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감독 인터뷰
8월 9일 개봉
8월 9일 개봉
남색 셔츠의 팔을 걷어올린 엄태화 감독(41)은 학창시절 한 번쯤 짝꿍으로 만났을을 법한 모범생의 외형으로 시선을 끌었다. 한 마디도 허투루 하지 않는 그의 이야기가 한 컷도 허투루 완성되지 않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닮아 있었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의 엄태화 감독 인터뷰가 진행됐다.
차세대 감독으로 꼽히는 엄 감독은 올해 여름 시장 텐트폴 대전에 합류하게 된 소감을 묻자, 얼떨떨한 반응이었다. "영화에서 여름 시장이 크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는 그는 "당연히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투자하신 분들의 투자금을 회수 시켜드리는 게 제 의무다"고 말했다.
"손익 분기점을 맞추고 싶다는 건 당연하겠죠. 할 수 있는 건 다했습니다.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뼈를 갈아넣은 수준이에요. 끝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프레임 하나 넣었다 뺐다 하면서 할 수 있는 건 다 한 거 같습니다. 지금은 내려놓고 기다리고 있어요.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젠 어떤 결과가 오든 관객의 몫이겠죠."
"이 영화가 텐트폴로 합류하게 될 줄 몰랐다"는 엄 감독은 "재난물이 어쩔 수 없이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작품이고,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등 혼자서 주인공을 맡아도 되는 배우가 세 명이나 모였던 게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지 않았을까. 저한테는 개인적으로는 큰 기회이자 경험인 거 같다"고 말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만큼, 재미에 초점을 두고 작업했다. 재미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주제성이 강하게 들어간 건 맞지만 상업 영화로서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배우 분들도 예술 영화로 보고 오신 게 아니라 상업 영화의 미덕이 있어서라고 생각해요. 투자자 분들도 그런 걸 감안해서 큰 예산을 투자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파트를 소재로 다루고 주제성이 강화되긴 했지만 디스토피아물이 가지고 있는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큰 투자금이 들어간 작업이었던 만큼 대중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치고 또 고쳤다. 블라인드 시사 등을 통해 피드백을 받았고, "영화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 아래 끝없는 수정 작업을 거쳤다. 엄 감독은 "영화가 재미있어야 주제나 곳곳에 배치한 디테일에 관심을 갖고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블라인드 시사 때 관객이 주신 피드백 참고 많이 했다. 그들의 의견이 제겐 중요했다"고 말했다.
"캐릭터 선호도나, 어느 부분에서 늘어진다거나, 음악이 어디는 과하다거나. 이런 것들 참고해서 편집을 많이 했어요. 제가 생각한 재미라는 건 보는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느냐. 캐릭터를 통해서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서 따라갈 수 있게 하느냐라고 생각했어요. 그 기준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고, 어떻게 하면 이 다음을 궁금하게 할까 생각했어요."
'박찬욱 키즈'인 엄 감독은 스승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며 감사의 마음을 나타냈다. 그는 "박찬욱 감독님이 '헤어질 결심' 끝날 때 쯤이었나? 중간에 한번 편집본을 보셨는데 '나도 이렇게까지 끝까지 편집을 물고 늘어진 적이 없는데, 한 프레임까지 넣다 뺐다 하면서 끝까지 해라, 사운드도 끝까지 만지고 해라.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해서 내보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그 말씀을 듣고 힘내서 또 고쳤다"며 웃었다. 엄태화 감독은 자신보다 앞서 먼저 간 스승 박찬욱 감독에 대해 존경심을 나타냈다. "박찬욱 감독님이 가신 길이 있어요. 그 분이 없었으면 제가 꿀 수 있는 꿈의 한계가 있었을 거 같아요. 박 감독님은 외국에서 작업도 하시고, 어떤 퀄리티도 나오고. 한계 없이 막 가시죠. 따라갈 수 있는 길이 만들어져 있어서 정말 감사드리죠. 한국에 정말 좋은 감독님, 제겐 스승님들이 많잖아요. 그 분들의 뒤를 잘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 분들은 진짜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그런 길을 가셨던 거라, 제가 따라가는 입장에서 참 감사할 뿐입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를 담는다. 배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등이 출연했다. 9일 개봉.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의 엄태화 감독 인터뷰가 진행됐다.
차세대 감독으로 꼽히는 엄 감독은 올해 여름 시장 텐트폴 대전에 합류하게 된 소감을 묻자, 얼떨떨한 반응이었다. "영화에서 여름 시장이 크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는 그는 "당연히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투자하신 분들의 투자금을 회수 시켜드리는 게 제 의무다"고 말했다.
"손익 분기점을 맞추고 싶다는 건 당연하겠죠. 할 수 있는 건 다했습니다.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뼈를 갈아넣은 수준이에요. 끝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프레임 하나 넣었다 뺐다 하면서 할 수 있는 건 다 한 거 같습니다. 지금은 내려놓고 기다리고 있어요.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젠 어떤 결과가 오든 관객의 몫이겠죠."
"이 영화가 텐트폴로 합류하게 될 줄 몰랐다"는 엄 감독은 "재난물이 어쩔 수 없이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작품이고,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등 혼자서 주인공을 맡아도 되는 배우가 세 명이나 모였던 게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지 않았을까. 저한테는 개인적으로는 큰 기회이자 경험인 거 같다"고 말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만큼, 재미에 초점을 두고 작업했다. 재미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주제성이 강하게 들어간 건 맞지만 상업 영화로서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배우 분들도 예술 영화로 보고 오신 게 아니라 상업 영화의 미덕이 있어서라고 생각해요. 투자자 분들도 그런 걸 감안해서 큰 예산을 투자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파트를 소재로 다루고 주제성이 강화되긴 했지만 디스토피아물이 가지고 있는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큰 투자금이 들어간 작업이었던 만큼 대중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치고 또 고쳤다. 블라인드 시사 등을 통해 피드백을 받았고, "영화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 아래 끝없는 수정 작업을 거쳤다. 엄 감독은 "영화가 재미있어야 주제나 곳곳에 배치한 디테일에 관심을 갖고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블라인드 시사 때 관객이 주신 피드백 참고 많이 했다. 그들의 의견이 제겐 중요했다"고 말했다.
"캐릭터 선호도나, 어느 부분에서 늘어진다거나, 음악이 어디는 과하다거나. 이런 것들 참고해서 편집을 많이 했어요. 제가 생각한 재미라는 건 보는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느냐. 캐릭터를 통해서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서 따라갈 수 있게 하느냐라고 생각했어요. 그 기준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고, 어떻게 하면 이 다음을 궁금하게 할까 생각했어요."
'박찬욱 키즈'인 엄 감독은 스승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며 감사의 마음을 나타냈다. 그는 "박찬욱 감독님이 '헤어질 결심' 끝날 때 쯤이었나? 중간에 한번 편집본을 보셨는데 '나도 이렇게까지 끝까지 편집을 물고 늘어진 적이 없는데, 한 프레임까지 넣다 뺐다 하면서 끝까지 해라, 사운드도 끝까지 만지고 해라.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해서 내보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그 말씀을 듣고 힘내서 또 고쳤다"며 웃었다. 엄태화 감독은 자신보다 앞서 먼저 간 스승 박찬욱 감독에 대해 존경심을 나타냈다. "박찬욱 감독님이 가신 길이 있어요. 그 분이 없었으면 제가 꿀 수 있는 꿈의 한계가 있었을 거 같아요. 박 감독님은 외국에서 작업도 하시고, 어떤 퀄리티도 나오고. 한계 없이 막 가시죠. 따라갈 수 있는 길이 만들어져 있어서 정말 감사드리죠. 한국에 정말 좋은 감독님, 제겐 스승님들이 많잖아요. 그 분들의 뒤를 잘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 분들은 진짜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그런 길을 가셨던 거라, 제가 따라가는 입장에서 참 감사할 뿐입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를 담는다. 배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등이 출연했다. 9일 개봉.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