다. 그는 "(비연예인) 면접을 300명 정도 본 것 같다. 두뇌 서바이벌을 잘 이해하고 있는 출연자들을 찾았고, 그런 플레이어 위주로 서치했다. 면접을 볼 때 아무리 똑똑해도 초중반까지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나중에 반전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던 게 고정 멘트였다. 우승자가 아니어도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캐스팅에 있어서 공격적인 플레이어가 별로 없었다. 그럴만한 플레이어가 빨리 떨어졌다는 것에 대해서는 균형이 쏠렸다는 느낌이 있다. 각성하고 발현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던 부분에 못 미쳤던 것도 있다. 결과를 봤을 때 밸런스가 한쪽으로 쏠린 게 있다. 그래서 궤도의 공리주의가 설득력을 얻었다고 할까. 궤도 때문이라고 이야기가 들리는데 그렇지는 않다. 캐스팅 밸런스가 무너진 걸 인정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보완해야겠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데블스 플랜'에서는 데스 매치가 없었다. 이와 관련해 정종연 PD는 "탈락자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는 건 삼가려고 한다. 데스매치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왔다. 데스 매치라는 걸 제가 만들었지만, 좋은 포맷이다. 강자에게든 약자에게든 마지막 기회를 줄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균형을 주는 좋은 포맷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종연 PD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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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연 PD는 "데스 매치뿐만 아니라 꼴찌가 지목하는 형식, 생명의 증표로 보호되는 그 모든 게 데스 매치와 이 모든 패키지가 균형점이 있는 규칙이라고 생각한다. 당시에 있던 모든 서바이벌 중 독창성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IP는 안 건드리고 싶었다. 그걸 한다면 '더 지니어스'와 유사하다고 생각해서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앞서 나영석 PD가 돈을 벌고, 정종연 PD가 돈을 쓴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정종연 PD는 "제작비를 많이 쓰면 마음이 무겁다. 신나게 썼다기보다 효율성을 최대한 고려했다. 합리적인 도전이라고 생각하면 넷플릭스는 돈은 아끼지 않는 스타일인 거 같다. 돈 쓰는 게 좋아서 그런 건 아니지만, 제작자는 이미 계획을 하기 전에 얼마짜리라고 나온다. 넷플릭스의 합리적인 결정 부분이 좋았다. 돈을 쓰는 부분이 눈에 안 보일 수도 있다. 제작 기간이 길게 빠지는 게 사실은 프로그램 제작비를 늘리는 부분, 즉 인건비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양보해줬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데블스 플랜' 시즌2가 나올 수 있을까. 정종연 PD는 "넷플릭스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그다음에 제가 생각하는 거다. 제 입장에서는 시즌2를 안 하기에는 이미 많이 생각했다.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데 거기에 영향을 준다. 넷플릭스는 매일 매일 순위가 나오지 않나. 지옥이다. 일 생각이긴 한데 그런 생각을 꽤 오래 하게 되더라. '데블스 플랜'이 방영된 이후 피드백이 들어오고 아이디어도 있다. 그런 고민을 하면서 몇 달을 보낸 것 같다. 시즌 2를 안 하기에는 아깝긴 하다. 기다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정종연 PD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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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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