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美 현지화 K팝 그룹 제작한 JYP, 하이브
K팝 제작자 노하우 그대로 녹여내
국내 반응 미비, 현지 성적에 미래 달렸다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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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있게 파헤쳐봅니다.

한국인 없는 K팝 아이돌 그룹, 이젠 더이상 '앙금 없는 찐빵'이 아니다. 한국의 아이돌을 키워낸 방식 그대로 미국으로 건너갔을 뿐이다.

국내 아이돌의 이름을 빌보드 차트에서 찾기 어렵지 않을 정도로 K팝은 전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한국인이 없는 K팝 그룹도 하나 둘 데뷔를 알리는 지금, JYP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가 이들의 노하우를 그대로 녹여내 미국으로 향했다.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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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JYP였다. JYP는 지난 7월 글로벌 걸그룹 론칭 프로젝트 'A2K(에이투케이, America2Korea)'를 통해 지난 22일 데뷔 조 'VCHA(비춰)'의 탄생을 알렸다. 유니버설뮤직 산하 레이블인 리퍼블릭레코드가 합작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방영을 마친 오디션의 전 회차는 유튜브에서 총 5000만뷰 이상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글로벌 걸그룹 VCHA는 북미 최초 K-팝 트레이닝 시스템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VCHA는 렉시, 케이지, 카밀라, 사바나, 케일리, 켄달 총 6명의 다국적 멤버로 구성돼있다. 이들의 국적은 캐나다, 미국으로 한국과 미국의 이중국적자인 케일리를 제외한 모든 멤버가 순수 외국인이다. 백인, 흑인, 히스패닉, 동양인으로 구성된 VCHA는 미국 현지화된 K팝 그룹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주 무대는 당연히 미국 현지이다.

스스로를 "한국식 트레이닝과 한국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최초의 미국 걸그룹"이라고 표현한 이들은 실제로 한국 JYP 본사에서 박진영 프로듀서를 비롯한 K팝 기획자, 안무가 등의 노하우로 축적된 K팝 트레이닝을 거쳐 선발됐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K팝 아이돌 시스템을 그대로 미국 현지에 적용시킨 것이다.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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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인 케일리를 제외한 모든 멤버들의 한국어도 서툴다. 한국에서의 경험이 전혀 없는 순수 100% 외국인이기 때문. 대부분의 활동이 미국 현지에서로 예정되어 있기에 한국어를 구사해야 할 이유도 없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 아이돌 특유의 합숙 생활, 체중 감량, 연애 금지 등 K팝 아이돌의 시스템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외형은 다르지만 K팝 시스템을 학습한 이들에 우려도 따른다. 동서양의 문화적인 차이가 존재하는 것처럼 다소 보수적인 한국의 아이돌 시스템에 이들이 적응할 수 있냐는 것. 아직 정식 데뷔를 하기도 전이지만 이들의 프리 데뷔곡 '와이 오 유니버스(Y O Universe)'는 벌써 유튜브 조회수 820만회를 넘기는 등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 사진제공=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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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역시 미국 현지화 K팝 그룹 제작 소식을 알렸다. 하이브는 현재 미국의 대형 음반사 게펜 레코드와 함께 글로벌 오디션 프로젝트인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 12개 도시에서 오디션을 진행하고 6000대 1의 경쟁을 거쳐 결선 참가자 20명을 선발한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미국, 스위스, 일본, 브라질, 태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참가자들이 공개 오디션을 거쳐 K팝 그룹으로 데뷔할 예정이다. 이들 또한 VCHA와 마찬가지로 정식 데뷔를 하기 전이지만 한국에서 팬미팅을 개최해 150개국의 팬들을 만나는 등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두 그룹은 한국이 아닌 미국 현지에서 활동하는 K팝 그룹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상반기 JYP엔터테인먼트는 해외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52.2%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보다 앞섰고 하이브의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이 무려 63.3%를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 사진제공=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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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매출액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JYP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가 해외를 주 무대로 하는 K팝 현지화 그룹을 제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 터. 미국을 타겟으로 하는 그룹이고, 정식 데뷔를 하지 않았기에 아직 국내 반응은 미비한 상태이지만 두 그룹이 거둘 성적에 앞으로의 K팝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이브 측은 "이제는 제작자들이 해외에서 K팝 제작 시스템을 통해 현지의 인재들을 발굴해 또 다른 방식의 세계화에 성공해야 할 때"라며 "'더 데뷔 : 드림 아카데미'는 여기에 승부를 거는 첫 도전"이라고 이번 프로젝트의 의의를 전했다.

수많은 K팝 그룹을 탄생시켰던 제작자들의 노하우가 이제는 수출품이 됐다. 지금껏 없었던 방식으로 꿈꾸는 K팝의 세계화는 성공할 수 있을까. 무리수와 개척자가 되는 것은 한끝 차이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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