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년들' 제작보고회
오는 11월 1일 개봉
영화 '소년들' 제작보고회. /사진=이하늘 기자
영화 '소년들' 제작보고회. /사진=이하늘 기자
데뷔 40주년을 맞은 정지영 감독이 신작 '소년들'로 돌아왔다. 그간 '부러진 화살', '블랙머니' 등으로 따스하지만 날카로운 시선으로 부조리한 세상을 담아냈던 정지영 감독. 1999년 2월 6일 발생했던 삼례나라 슈퍼사건 실화를 다룬 '소년들'에 대해 정지영 감독은 언제라도 꼭 필요했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설경구, 유준상, 허성태, 염혜란이 불어넣을 영화의 진심은 관객들에게 안착할 수 있을까.

27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소년들'(감독 정지영)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감독 정지영, 배우 설경구, 유준상, 허성태, 염혜란이 참석했다.

영화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사건 실화극.
영화 '소년들' 포스터. /사진제공=CJ ENM
영화 '소년들' 포스터. /사진제공=CJ ENM
'남부군', '하얀 전쟁', '부러진 화살', '블랙머니' 등 대한민국 사회의 이면을 조명해온 ‘한국영화계의 명장’이자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은 정지영 감독의 연출작이다. '부러진 화살'(2012), 금융범죄 실화극 '블랙머니'(2019)를 잇는 이른바 실화극 3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블랙머니' 이후, '소년들'로 다시 돌아온 정지영 감독은 실화인 삼례나라 슈퍼 사건을 영화화한 이유를 밝혔다. 정지영 감독은 "감독이 소재를 찾는 것에는 주변에서인 것 같다. 사실 삼례나라 슈퍼 사건 전에 박준영 변호사가 다룬 약촌오거리 사건을 하고 싶었다. 매스컴에서 삼례나라 슈퍼 사건에 대해 다루더라. 그래서 박준영 변호사에게 구두로 허락을 받고, 시나리오 작업을 하게 됐다"라고 비하인드를 소개했다. 약촌오거리 사건 속 인물을 삼례나라 슈퍼 사건 안에 담은 탓에 '소년들'은 실화극이라고 불린다.

2000년대 사건인 삼례나라 슈퍼 사건을 2023년의 현재 우리가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정지영 감독은 "가장 힘없고 나약하고 소외당한 아이들이지 않을까. 그들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보고 있나가 영화에 반영되어 있다. 우리가 안 가진 자들에 대한 배려나 생각이 필요하지 않나라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최근 데뷔 40주년을 맞아 회고전을 한 소감에 관해 정지영 감독은 쑥스러웠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정지영 감독은 "40주년 기념행사를 해야 하나 싶었다. 내가 생각할 때, 정지영 감독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 괜찮은 감독 같다. 쑥스러웠지만 주변에서 하라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소년들' 스틸컷. /사진제공=CJ ENM
영화 '소년들' 스틸컷. /사진제공=CJ ENM
배우 설경구는 우리슈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완주서 수사반장 '황준철' 역을 맡았다. 실화인 삼례나라 슈퍼사건을 다루는 '소년들'의 설경구는 시나리오를 읽기 전부터 해당 사건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삼례나라슈퍼 사건은 1999년 2월 6일 일어난 강도 치사 사건이다. 동네의 19살 정도 되는 소년들을 범인으로 검거하게 되고 수감하게 된다. 당시, 부산지검에서 진범이 따로 있다는 수사를 하게 되는 이야기다. (시나리오를 받기 전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봤었고, 머릿속에 각인됐던 사건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실화 바탕인 만큼 영화 속에서 표현하는 것에서 부담도 컸을 터. 설경구는 "실화 바탕의 영화가 처음은 아니다. 배우 입장에서 실화라는 강렬함이 오고 끌리는 부분이 있다. 과거, 현재, 미래이신 감독님과 하셔서 거부할 수 없었다"라고 답했다. '소년들'을 통해 정지영 감독과 호흡을 맞춘 소감에 대해 "(감독님께서) 현장에서 조감독과 싸워서 깜짝 놀랐는데, 알고 보니 두 분의 토론이었다"라고 말했다.
영화 '소년들' 스틸컷. /사진제공=CJ ENM
영화 '소년들' 스틸컷. /사진제공=CJ ENM
배우 유준상은 우리슈퍼 사건의 범인으로 '소년들'을 검거한 전북청 수사계장 '최우성'을 연기한다. '소년들' 시나리오를 받기 전부터, 삼례나라 슈퍼 사건을 알고 있었다는 유준상은 "이전에 사건을 알고 있었다. 팀으로부터 서류를 5권 정도 받았다. 이것을 다 봐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고민했지만, 보면 볼수록 깊이 빠져들었다. 작품 하면서 내내 안타까운 마음이 다가왔다"라고 말했다.

'소년들'에 참여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며 유준상은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유준상은 "감독님과 오케이하고 다 했는데, 전화가 와서 못 하겠다고 하시더라. 너무 어려 보여서 못 할 것 같다고 하셨다. 감독님께서 다음에 만나자고 하더라. 대본을 다 읽었는데, 끝났다고 했다. 일주일 뒤에 다시 전화가 왔다. '준상아 네가 하는 게 맞는 것 같아. 경구랑 잘 어울린다'라고 말했다. 이 작품과는 안녕이라고 생각한 찰나에 다시 만났다. 너무 소중하게 작품에 임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소년들' 제작보고회. /사진=이하늘 기자
영화 '소년들' 제작보고회. /사진=이하늘 기자
배우 허성태는 완주서에서 유일하게 '황준철'을 믿고 따르는 후배 형사 '박정규' 역으로 분한다. 극 중에서 설경구가 맡은 '황준철'을 돕는 형사 '박정규'를 맡은 허성태는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허성태는 "감독님은 나를 캐스팅하지 않으셨다. 설경구 선배가 추천을 해주셨다. 감독님께서 첫 마디로 '너 내가 캐스팅한 거 아니야. 경구가 캐스팅한 거야"라고 하시더라. 당시, '오징어 게임'을 같이 찍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배우 염혜란은 재수사에 몰두한 '황준철'이 못마땅하지만 지지해 주는 아내 ‘김경미’ 역으로 등장한다. 설경구와 배우로 호흡을 맞춘 염혜란은 "처음으로 부부 호흡을 맞췄지만, 다섯 번은 해야 할 것 같더라. 아니다. 너무 적은 것 같다. 열 다섯번은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소년들'을 극장에서 꼭 봐야만 하는 이유에 관해 염혜란은 "가슴 아프고 먹먹해지는 이야기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용기를 주고 힘 있는 영화라는 생각도 했다. 많이들 보시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소년들'은 오는 11월 1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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