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두한 배우 유아인 /사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두한 배우 유아인 /사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유아인씨가 24일 구속 위기에 놓였다. 이날 법조계와 연예계는 유아인씨의 구속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연예계 마약 범죄가 줄을 잇는 만큼, 법원이 연예인 마약 범죄를 얼마나 엄중히 다루느냐의 척도가 될 수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법원이 유아인씨 구속영장을 기각하고, 내달 15일로 예정된 돈스파이크의 마약 투약 사건 2심까지 1심과 마찬가지로 집행유예형에 그친다면 연예계 마약 범죄에 대해 너무 관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날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았다. 유씨는 이날 법원에 출석하면서 "혐의를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다. 공범을 도피시키려는 그런 일은 전혀 시도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사실상 유씨가 구속의 핵심 요건인 도피 가능성과 증거인멸 가능성에 대해서 모두 부인한 것이다.

영장실질심사는 피의자가 죄를 인정하고 있는지, 증거인멸할 여지는 있는지, 사안이 얼마나 중대한지, 공범 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검찰 역시 유씨가 그동안 어떻게 혐의를 부인했었는지, 공범 등과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재판장에게 강조하게 된다. 통상 마약 범죄는 사실관계에 있어 다툼의 여지가 적기 때문에 심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지 않다. 다만 경찰에 따르면 유씨가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졸피뎀 등 5종의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를 받는 만큼 각 투약 여부에 대한 증거조사가 어느정도 이뤄졌는지도 검토할 수 있다.
연예인 마약 범죄 솜방망이? 유아인 구속 여부로 법원에 쏠린 시선
이날 유씨의 구속 여부가 중요한 건 최근 연예계 마약 사건에 대해 법원이 다소 솜방망이 처벌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작곡가이자 방송인 돈스파이크는 필로폰을 14차례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다. 다른 사람에게 필로폰과 엑스터시 등을 건넨 혐의도 받았다. 1심은 그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집행유예형의 이유였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마약 권유를 했던 만큼 처벌이 약한 것 아니냐는 게 법조계 안팎의 지적이었다. 검찰도 같은 취지로 항소했고 2심 선고는 다음달 15일에 예정돼있다.
박유천/사진=텐아시아DB
박유천/사진=텐아시아DB
앞서 가수 박유천도 2019년 필로폰 투약으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마약 범죄 초범은 집행유예에 그치는 사례가 많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연예계 안팎에서는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법원이 마약 범죄에 관대한 것 아니냐는 대중적 인식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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