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조짐≫
이태원 참사에 전 국민 슬픔
방송·가요계 모든 일정 멈추고 국가애도기간 동참
공연은 취소, 야구 포함 스포츠 경기는 진행
명확하지 않은 기준 속 전시행정 희생양이 된 공연계
이태원 참사에 전 국민 슬픔
방송·가요계 모든 일정 멈추고 국가애도기간 동참
공연은 취소, 야구 포함 스포츠 경기는 진행
명확하지 않은 기준 속 전시행정 희생양이 된 공연계
≪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10월 29일 이태원 압사 사고로 15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끔찍한 비극. 정부는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며 국민적 추모 분위기를 만들었다.
참사가 발생한 뒤 전 방송사가 예능 프로그램 및 음악 프로그램의 결방을 알렸고 가수들은 너도나도 음원 발매일을 연기하고 콘서트를 취소했다. 공연은 연기되거나 취소됐고 지역 축제와 학교 행사도 취소하거나 규모를 축소했다.
하지만 야구와 배구, 농구 등 스포츠 경기는 이어진다. 방송, 공연은 안되고 스포츠는 된다니. 대체 무슨 기준일까. 치어리더와 응원단 없이 육성 응원을 이어가는 관객, 응원하는 팀이 이겼다며 기뻐하는 관객들을 보면 아이러니하다.
노래를 하는 건 추모가 아니고 치어리더 없는 경기는 추모인가. '공연을 한다=슬퍼하지 않는다'가 아닌데, 마치 공연을 하는 건 참사를 외면하고 즐기는 것으로 취급받는다. 예술·문화와 유흥은 엄연히 다르다. 젊은이들이 서울 도심의 골목길에서 서로에 의해 짓눌려 사망했다. 소중한 딸과 아들이, 나의 친구가 순식간에 숨을 거뒀다. 이 비극을 슬퍼하지 않는 국민은 없다. 마음 아픈 일이기에 일상을 살아가면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애도하고 있다.
각자의 방식이 있듯 공연도 추모의 방식으로 스타일을 바꿔 진행할 터다. 노래를 감정과 가까이에 닿아있으니 관객들도 추모의 음악을 통해 위로받을 거고. 눈치게임처럼 동향을 살피며 공연을 취소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건 또 다른 폭력이다.
공연과 행사는 누군가의 생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나의 공연 혹은 행사를 위해 많은 노력과 인력, 시간이 소요된다. 허무하게 날린 시간과 돈, 노력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무조건적인 취소가 정답이 아닌 이유다. 사회적 분위기도 있고, 애도도 하는 게 맞다. 하지만, 누군가의 밥그릇을 애도기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빼앗을 권리는 국가나 정부에 있을 수 없다.
가수 생각의 여름(박종현)이 쓴 글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예나 지금이나 국가기관이 보기에는 예술 일이 유흥, 여흥의 동의어인가 봅니다. 관에서 예술 관련 행사들(만)을 애도라는 이름으로 일괄적으로 닫는 것을 보고, 주어진 연행을 더더욱 예정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공연이 업인 이들에게는 공연하지 않기 뿐 아니라 공연하기도 애도의 방식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기쁠 때나 슬플 때 늘 음악으로 위로를 받았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팝페라 테너 임형주는 헌정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불러 유족과 국민의 슬픔을 안았다.
국가애도기간과 관련된 기준이 없으니 규정은 만드는 게 먼저다. 눈치 챙기라는 식으로 예술인들의 생업을 덮고 보는 건 음악과 공연으로 위로받는 사람들의 선택지를 뺏는 것이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10월 29일 이태원 압사 사고로 15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끔찍한 비극. 정부는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며 국민적 추모 분위기를 만들었다.
참사가 발생한 뒤 전 방송사가 예능 프로그램 및 음악 프로그램의 결방을 알렸고 가수들은 너도나도 음원 발매일을 연기하고 콘서트를 취소했다. 공연은 연기되거나 취소됐고 지역 축제와 학교 행사도 취소하거나 규모를 축소했다.
하지만 야구와 배구, 농구 등 스포츠 경기는 이어진다. 방송, 공연은 안되고 스포츠는 된다니. 대체 무슨 기준일까. 치어리더와 응원단 없이 육성 응원을 이어가는 관객, 응원하는 팀이 이겼다며 기뻐하는 관객들을 보면 아이러니하다.
노래를 하는 건 추모가 아니고 치어리더 없는 경기는 추모인가. '공연을 한다=슬퍼하지 않는다'가 아닌데, 마치 공연을 하는 건 참사를 외면하고 즐기는 것으로 취급받는다. 예술·문화와 유흥은 엄연히 다르다. 젊은이들이 서울 도심의 골목길에서 서로에 의해 짓눌려 사망했다. 소중한 딸과 아들이, 나의 친구가 순식간에 숨을 거뒀다. 이 비극을 슬퍼하지 않는 국민은 없다. 마음 아픈 일이기에 일상을 살아가면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애도하고 있다.
각자의 방식이 있듯 공연도 추모의 방식으로 스타일을 바꿔 진행할 터다. 노래를 감정과 가까이에 닿아있으니 관객들도 추모의 음악을 통해 위로받을 거고. 눈치게임처럼 동향을 살피며 공연을 취소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건 또 다른 폭력이다.
공연과 행사는 누군가의 생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나의 공연 혹은 행사를 위해 많은 노력과 인력, 시간이 소요된다. 허무하게 날린 시간과 돈, 노력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무조건적인 취소가 정답이 아닌 이유다. 사회적 분위기도 있고, 애도도 하는 게 맞다. 하지만, 누군가의 밥그릇을 애도기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빼앗을 권리는 국가나 정부에 있을 수 없다.
가수 생각의 여름(박종현)이 쓴 글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예나 지금이나 국가기관이 보기에는 예술 일이 유흥, 여흥의 동의어인가 봅니다. 관에서 예술 관련 행사들(만)을 애도라는 이름으로 일괄적으로 닫는 것을 보고, 주어진 연행을 더더욱 예정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공연이 업인 이들에게는 공연하지 않기 뿐 아니라 공연하기도 애도의 방식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기쁠 때나 슬플 때 늘 음악으로 위로를 받았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팝페라 테너 임형주는 헌정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불러 유족과 국민의 슬픔을 안았다.
국가애도기간과 관련된 기준이 없으니 규정은 만드는 게 먼저다. 눈치 챙기라는 식으로 예술인들의 생업을 덮고 보는 건 음악과 공연으로 위로받는 사람들의 선택지를 뺏는 것이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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