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한발짝》
과한 日 눈치 보기 언제까지
/ 사진=텐아시아DB,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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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아의 한발짝》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한발짝 거리에서 바라보며, 객관적인 시각으로 소식을 전합니다. 때론 한발짝 가깝게, 때론 한발짝 멀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정도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이다. 과하게 옆 나라의 눈치를 보다 오히려 한국팬들에게 비판받는 건 순간이다. 팬들로서는 한국을 오히려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 일본 팬 눈치를 보다가 한국 팬들의 마음에서 멀어지고 있는 일부 아이돌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그룹 제로베이스원 멤버 박건욱의 발언에 논란이 일었다. 7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이 펼쳐진 가운데,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일본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3연패를 달성했다.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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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건욱은 "오늘 축구 같이 못 본다"며 "멤버들이랑 볼거긴 한데, 라이브 켜고 같이 볼 수 있으면 보자고 하지 않았나"라면서 "그런데 아무래도 한일전이다보니까. 아이돌은 중립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보기가 힘들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무슨 느낌인지 알죠? 다 이해할 거라 믿어요"라면서 "저는 한국인이죠. 저는 한국인인데 저를 좋아해주시는 많은 전 세계 제로즈분들이 있으니까 이해해 줄거라고 믿어요"라고 덧붙였다.

이후 박건욱의 발언은 논란을 낳았다. 한국 국적인 박건욱이 다른 경기도 아닌 한일전에서 중립을 지키겠다는 것이 대중들을 분노케한 것. 또한 "소속사가 과하게 눈치를 준다"며 팬들과의 한일전 관람을 막은 소속사에 화를 표출하기도 했다.

K팝의 위상이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지금, K팝 아이돌로서 논란이 될만한 부분이라 판단해 사전에 예방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또한 박건욱은 2005년생, 올해 19살로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조심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 미숙하게 대처했을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말 한마디에 논란이 되는 세상"이라며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다만 아시안게임이라는 국제 스포츠 경기에서조차 대한민국의 편을 들 수 없다고 못박은 그의 태도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데뷔한지 이제 3개월 차인 신인이기에 사전에 소속사 측에서 각별히 주의를 요구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룹 온앤오프의 일본인 멤버 유는 한국인 멤버 MK와 함께 이동 중 휴대폰으로 축구 경기를 보는 모습을 공유하며 일본의 패배로 끝나자 "축하한다"며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제로베이스원 측의 대응이 '지나치게 눈치를 본다'고 느껴져 더욱 아쉬움을 자아낸다.
/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트레저 역시 과하게 일본의 눈치를 보는 행보로 대중들의 비판을 받았다. 1일 트레저는 지난 1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개최된 팬 미팅에서 내년에 예정된 일본 투어 스케줄을 공개했다.

트레저가 공개한 해당 영상에는 후쿠오카, 히로시마 등의 지역을 표시하기 위해 지도 그래픽이 삽입됐다. 문제는 한반도 그래픽에서 독도가 표기되지 않았다는 것. 해당 지도에는 제주도, 울릉도를 비롯해 일본 대마도가 표기됐으나 그 어디에도 독도는 보이지 않았다.
/ 사진=트레저 팬미팅
/ 사진=트레저 팬미팅
일본이 꾸준히 우리나라의 영토인 독도를 꾸준히 '다케시마'라는 이름으로 본인들의 땅이라 주장해온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일 터. 이에 대중들은 "일본 팬들의 여론을 인식해 일부러 독도를 뺀 것이냐", "이게 매국노가 아니면 뭐냐"라며 날을 세워 비판했다.

이에 서경덕 교수 역시 본인의 SNS에 "최근 일본 정부에서는 독도, 센카쿠 열도 등 타국과 영유권을 다투는 지역이 자국 영토임을 주장하는 대외홍보비 약 3억엔(약 27억원)을 내년 예산안으로 편성했다고 해 큰 논란이 됐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YG는 향후 더 각별한 신경을 써야만 할 것이다. 일본 측에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트레저는 한국인 멤버 8명과 일본인 멤버 2명으로 구성된 다국적 그룹이다. 2021년 3월, 일본에서 정식 데뷔를 알린 트레저는 그간 발매한 일본어 앨범들이 모두 오리콘 차트와 라인뮤직 1위에 오를 정도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기에 그룹 내 일본인 멤버도 두명이나 존재하는 트레저 측에서는 일본 내 팬덤을 무시할 수 없었을 터다.

또한 K팝에서 일본 시장에서 차지하는 수익이 나날이 커져가는 만큼 일본에서의 수익도 무시할 수 없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과하면 역풍이 부는 법. 일본에서의 활동도 한국 팬들의 애정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한다. 소속사가 '줄타기'를 적절하게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괜한 일을 만들어 소속 아티스트로 하여금 매국노냐는 폭언까지 듣게 만들 필요는 없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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