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도시 건달들의 누아르 '뜨거운 피' 주연
"머리 아닌 가슴으로 선택한 작품"
"사투리 연기는 내 장기"
"투자 난항·원톱 주연으로서 부담감도"
"잠도 편히 못 자"
"머리 아닌 가슴으로 선택한 작품"
"사투리 연기는 내 장기"
"투자 난항·원톱 주연으로서 부담감도"
"잠도 편히 못 자"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선택한 작품이었습니다. 본능적으로 이 시나리오에 이끌렸어요."
배우 정우가 영화 '뜨거운 피'로 정통 누아르에 첫 도전했다. '뜨거운 피'는 항구도시 변두리의 작은 포구 구암을 둘러싼 밑바닥 건달들의 세력 다툼을 그리는 작품이다. 정우는 만리장 호텔의 지배인이자 구암을 장악하고 있는 조직의 중간 간부 희수 역을 맡았다. 정우는 "제가 누아르 장르를 한 번도 해보지 못했어요. 정우 표 누아르가 어떻게 나올지, 또 제가 '뜨거운 피' 희수를 표현하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고 밝혔다. 또한 "특히나 한 인물의 서사를 그리는 부분이 매력적이고 와닿았다.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는 작품일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정우는 영화 '바람', '이웃사촌', 드라마 '응답하라 1994' 등에 이어 또 한 번 감칠맛 나는 부산 사투리 연기를 선보인다. 사투리로 인해 캐릭터 중복이 우려될 법도 하지만 "배경이 부산이고 부산 사투리를 써서 제가 보여줬던 기존 모습들을 반복하는 게 아닐지, 전형적인 작품이 되는 건 아닐지 의문스러웠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고 전형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직도 제가 보여주지 않은 재료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투리라는 건 특유의 억양, 뉘앙스가 묻어있는 건데, 지금은 제 장점, 장기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더 좋아해주시니 연기하는 데 힘이 나고, 이번에는 내 장기를 어떻게 발휘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들어요. 사투리의 억양이 비슷하더라도 그걸로 전달되는 캐릭터의 감정은 전혀 다르니 다 다른 캐릭터라고 생각할 겁니다. 예전에 했던 것과 비슷한 캐릭터, 비슷한 장르라면 부담스러울 순 있겠지만 사투리를 이유로 작품 선택에 제약을 두진 않아요." 정우는 이번 작품에서 밑바닥 인생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건달 희수의 처절함과 애초로움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정우는 "희수라는 인물은 시나리오의 텍스트로 보는데도 바다 내음이 났다"고 말했다.
"누아르라는 장르라고 해서 꼭 무겁고 진지하게만 그리는 게 아니라, 일상적이면서 평범한 인간이 주변의 환경 혹은 주변의 배신과 음모로 인해 점점 괴물로 변해가는 모습에 중점을 뒀어요. 제작진은 술과 담배에 쩔어있는 희수의 모습을 원했어요. 그렇지만 저는 푸석푸석해 보이고 싶진 않았죠. 저는 희수가 좀 더 섹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조금은 유머가 섞여있는 캐릭터가 후반부 감정이 치닫는 장면으로 갈 때 그 감정의 증폭이 더 극대화되어 느껴질 것 같았거든요." 정우는 "면도도 거의 안 했다"며 희수를 이해하고 몰입할수록 "잠도 편히 자지 못했다"고 했다. 희수가 가진 쓸쓸함과 그로 인해 느끼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원톱 주연으로서 부담감과 책임감도 컸다.
"희수의 눈은 처음부터 끝까지 충혈돼 있어요. 맑은 눈이 없죠. 컨디션이 좋은 날은 오히려 불안했어요. 이 눈으로 연기하면 장면 연결이 튈 텐데 싶어서죠. 볼도 항상 홀쪽해야 했어요. 그래서 전날 편안하게 라면 한 그릇도 제대로 못 먹었죠. 촬영장에서 모니터할 때 홀쭉한 제 얼굴, 충혈된 눈을 보면 안심됐고 컨디션이 좋은 얼굴을 보면 오히려 속상했어요. 주변에선 숙소 골방에 갇혀 대본만 보지 말고 나가서 바람도 쐬고 하랬는데, 사실 우리 영화가 예산이 그렇게 적은 편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영화를 진행하면서 투자에 난항을 겪기도 했죠. 영화가 어렵게 투자되고 진행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잘해내고자 하는 열망이 끌어 올라와 있었어. 주연배우로서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게 예의이자 의무잖아요."
정우는 '뜨거운 피'가 유독 성장통을 겪게 한 작품이라고 했다. "많은 분들은 '바람', '응답하라 1994'를 기억해주시는데, 제게는 '스페어', '이웃사촌'이 성장통을 준 작품이었어요. 그리고 저에게 가장 큰 성장통을 안겨준 작품이 '뜨거운 피'입니다. 희수의 쓸쓸함과 치열함을 혼자 감당해야 했어요. 제가 20년 넘게 배우 생활을 하며 연기에 익숙해진 점도 있는데, 익숙함으로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작품으로는 어떻게 날 것의 연기를 보여줄지에 집중했어요. 많은 준비를 해와서 연기하는 경우, 준비한 걸 다 지우고 현장에서 즉흥적, 본능적으로 연기하는 경우, 혹은 그 중간점을 찾아서 연기하는 경우, 작품마다 달라요. 이 작품은 반반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여러 점에서 저를 성장시켜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배우 정우가 영화 '뜨거운 피'로 정통 누아르에 첫 도전했다. '뜨거운 피'는 항구도시 변두리의 작은 포구 구암을 둘러싼 밑바닥 건달들의 세력 다툼을 그리는 작품이다. 정우는 만리장 호텔의 지배인이자 구암을 장악하고 있는 조직의 중간 간부 희수 역을 맡았다. 정우는 "제가 누아르 장르를 한 번도 해보지 못했어요. 정우 표 누아르가 어떻게 나올지, 또 제가 '뜨거운 피' 희수를 표현하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고 밝혔다. 또한 "특히나 한 인물의 서사를 그리는 부분이 매력적이고 와닿았다.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는 작품일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정우는 영화 '바람', '이웃사촌', 드라마 '응답하라 1994' 등에 이어 또 한 번 감칠맛 나는 부산 사투리 연기를 선보인다. 사투리로 인해 캐릭터 중복이 우려될 법도 하지만 "배경이 부산이고 부산 사투리를 써서 제가 보여줬던 기존 모습들을 반복하는 게 아닐지, 전형적인 작품이 되는 건 아닐지 의문스러웠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고 전형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직도 제가 보여주지 않은 재료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투리라는 건 특유의 억양, 뉘앙스가 묻어있는 건데, 지금은 제 장점, 장기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더 좋아해주시니 연기하는 데 힘이 나고, 이번에는 내 장기를 어떻게 발휘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들어요. 사투리의 억양이 비슷하더라도 그걸로 전달되는 캐릭터의 감정은 전혀 다르니 다 다른 캐릭터라고 생각할 겁니다. 예전에 했던 것과 비슷한 캐릭터, 비슷한 장르라면 부담스러울 순 있겠지만 사투리를 이유로 작품 선택에 제약을 두진 않아요." 정우는 이번 작품에서 밑바닥 인생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건달 희수의 처절함과 애초로움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정우는 "희수라는 인물은 시나리오의 텍스트로 보는데도 바다 내음이 났다"고 말했다.
"누아르라는 장르라고 해서 꼭 무겁고 진지하게만 그리는 게 아니라, 일상적이면서 평범한 인간이 주변의 환경 혹은 주변의 배신과 음모로 인해 점점 괴물로 변해가는 모습에 중점을 뒀어요. 제작진은 술과 담배에 쩔어있는 희수의 모습을 원했어요. 그렇지만 저는 푸석푸석해 보이고 싶진 않았죠. 저는 희수가 좀 더 섹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조금은 유머가 섞여있는 캐릭터가 후반부 감정이 치닫는 장면으로 갈 때 그 감정의 증폭이 더 극대화되어 느껴질 것 같았거든요." 정우는 "면도도 거의 안 했다"며 희수를 이해하고 몰입할수록 "잠도 편히 자지 못했다"고 했다. 희수가 가진 쓸쓸함과 그로 인해 느끼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원톱 주연으로서 부담감과 책임감도 컸다.
"희수의 눈은 처음부터 끝까지 충혈돼 있어요. 맑은 눈이 없죠. 컨디션이 좋은 날은 오히려 불안했어요. 이 눈으로 연기하면 장면 연결이 튈 텐데 싶어서죠. 볼도 항상 홀쪽해야 했어요. 그래서 전날 편안하게 라면 한 그릇도 제대로 못 먹었죠. 촬영장에서 모니터할 때 홀쭉한 제 얼굴, 충혈된 눈을 보면 안심됐고 컨디션이 좋은 얼굴을 보면 오히려 속상했어요. 주변에선 숙소 골방에 갇혀 대본만 보지 말고 나가서 바람도 쐬고 하랬는데, 사실 우리 영화가 예산이 그렇게 적은 편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영화를 진행하면서 투자에 난항을 겪기도 했죠. 영화가 어렵게 투자되고 진행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잘해내고자 하는 열망이 끌어 올라와 있었어. 주연배우로서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게 예의이자 의무잖아요."
정우는 '뜨거운 피'가 유독 성장통을 겪게 한 작품이라고 했다. "많은 분들은 '바람', '응답하라 1994'를 기억해주시는데, 제게는 '스페어', '이웃사촌'이 성장통을 준 작품이었어요. 그리고 저에게 가장 큰 성장통을 안겨준 작품이 '뜨거운 피'입니다. 희수의 쓸쓸함과 치열함을 혼자 감당해야 했어요. 제가 20년 넘게 배우 생활을 하며 연기에 익숙해진 점도 있는데, 익숙함으로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작품으로는 어떻게 날 것의 연기를 보여줄지에 집중했어요. 많은 준비를 해와서 연기하는 경우, 준비한 걸 다 지우고 현장에서 즉흥적, 본능적으로 연기하는 경우, 혹은 그 중간점을 찾아서 연기하는 경우, 작품마다 달라요. 이 작품은 반반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여러 점에서 저를 성장시켜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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