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해방일지’ 이민기가 개울을 가운데 둔 넓이 뛰기에 대실패하는 ‘철퍼덕 엔딩’으로 잔잔한 웃음을 선사했다.
이민기는 지난 24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연출 김석윤, 극본 박해영, 제작 스튜디오피닉스, 초록뱀미디어, JTBC스튜디오) 6회에서 뜻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지만 문득 찾아온 깨달음에 위안을 삼는가 하면, 맹렬하게 도전했지만 실패를 맛보는 새옹지마 인생을 능청스럽게 소화해내며 극의 재미를 한층 배가시켰다.
극중 염창희(이민기)는 담당하고 있는 편의점 중 점주의 은퇴로 월 천만 원씩 수익이 나오는 곳을 인수할 기회를 얻은 상태. 눈앞에 있는 좋은 매물에 욕심도 나고 애가 타던 염창희는 수백번 고민하다가 아버지 염제호(천호진)에게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하고 싶으면 스스로 돈을 만들어서 하라는 답변, 뿐만 아니라 어머니 곽혜숙(이경성)은 아버지와 이혼하고 그 돈으로 하게 해 줄게라며 속상한 마음에 더욱더 불을 지폈다.
더욱이 다음날 염창희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회사에서 염창희 옆자리에 앉아 지나친 정보 전달과 유언비어로 2년간 영혼을 갉아먹고 있는 회사 선배 아버지가 해당 편의점 계약을 마친 것. 아버지가 계약하실 줄은 몰랐다고 펄쩍 뛰는 회사 선배 앞에서 할 말을 잃은 염창희는 회사에서 나와 ATM 기기 부스에서 지현아(전혜진)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 선배를 세상 제일 사랑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서 망쳐 놓겠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그러나 몇 시간이 지나 커피숍에 앉아 지현아를 기다리고 있는 염창희의 얼굴에서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풍겼다. 이때 도착한 지현아가 당장 회사 선배를 불러 한마디 한다고 하자 먼저 자랑거리를 들어보라고 한 염창희는 좀 전 ATM 기기 부스에서 열통 터져 죽겠는데 오늘따라 사람들이 전부 신경에 거슬렸고, 아니나 다를까 자신의 차례에서 어떤 아저씨가 먼저 돈을 뽑고 싶다고 해 성질이 폭발하려 했지만 애써 양보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그 아저씨가 급히 나가서 우연히 통장 상태를 보게 됐는데 잔액이 부족해 5만원도 인출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을 인지한 순간 양보하길 잘했다며 온종일 쌓였던 화가 풀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염창희는 자신의 팔자는 여러 사람을 촉촉하게 적시는 가랑비 같은 팔자라는 정의를 내리면서 스스로를 위안했다.
그런가 하면 또다시 반복되는 일상으로 돌아간 염창희는 밭일을 하다가 잠시 쉬던 중 구씨(손석구)가 성공한 넓이 뛰기에 도전했다. 구씨에게 팁까지 받으며 가뿐하게 건널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 염창희는 전속력으로 비장하게 뛰어올랐지만 개울 수풀 사이에 내동댕이쳐진 ‘철퍼덕 엔딩’ 장식하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염창희의 새옹지마 가랑비 인생사가 앞으로 어떤 전개를 펼쳐낼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한편 이민기가 출연 중인 ‘나의 해방일지’는 매주 토, 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이준현 텐아시아 기자 wtcloud8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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