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한 천재 수학자役 맡은 최민식
김동휘 "최민식 앞에서 미천한 연기, 떨렸다"
박병은 "대선배부터 신예까지, 배우 스펙트럼과 조화 뛰어나"
박해준 "'민식앓이' 중 만난 작품"
조윤서 "피아노 못 치는데 캐스팅 욕심에 베토벤 친다고 거짓말"
김동휘 "최민식 앞에서 미천한 연기, 떨렸다"
박병은 "대선배부터 신예까지, 배우 스펙트럼과 조화 뛰어나"
박해준 "'민식앓이' 중 만난 작품"
조윤서 "피아노 못 치는데 캐스팅 욕심에 베토벤 친다고 거짓말"
배우 최민식이 수많은 이들에게 좌절을 안기는 수학으로 위로를 건네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들고 돌아왔다.
15일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박동훈 감독과 배우 최민식, 김동휘, 박병은, 박해준, 조윤서가 참석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박동훈 감독은 "첫인상은 예의바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한 장면이 떠올랐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한 아이가 있고, 그 아이의 부모 혹은 어른이 '네가 노력이 부족해서 이렇게 된 것'이라고 다그치는 게 아니라 그 아이가 좋아하는 다과를 정성스럽게 차려놓고 그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존중하며 듣는 태도다. 그러면서 어른의 의견도 예의바르고 친절하게 얘기하는 반듯함이 머릿속에 떠올라서 기분 좋았다"고 연출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박동훈 감독은 "'수포자', 'N포 세대'라는 포기에 관한 신조어가 생성되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다. 제목을 보고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릴 텐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작가가 실제 수학자이자 수학 교수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면 토끼도 만나고 탐험을 하지 않나. 우리 영화에서도 신비한 모험을 우리 영화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중의적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동훈 감독은 "수학이 딱딱하지 않고 우리 주변에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하며 수학적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자문을 충분히 받았다. 작은 오류도 허용돼선 안 되기 때문에 촬영 현장에는 언제나 전문가 분이 계셨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대한민국 상위 1% 자사고인 동훈고등학교의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 역을 맡았다. 최민식은 "촬영했던 영화를 뒤늦게나마 선보이게 돼 기쁘다. 크랭크업한 지 2년 정도 됐다. 오랜만에 (여러 출연자들을) 보니 예비군 훈련장에 와있는 것 같기도 하고 반갑다"고 인사했다.
최민식은 출연 결심한 이유가 "여러 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굿 윌 헌팅'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우리도 여러 가지 학원 드라마가 있는데 학원에 국한되지 않은 드라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만나게 된 거다"고 말했다. 이어 "박동훈 감독과 처음 만났는데 너무 낯익더라. '은하철도 999'의 철이였다. 소년 같고 맑았다. 수줍음도 많았다"며 "저는 박동훈 감독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는데 시나리오를 보고 이 감독이 무엇을 얘기하려는지 느껴졌다"고 전했다.
최민식은 캐릭터에 대해 "어떤 한 분야에 너무 많은 애정을 갖고 살아온 사람이다. 그 능력이 타인들이 볼 때 출중하다고 해서 '천재'라는 별명도 붙었다. 외골수로 살아오고 수학 학문에 대한 애정이 지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사람이 학자로서 나래를 펼치지 못하고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억압 속에서 남한으로 탈출했는데, 남한에서도 자기가 (이상을) 펼칠 수 없는 환경에 봉착하게 된다. 시련과 시련을 거듭한 천재 능력자다. 그런 모습을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천재의 마음을 내가 어떻게 이해하겠나.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됐을 때 안타까움, 그건 이해가 되더라"며 캐릭터의 심리에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밝혔다. 김동휘는 명문 자사고 동훈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수포자' 한지우를 연기했다. 25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김동휘는 "오디션을 봤다. (최민식) 선배님도 계셨다. 제가 스크린에서만 봤던 분을 보니 너무 떨렸다. 선배님에게 제 미천한 연기를 보여줘야 하니 떨렸다"며 오디션 때를 떠올렸다.
박동훈 감독은 "김동휘는 한지우 그 자체였다"며 "지정 대본이 있었는데 자기식대로 수정을 해왔더라.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논리적으로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최민식은 "처음 본 게 오디션 현장이었다. 깨끗한데 힘들어보이는 느낌이었다. 우리가 찾고자 하는 지우의 느낌이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이어 "현장에 들어가서 얼마나 많은 부담이 있었겠나. 저를 비롯해 선배 배우들, 스태프들이 있는데 장편영화의 메인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는데, 진중한 모습에 믿음이 갔다. 어떻게 첫술부터 배부르겠나. 하지만 가능성이 보이고 점점 한지우 캐릭터에 녹아드는 모습에 뿌듯했다"며 칭찬했다.
김동휘는 최민식의 배려와 응원에 힘을 얻었던 일화를 전했다. 그는 "첫 촬영을 전주에서 했는데, 당시 선배님이 '천문' 개봉으로 인해 바쁘실 때였다. 그런데 혼자 운전해서 전주에 오셨다. 제 첫 촬영을 보고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신 게 힘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최민식은 "비빔밥 생각나서 갔다"며 쑥스러워했다. 박병은은 입시 성과 중심의 담임이자 수학 교사 김근호로 분했다. 박병은은 "대선배인 최민식 선배님과 이제 영화에 입문하는 후배들, 그리고 중년의 배우들까지 배우의 스펙트럼과 조화들이 뛰어난 영화 같다. 관심 가져준다면 실망시키지 않을 영화가 될 것"이라고 소개해 기대감을 높였다.
박병은은 "사람들이 보통 수학을 안 좋아하지 않나. 그래서 수학을 소재로 한 영화가 무슨 내용일까 궁금했다. 수학이 어렵고 딱딱하다고 생각하는데, 영화에서 수학은 매개체다. 주인공들의 우정, 사랑으로 풀어가게 되는 과정이 좋았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박병은은 "담임이자 수학 교수인데 제 수학 실력은 '0'이다. 스승과 제자보다는 파트너십으로 가는 집단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유튜브에 있는 수학 선생님들 강의를 찾아봤다.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선생님들 모습이나 말투 같은 걸 봤다. 친구처럼 하더라. 선생님 그림자도 밟지 않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 파트너십이 있더라. 그렇게 다가가서 캐릭터를 잘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해준은 새터민 지원본부의 지부장이자 학문의 자유를 찾아 탈북한 이학성의 유일한 벗 안기철을 연기했다. 박해준은 "한참 피 터지는 작품들을 하고 있었고, '침묵' 이후에 '민식앓이'를 하던 차여서 선배님이 뭘 하시는 궁금했다. 그러던 차에 작품을 만나게 됐다. 작품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에 박병은은 박해준 못지않게 '민식앓이'를 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박병은은 "'특별시민' 때 같이 출연했지만 함께하는 장면이 적었다. 이번에는 대기하는 곳에서 선배님과 컵라면 하나 먹으며 살아온 얘기 듣는 거 자체가 영광이었고 즐거웠다. 그런 순간이 너무 좋았고, 이런 순간들이 또 다른 작품에서 진하게 연기하고 싶다는 감정이 생겼다. 저는 항상 '앓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나는 너의 낚시바늘에 코가 끼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맛깔스럽게 연기하는 배우다. 동료배우로서 항상 감탄한다"며 화답했다. 조윤서는 한지우의 유일한 친구이자 피아노를 좋아하는 학생 박보람 역으로 출연한다. 조윤서는 "저한테 이 영화는 선물 같이 왔던 영화다. 힘든 시기에 관객들에게도 따뜻한 선물 같은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디션으로 발탁된 조윤서는 "그 날 오디션장을 나오자마자 바로 하자고 하셨다.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최민식 선배님과 함께한다는 게 벅찼다. 또 이렇게 따뜻하고 감동이 있는 영화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설레고 떨렸다. 누를 끼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했다"고 전했다.
박동훈 감독은 "보람 역은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라서 캐스팅 난항을 겪고 있었는데 조윤서 씨가 '뿅' 나타났다. 바로 결정했다"며 배우를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조윤서는 박보람 캐릭터에 대해 "대본을 보고 정의롭고 똑 부러지는 친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람 역을 너무 하고 싶은 마음에 피아노를 못 치는데 피아노를 칠 줄 안다고 거짓말했다. 오디션장에서 감독님이 피아노를 칠 줄 아냐는 질문에 베토벤, 쇼팽도 친다고 했다. 사실 제가 악보를 볼 줄도 모른다. 악보를 받자마자 손가락 번호를 다 써서 통째로 다 외웠다. 결국 쳤다. 하루에 6~7시간씩 쳤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최민식은 "딱딱한 수학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수학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맺어진 인연들이 세상에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다. 요즘처럼 힘들고 지친 시대를 살아가며 관객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하는 소박한 마음을 담았다"며 관람을 부탁했다. 조윤서는 "이상한 영화다. 수학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수학으로 위로 받는 영화다. 단언컨대 영화를 보고 극장 문을 나설 때 예쁜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을 느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동훈 감독은 "경쾌하고 우직한 영화다. 맨 마지막에는 음악 콘서트장에 가서 앵콜송을 듣는 기분을 느낄 것이라 예상한다. 수학이라고 해서 어려운 영화가 아니다. '수포자' 감독이 만든 영화니 안심하고 와도 된다"며 유쾌함을 자아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오는 3월 9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15일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박동훈 감독과 배우 최민식, 김동휘, 박병은, 박해준, 조윤서가 참석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박동훈 감독은 "첫인상은 예의바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한 장면이 떠올랐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한 아이가 있고, 그 아이의 부모 혹은 어른이 '네가 노력이 부족해서 이렇게 된 것'이라고 다그치는 게 아니라 그 아이가 좋아하는 다과를 정성스럽게 차려놓고 그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존중하며 듣는 태도다. 그러면서 어른의 의견도 예의바르고 친절하게 얘기하는 반듯함이 머릿속에 떠올라서 기분 좋았다"고 연출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박동훈 감독은 "'수포자', 'N포 세대'라는 포기에 관한 신조어가 생성되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다. 제목을 보고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릴 텐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작가가 실제 수학자이자 수학 교수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면 토끼도 만나고 탐험을 하지 않나. 우리 영화에서도 신비한 모험을 우리 영화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중의적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동훈 감독은 "수학이 딱딱하지 않고 우리 주변에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하며 수학적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자문을 충분히 받았다. 작은 오류도 허용돼선 안 되기 때문에 촬영 현장에는 언제나 전문가 분이 계셨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대한민국 상위 1% 자사고인 동훈고등학교의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 역을 맡았다. 최민식은 "촬영했던 영화를 뒤늦게나마 선보이게 돼 기쁘다. 크랭크업한 지 2년 정도 됐다. 오랜만에 (여러 출연자들을) 보니 예비군 훈련장에 와있는 것 같기도 하고 반갑다"고 인사했다.
최민식은 출연 결심한 이유가 "여러 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굿 윌 헌팅'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우리도 여러 가지 학원 드라마가 있는데 학원에 국한되지 않은 드라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만나게 된 거다"고 말했다. 이어 "박동훈 감독과 처음 만났는데 너무 낯익더라. '은하철도 999'의 철이였다. 소년 같고 맑았다. 수줍음도 많았다"며 "저는 박동훈 감독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는데 시나리오를 보고 이 감독이 무엇을 얘기하려는지 느껴졌다"고 전했다.
최민식은 캐릭터에 대해 "어떤 한 분야에 너무 많은 애정을 갖고 살아온 사람이다. 그 능력이 타인들이 볼 때 출중하다고 해서 '천재'라는 별명도 붙었다. 외골수로 살아오고 수학 학문에 대한 애정이 지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사람이 학자로서 나래를 펼치지 못하고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억압 속에서 남한으로 탈출했는데, 남한에서도 자기가 (이상을) 펼칠 수 없는 환경에 봉착하게 된다. 시련과 시련을 거듭한 천재 능력자다. 그런 모습을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천재의 마음을 내가 어떻게 이해하겠나.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됐을 때 안타까움, 그건 이해가 되더라"며 캐릭터의 심리에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밝혔다. 김동휘는 명문 자사고 동훈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수포자' 한지우를 연기했다. 25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김동휘는 "오디션을 봤다. (최민식) 선배님도 계셨다. 제가 스크린에서만 봤던 분을 보니 너무 떨렸다. 선배님에게 제 미천한 연기를 보여줘야 하니 떨렸다"며 오디션 때를 떠올렸다.
박동훈 감독은 "김동휘는 한지우 그 자체였다"며 "지정 대본이 있었는데 자기식대로 수정을 해왔더라.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논리적으로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최민식은 "처음 본 게 오디션 현장이었다. 깨끗한데 힘들어보이는 느낌이었다. 우리가 찾고자 하는 지우의 느낌이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이어 "현장에 들어가서 얼마나 많은 부담이 있었겠나. 저를 비롯해 선배 배우들, 스태프들이 있는데 장편영화의 메인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는데, 진중한 모습에 믿음이 갔다. 어떻게 첫술부터 배부르겠나. 하지만 가능성이 보이고 점점 한지우 캐릭터에 녹아드는 모습에 뿌듯했다"며 칭찬했다.
김동휘는 최민식의 배려와 응원에 힘을 얻었던 일화를 전했다. 그는 "첫 촬영을 전주에서 했는데, 당시 선배님이 '천문' 개봉으로 인해 바쁘실 때였다. 그런데 혼자 운전해서 전주에 오셨다. 제 첫 촬영을 보고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신 게 힘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최민식은 "비빔밥 생각나서 갔다"며 쑥스러워했다. 박병은은 입시 성과 중심의 담임이자 수학 교사 김근호로 분했다. 박병은은 "대선배인 최민식 선배님과 이제 영화에 입문하는 후배들, 그리고 중년의 배우들까지 배우의 스펙트럼과 조화들이 뛰어난 영화 같다. 관심 가져준다면 실망시키지 않을 영화가 될 것"이라고 소개해 기대감을 높였다.
박병은은 "사람들이 보통 수학을 안 좋아하지 않나. 그래서 수학을 소재로 한 영화가 무슨 내용일까 궁금했다. 수학이 어렵고 딱딱하다고 생각하는데, 영화에서 수학은 매개체다. 주인공들의 우정, 사랑으로 풀어가게 되는 과정이 좋았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박병은은 "담임이자 수학 교수인데 제 수학 실력은 '0'이다. 스승과 제자보다는 파트너십으로 가는 집단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유튜브에 있는 수학 선생님들 강의를 찾아봤다.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선생님들 모습이나 말투 같은 걸 봤다. 친구처럼 하더라. 선생님 그림자도 밟지 않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 파트너십이 있더라. 그렇게 다가가서 캐릭터를 잘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해준은 새터민 지원본부의 지부장이자 학문의 자유를 찾아 탈북한 이학성의 유일한 벗 안기철을 연기했다. 박해준은 "한참 피 터지는 작품들을 하고 있었고, '침묵' 이후에 '민식앓이'를 하던 차여서 선배님이 뭘 하시는 궁금했다. 그러던 차에 작품을 만나게 됐다. 작품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에 박병은은 박해준 못지않게 '민식앓이'를 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박병은은 "'특별시민' 때 같이 출연했지만 함께하는 장면이 적었다. 이번에는 대기하는 곳에서 선배님과 컵라면 하나 먹으며 살아온 얘기 듣는 거 자체가 영광이었고 즐거웠다. 그런 순간이 너무 좋았고, 이런 순간들이 또 다른 작품에서 진하게 연기하고 싶다는 감정이 생겼다. 저는 항상 '앓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나는 너의 낚시바늘에 코가 끼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맛깔스럽게 연기하는 배우다. 동료배우로서 항상 감탄한다"며 화답했다. 조윤서는 한지우의 유일한 친구이자 피아노를 좋아하는 학생 박보람 역으로 출연한다. 조윤서는 "저한테 이 영화는 선물 같이 왔던 영화다. 힘든 시기에 관객들에게도 따뜻한 선물 같은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디션으로 발탁된 조윤서는 "그 날 오디션장을 나오자마자 바로 하자고 하셨다.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최민식 선배님과 함께한다는 게 벅찼다. 또 이렇게 따뜻하고 감동이 있는 영화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설레고 떨렸다. 누를 끼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했다"고 전했다.
박동훈 감독은 "보람 역은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라서 캐스팅 난항을 겪고 있었는데 조윤서 씨가 '뿅' 나타났다. 바로 결정했다"며 배우를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조윤서는 박보람 캐릭터에 대해 "대본을 보고 정의롭고 똑 부러지는 친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람 역을 너무 하고 싶은 마음에 피아노를 못 치는데 피아노를 칠 줄 안다고 거짓말했다. 오디션장에서 감독님이 피아노를 칠 줄 아냐는 질문에 베토벤, 쇼팽도 친다고 했다. 사실 제가 악보를 볼 줄도 모른다. 악보를 받자마자 손가락 번호를 다 써서 통째로 다 외웠다. 결국 쳤다. 하루에 6~7시간씩 쳤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최민식은 "딱딱한 수학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수학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맺어진 인연들이 세상에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다. 요즘처럼 힘들고 지친 시대를 살아가며 관객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하는 소박한 마음을 담았다"며 관람을 부탁했다. 조윤서는 "이상한 영화다. 수학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수학으로 위로 받는 영화다. 단언컨대 영화를 보고 극장 문을 나설 때 예쁜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을 느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동훈 감독은 "경쾌하고 우직한 영화다. 맨 마지막에는 음악 콘서트장에 가서 앵콜송을 듣는 기분을 느낄 것이라 예상한다. 수학이라고 해서 어려운 영화가 아니다. '수포자' 감독이 만든 영화니 안심하고 와도 된다"며 유쾌함을 자아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오는 3월 9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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