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 17호. 오전부터 '원조 월드 스타' 배우 강수연의 빈소는 쓸쓸했다. 그의 이른 영면을 슬퍼하는 문화인들의 발길이 뜸해서가 아니다. 그녀와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는 첫 날, 수십년간 시상식에서 받았던 화려한 꽃다발 같은 화단 위에서 사진 속 그녀의 눈에는 허전함이 가득했다.
오전부터 그녀의 타계를 슬퍼하는 조화들은 줄지어 빈소로 들어왔다. 배우 안성기, 박중훈, 송강호 등의 조화가 들어온 뒤 영화배우협회는 물론 넷플렉스 등 제작 배급사들이 보낸 슬픔의 증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김부겸 국무총리,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보낸 조화도 빈소 한쪽을 채웠다. 40m 가량의 복도가 국화로 가득 차자 붙이기 시작한 조화 리본이 빈소의 벽면을 가득 채우는데는 채 2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장례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이어 연상호 감독, 넷플릭스 시리즈 '정이' 팀인 류경수, 문소리, 엄지원, 예지원, 한지일, 문근영 등도 함께했다. 또한 김혜수, 이미연, 김윤진, 윤제균 감독, 김태용 감독, 민규동 감독, 박정범 감독, 이장호 감독, 임순례 감독도 자리했다.
김동호 위원장은 최근까지 고 강수연과 관계를 이어왔다. 김 위원장은 "모든 영화인의 심정은 거의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강수연이) 갑자기 응급실로 실려 갔을 때 충격적이었고 황당한 느낌이었다. 만난 지 한 달도 채 안 됐다. 그때 점심도 같이 먹고, 커피를 마시며 장시간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오스카 4관왕,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등을 받은 봉준호 감독도 굳은 표정으로 오전 11시께 빈소를 찾았다. 1시간가량 빈소를 지킨 봉준호 감독은 "실감이 안 난다. 몇 달 전에 뵀었는데 실감이 나질 않는다. 영정 사진을 보니 영화 소품 같다"고 말했다.
임권택 감독은 아내 채령의 부축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임권택 감독은 영화 '씨받이'로 고 강수연에게 한국 배우 최초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줬다. 임권택 감독은 "내가 먼저 죽어야 하는데, 나보다 훨씬 어린 사람이 먼저 갔다. 조금 더 살면서 활동도 할 수 있는 나이인데 좀 아깝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제 입장에서는 좋은 연기자를 만난 행운 때문에 내 영화가 조금 더 빛날 수 있었다. 여러모로 감사한 배우였다"며 "(강수연은) 워낙 영리한 사람이다. 그 많은 세월을 일했음에도 영화 촬영 과정에서 지장을 주는 일이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도 고 강수연을 애도하기 위해 빈소를 방문했다. 곽신애 대표는 강수연과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영화계 관계자로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곽신애 대표는 "고 강수연 배우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건 아니다. 저와는 사소한 인연이 있다. 잡지 '키노' 창간할 때부터 강수연 배우는 대스타였기에 그때 뵀다"며 "그때부터 영화를 해오던 세대, 저를 포함해서 우리 세대들이 영화를 하는 데 있어서 늘 영화인의 기세 중심이자 여러 면에서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감사하고 애도하는 마음으로 조문했다"고 전했다. 박정자는 "아쉬운 마음이다. 영화를 사랑하고 강수연 배우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아쉬울 거라고 생각한다"며 "(고 강수연과) 딱 한 편 영화 '웨스턴 애비뉴'라는 영화를 같이 했다. 현장에서 아주 치열하게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응원하는 똑 부러진 배우였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지나치게 똑소리 나서 많이 외로웠을 것 같다. 정말 잘났다. 그게 얼마나 외로웠겠냐는 생각이 든다. 이른 나이에 가서 그게 아쉽고, 안타깝다"고 했다.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도 빈소를 찾았다. 황 장관은 "강수연 배우가 차지하고 있는 존재감이 크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 충격이 컸다. 지금보다 더 대한민국 영화사에 큰 역할을 하실 분인데 안타깝다"고 이야기했다. 강수연은 5월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통증을 호소하다 가족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관에게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병원에 옮겨진 그는 사흘째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병원으로 이송된 강수연이었지만, 5월 7일 오후 3시께 끝내 별이 되고 말았다. 고 강수연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영화인장 장례위원회 위원장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고문은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숙, 안성기, 이우석,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황기성이 맡았다.
장례위원은 강우석, 강제규, 강혜정, 권영락, 김난숙, 김한민, 김호정, 류승완, 명계남, 문성근, 문소리, 민규동, 박광수(여성영화제), 박기용, 박정범, 방은진, 배창호, 변승민, 변영주, 봉준호, 설경구, 신철, 심재명, 양익준, 예지원, 원동연, 유인택, 유지태, 윤제균, 이광국, 이용관, 이은, 이장호, 이준동, 이창동, 이현승, 전도연, 장선우, 정상진, 정우성, 주희, 차승재, 채윤희, 최동훈, 최재원, 최정화, 허문영, 허민회, 홍정인 등으로 구성됐다. 영결식은 오는 11일 오전 10시 거행될 예정이다. 발인은 영결식 직후인 11시에 진행될 예정이며, 영화진흥위원회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김동호 위원장에 따르면 장지는 용인공원 묘원이다.
1966년생인 강수연은 4살 때부터 동양 방송 전속 아역 배우로 활동을 시작했다. 1975년 영화 '핏줄'을 시작으로 '고래사냥2', '씨받이', '연산군', '감자', '아제 아제 바라아제', '그대 안의 블루', '써클', '한반도', '주리' 등에 출연했다. 또한 1971년 드라마 '똘똘이의 모험', '고교생의 일기', '하늘은 알고 있다', '여인천하', '문희', 연극 '메디아'에 출연했다. 특히 '고교생 일기'로 하이틴 스타로 자리매김했으며, 영화 '씨받이'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강수연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13년 영화 '주리' 이후로 연기 활동을 멈췄다. 연상호 감독 연출작이자 올해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정이'로 컴백을 앞두고 있었다. '정이'가 그의 유작이 됐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오전부터 그녀의 타계를 슬퍼하는 조화들은 줄지어 빈소로 들어왔다. 배우 안성기, 박중훈, 송강호 등의 조화가 들어온 뒤 영화배우협회는 물론 넷플렉스 등 제작 배급사들이 보낸 슬픔의 증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김부겸 국무총리,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보낸 조화도 빈소 한쪽을 채웠다. 40m 가량의 복도가 국화로 가득 차자 붙이기 시작한 조화 리본이 빈소의 벽면을 가득 채우는데는 채 2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장례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이어 연상호 감독, 넷플릭스 시리즈 '정이' 팀인 류경수, 문소리, 엄지원, 예지원, 한지일, 문근영 등도 함께했다. 또한 김혜수, 이미연, 김윤진, 윤제균 감독, 김태용 감독, 민규동 감독, 박정범 감독, 이장호 감독, 임순례 감독도 자리했다.
김동호 위원장은 최근까지 고 강수연과 관계를 이어왔다. 김 위원장은 "모든 영화인의 심정은 거의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강수연이) 갑자기 응급실로 실려 갔을 때 충격적이었고 황당한 느낌이었다. 만난 지 한 달도 채 안 됐다. 그때 점심도 같이 먹고, 커피를 마시며 장시간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오스카 4관왕,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등을 받은 봉준호 감독도 굳은 표정으로 오전 11시께 빈소를 찾았다. 1시간가량 빈소를 지킨 봉준호 감독은 "실감이 안 난다. 몇 달 전에 뵀었는데 실감이 나질 않는다. 영정 사진을 보니 영화 소품 같다"고 말했다.
임권택 감독은 아내 채령의 부축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임권택 감독은 영화 '씨받이'로 고 강수연에게 한국 배우 최초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줬다. 임권택 감독은 "내가 먼저 죽어야 하는데, 나보다 훨씬 어린 사람이 먼저 갔다. 조금 더 살면서 활동도 할 수 있는 나이인데 좀 아깝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제 입장에서는 좋은 연기자를 만난 행운 때문에 내 영화가 조금 더 빛날 수 있었다. 여러모로 감사한 배우였다"며 "(강수연은) 워낙 영리한 사람이다. 그 많은 세월을 일했음에도 영화 촬영 과정에서 지장을 주는 일이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도 고 강수연을 애도하기 위해 빈소를 방문했다. 곽신애 대표는 강수연과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영화계 관계자로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곽신애 대표는 "고 강수연 배우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건 아니다. 저와는 사소한 인연이 있다. 잡지 '키노' 창간할 때부터 강수연 배우는 대스타였기에 그때 뵀다"며 "그때부터 영화를 해오던 세대, 저를 포함해서 우리 세대들이 영화를 하는 데 있어서 늘 영화인의 기세 중심이자 여러 면에서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감사하고 애도하는 마음으로 조문했다"고 전했다. 박정자는 "아쉬운 마음이다. 영화를 사랑하고 강수연 배우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아쉬울 거라고 생각한다"며 "(고 강수연과) 딱 한 편 영화 '웨스턴 애비뉴'라는 영화를 같이 했다. 현장에서 아주 치열하게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응원하는 똑 부러진 배우였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지나치게 똑소리 나서 많이 외로웠을 것 같다. 정말 잘났다. 그게 얼마나 외로웠겠냐는 생각이 든다. 이른 나이에 가서 그게 아쉽고, 안타깝다"고 했다.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도 빈소를 찾았다. 황 장관은 "강수연 배우가 차지하고 있는 존재감이 크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 충격이 컸다. 지금보다 더 대한민국 영화사에 큰 역할을 하실 분인데 안타깝다"고 이야기했다. 강수연은 5월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통증을 호소하다 가족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관에게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병원에 옮겨진 그는 사흘째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병원으로 이송된 강수연이었지만, 5월 7일 오후 3시께 끝내 별이 되고 말았다. 고 강수연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영화인장 장례위원회 위원장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고문은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숙, 안성기, 이우석,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황기성이 맡았다.
장례위원은 강우석, 강제규, 강혜정, 권영락, 김난숙, 김한민, 김호정, 류승완, 명계남, 문성근, 문소리, 민규동, 박광수(여성영화제), 박기용, 박정범, 방은진, 배창호, 변승민, 변영주, 봉준호, 설경구, 신철, 심재명, 양익준, 예지원, 원동연, 유인택, 유지태, 윤제균, 이광국, 이용관, 이은, 이장호, 이준동, 이창동, 이현승, 전도연, 장선우, 정상진, 정우성, 주희, 차승재, 채윤희, 최동훈, 최재원, 최정화, 허문영, 허민회, 홍정인 등으로 구성됐다. 영결식은 오는 11일 오전 10시 거행될 예정이다. 발인은 영결식 직후인 11시에 진행될 예정이며, 영화진흥위원회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김동호 위원장에 따르면 장지는 용인공원 묘원이다.
1966년생인 강수연은 4살 때부터 동양 방송 전속 아역 배우로 활동을 시작했다. 1975년 영화 '핏줄'을 시작으로 '고래사냥2', '씨받이', '연산군', '감자', '아제 아제 바라아제', '그대 안의 블루', '써클', '한반도', '주리' 등에 출연했다. 또한 1971년 드라마 '똘똘이의 모험', '고교생의 일기', '하늘은 알고 있다', '여인천하', '문희', 연극 '메디아'에 출연했다. 특히 '고교생 일기'로 하이틴 스타로 자리매김했으며, 영화 '씨받이'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강수연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13년 영화 '주리' 이후로 연기 활동을 멈췄다. 연상호 감독 연출작이자 올해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정이'로 컴백을 앞두고 있었다. '정이'가 그의 유작이 됐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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