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D.P.2' 지난 28일 공개
시즌1에 비해 떨어진 현실성, 압도적으로 커진 손석구 비중
'D.P. 시즌2' 메인 포스터 /사진제공=넷플릭스
'D.P. 시즌2' 메인 포스터 /사진제공=넷플릭스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일으켰던 리얼리티는 흐려지고 판타지만 남았다. 시즌1 이후 일약 스타덤에 오른 손석구는 시즌2에서 주연급으로 탈바꿈, 구교환을 위협할 만한 압도적인 분량을 과시했다. 극 흐름 역시 '탈영병'보다 '군 조직'에 초점이 맞춰지며 디테일과 재미 역시 반감됐다.

탈영병 체포조라는 신선한 소재와 부조리한 체제에 대한 통렬한 메시지를 전했던 넷플릭스 시리즈 'D.P.'가 2년 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D.P.2'(디피2)는 시즌1 에필로그에 나온 김루리(문상훙 분) 총기 난사 사건을 시작으로 사건 은폐와 조작이라는 거대한 군대 조직 내 이야기로 진행된다. 시즌1이 '우리가 뭘 할 수 있는데?'라는 질문을 던진 이야기였다면, 시즌2는 '뭐라도 해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손석구 몰아주기 된 'D.P.2', 현실성·재미 모두 놓쳤다 [TEN스타필드]
시즌1과 비교했을 때 가장 두드러지는 건 손석구의 비중이다. '범죄도시2', '나의 해방일지' 등으로 사랑받기 전 출연했던 'D.P.1'에 비해 비중이 압도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면서 4화는 탈영병과 관련 없는 'GP 지뢰 폭파 사건'은 손석구를 부각하기 위한 억지스러운 에피소드가 됐다. 갑작스러운 스릴러 분위기와 손석구의 급발진 모습은 'D.P.' 특유의 현실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여기에 손석구의 전부인 김지현(서은 역)은 극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 빌런으로 등장해 갑작스러운 캐릭터의 변화는 뜬금없다고 느껴질 정도. 항상 중립을 지키던 능글스러운 손석구가 어느정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간으로 성장하는 서사를 위해 준비된 인물 정도로만 비쳤다.
'D.P. 시즌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D.P. 시즌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손석구만 부각하다 보니, 시즌1에서의 구교환의 매력은 옅어졌다. USB를 위해 탈영까지 하고 도주하는 정해인의 모습은 너무나도 비현실적이다. 신선한 리얼리티로 호평받았던 'D.P.'였지만, 시즌2에서는 병영 부조리에 대한 메시지 전달을 위해 에피소드들이 소비됐고 억지스러운 신파만 이어졌다.

전제적인 흐름은 아쉽지만, 배우들의 열연은 시즌1 못지않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문상훈을 비롯해 니나 역의 배나라, 신아휘 역의 최현욱 등이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 등의 존재감도 여전했다. 다만 육군 본부의 법무실장 구자운으로 분한 지진희와 시즌1 탈영병 신우석(박정우 분)의 누나로 분했던 이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D.P. 시즌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D.P. 시즌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형보다 나은 아우는 분명 아니었다. 바뀌지 않는, 그러나 바꿔야 하는 군대의 현실에 대해 외치고자 힘을 준 것이 패착이 됐다. 리얼리티로 시작해 판타지로 끝난 'D.P.2'. 의미 있는 도전엔 박수를 보내지만, 특유의 매력을 잃고 그저그런 '군대물'로 마침표를 찍은 것에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