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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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이 뭉클한 울림을 선사했다.


이민영은 TV CHOSUN 미스터리 블랙코미디 ‘마녀는 살아있다’에서 나이 스물아홉에 소위 있는 집 막내아들과 결혼, 현모양처가 꿈이었지만 현모도, 양처도 되지 못하고 그냥, 며느리가 된 채희수 역을 맡아 단단한 연기 내공으로 ‘한 여자의 인생’을 현실적으로 담아냈다.


지난 10일 방송된 ‘마녀는 살아있다’ 마지막 회에서 이민영은 죽음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폐암 말기 시한부의 고통스러운 모습부터 얼마 남지 않은 생의 끝자락을 자신의 의지대로 마무리하려는 용기 있는 모습까지 압도적인 연기로 먹먹함을 자아냈다.


이민영은 점점 더 심해지는 통증으로 인해 구역질을 하고 괴로워하면서도 소리조차 내지르지 않고 참아내려 애썼다. 이민영은 자신의 간병에 최선을 다하는 남편 남무영(김영재)을 자신의 침대에 눕게 한 뒤 가슴 아팠던 유산의 기억과 미안했던 일들에 대해 고해성사처럼 사과를 했다. 그리고 이민영은 “암 걸려서 미안해. 먼저 죽어서 미안해”라면서 애끓는 오열을 터트렸다.


이후 이민영은 친구 이유리, 윤소이와 만나 “나 암이다. 나 죽는대. 말기래. 4기. 짧으면 3개월, 길면 1년”이라며 아무렇지 않은 듯 마치 장난꾸러기처럼 배시시 미소를 지어 두 사람을 놀라게 했다. 이민영의 말을 부정하며 울먹이는 두 친구에게 이민영은 “죽는 게 뭐 대수라고. 사람 다 죽어. 모른 척 하고 살아서 그렇지”라며 이미 모든 걸 초월한 듯 의연해했다.


이어 이민영은 자신의 버킷리스트인 친구들과의 여행을 실현하기 위해 이유리, 윤소이와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고 세 사람은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내일이 없는 것처럼 놀고, 먹고, 웃으며 죽음을 앞둔 이민영의 소원대로 행복함의 정점을 찍었다. 이민영은 친구들에게 “나 없어도 둘이 사이좋게 지내야 해”라고 당부한 다음날 새벽, 마지막 종착지인 스위스를 향하려는 듯 홀로 나섰고, 바로 그때 비행기에서부터 계속 쫓아다닌 남편과 맞닥뜨리자 깜짝 놀랐다.


남편과 손을 잡은 채 어딘가로 떠난 이민영은 아름다운 빛을 내며 춤을 추는 오로라를 목격하고는 기분 좋아했다. 병색이 완연한 이민영은 남편의 얼굴을 마주보고 환한 미소를 지었고 가만히 남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잠자는 듯 평온하게 눈을 감았다. 끝으로 오픈카로 드라이브 하는 이유리, 윤소이의 모습과 더불어 “만약에 말이야. 영혼 같은 게 있다면 나는 바람이 돼서 올게”라는 이민영의 목소리와 동시에 뒷자리에서 친구들과 함께 웃음 짓는 이민영의 모습이 뭉클한 여운을 남겼다.


무엇보다 이민영은 ‘마녀는 살아있다’에서 무심한 남편으로 인한 섭섭함과 애절하게 원했던 아이, 모두가 모른척하는 시어머니의 병간호 등 결혼을 한 아내이자 며느리의 애환과 고통을 극복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한 여자의 인생’을 현실적인 실감 연기로 녹여내 공감을 일으켰다.


또 이혼에 이르기까지의 위태로운 심정부터 분노에 치달아 터트려낸 카리스마 일갈, 아이에 대한 애틋한 모성애, 죽음을 앞둔 시한부 암환자의 고뇌에 이르기까지, 인간 본성을 극적으로 드러내는 다양한 감정들을 우수에 젖은 눈빛, 애처로운 표정으로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이민영은 “‘마녀는 살아있다’를 함께 작업하며 최선을 다해주신 스태프분들, 감독.작가님, 동료 배우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관심 가져주시고 시청해주신 시청자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촬영기간 내내, 많이 아프고 외로웠던 희수 곁에서 진정성 있는 연기로 함께 호흡해주며 뜨거운 눈물로 희수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배웅해준 김영재 배우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라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준현 텐아시아 기자 wtcloud8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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