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드라마는 흥하고, 예능은 망하고…JTBC의 현주소
송중기, 임윤아, 이준호./사진=텐아시아DB
송중기, 임윤아, 이준호./사진=텐아시아DB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JTBC가 드라마에 웃고 예능에 울고 있다. 드라마는 '재벌집 막내아들'을 시작으로 주말극 5연타 흥행에 성공하며 부진의 늪을 벗어났지만, 예능은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작품성이 아닌 대중적인 작품을 선택했던 '타개책'이 예능에도 필요해 보인다.

송중기 주연의 '재벌집 막내아들'은 부진했던 JTBC의 흥행 신호탄이었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올해 방송된 주말극 '대행사', '신성한 이혼', '재벌 차정숙' 모두 흥행에 성공했고, 현재 방송 중인 '킹더랜드' 역시 6회 만에 시청률 12%를 돌파하며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장악했다.
'재벌집', '킹더랜드'/사진제공=SLL
'재벌집', '킹더랜드'/사진제공=SLL
이전까지만 해도 JTBC 드라마국은 암흑이었다. 전도연, 고현정, 이영애 등 톱스타들을 데리고도 흥행에 실패했고, 어두운 톤에 작품성 짙은 작품들만 편성하다 보니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은 대중성이었다. 박준서 SLL 제작 총괄 역시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내부적으로도 대중적인 드라마를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재벌집' 전까지는 작품성이 강해야 시청자들에게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대중 엔터테인먼트를 축소하는 일이더라. 작품성 있는 작품을 선별하려고 노력했지만, 대중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요소가 중요해졌다. 특히 토일드라마에서는 대중성을 강하게 보일 수 있는 드라마로 선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JTBC 드라마가 작품성은 좋지만 다크하고 우울한 이미지가 있었다. SLL에서 제작하는 JTBC 드라마는 대중적인 부분에 무게를 더 주는 형태로 작품을 기획했다"며 '닥터 차정숙', '킹더랜드' 등이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밝혔다.
/사진제공=JTBC
/사진제공=JTBC
문제는 예능이다. 최근 새롭게 방송되는 예능마다 줄줄이 처참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박나래, 이경규, 강율이 배달 음식 전문점 사장님이 되어 영업 대결하는 '웃는 사장'은 영업 대결이라는 차별점을 내세웠지만, 1, 2회 모두 1%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박나래는 원형 탈모, 오킹은 치질 재발까지 고백할 정도로 진심을 내비쳤지만, 식상해진 음식 예능에 재미까지 실종된 것.

지난달 처음 방송된 '짠당포' 역시 '닥터 차정숙' 주역들을 게스트로 초대했지만,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중한 물건을 전당포에 맡긴 스타들과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나누는 콘셉트라고 하지만, 기존 토크쇼와 차별점이 느껴지지 않았다. 탁재훈과 홍진경, 윤종신 등 탁월한 센스와 진행력을 갖춘 이들을 섭외했음에도 티키타카가 살지 못했다.
'짠당포', '알유넥스트' 포스터/사진제공=JTBC
'짠당포', '알유넥스트' 포스터/사진제공=JTBC
'R U Next?(알유넥스트)'의 상황은 더 참담하다. 르세라핌, 뉴진스의 이을 하이브 넥스트 걸그룹으로 데뷔할 멤버를 선발하는 서바이벌 예능 '알유넥스트'는 첫 회 시청률 0.7%를 기록했다.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성격상 시청률보다는 화제성으로 인기를 판가름 해야 하지만, 화제성에서도 Mnet '퀸덤 퍼즐'을 이기지 못했다. OTT로는 넷플릭스, 웨이브에서 시청할 수 있지만, 순위권 내에도 들지 못했다.

JTBC 예능은 늘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유행이 지난 소재에 아주 조그마한 차별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나마 JTBC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건 '최강야구', '뭉쳐야 찬다'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해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안정적이다. JTBC 드라마가 작품성 대신 대중성을 택한 것처럼, 예능은 대중성이 아닌 JTBC만의 색깔이 짙은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할 때다. 유행하는 예능 소재를 어설프게 따라 하는 것만으로는 승산이 없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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