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국민가수' 우승자 박창근 인터뷰
박창근 /사진제공=n.CH엔터테인먼트, TV조선
박창근 /사진제공=n.CH엔터테인먼트, TV조선
"우승 상금 3억 원은 아직 받지 못했어요. 언제 받을지 아직 몰라요. 하하. 현실적으로 빚을 좀 갚고 집에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여태껏 제가 음악으로는 베풀었지만, 주변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은 게 더 많아요. 이제는 받았던 지원에 대한 마음을 드리고 싶어요."

포크 외길을 걸어온 가수 박창근(49)이 무명 생활을 딛고 제1대 국민가수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TV조선 예능 '내일은 국민가수(이하 국민가수)'를 통해 국민가수 자리에 오른 것. 그는 상금 3억 원과 황금 트로피 그리고 건강 의료기, 화장품 등을 부상으로 받았다. 그러나 아직 우승 상금 3억 원을 받지 못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국민가수'는 나이와 장르, 국적, 성별을 불문하고 노래를 사랑하고 무대에 대한 갈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초대형 대국민 희망 프로젝트 오디션. 10월 7일 첫 방송 후 3개월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미션을 통해 우승자가 가려졌고, TOP 10이 발표됐다.

'국민가수' TOP 10 박창근, 김동현, 이솔로몬, 박장현, 이병찬, 고은성, 손진욱, 조연호, 김희석, 김영흠은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n CH엔터테인먼트 연습실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TOP 10은 이 자리를 통해 '국민가수'가 끝난 뒤 근황을 시작으로 자신의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국민가수' 경연이 끝난 뒤 만난 TOP 10은 한껏 밝은 표정이었다. 경연이 끝난 후 편하게 쉴 수 있을 거로 생각했던 이들이었으나 그다음 일정인 '갈라쇼'를 준비하고 있다. 경연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우승자인 박창근은 "여태껏 우승하리라 생각을 못 했다. 사실 1회전 마스터 예심 뒤 아름답게 퇴장하는 캐릭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우승 소감으로 '좋아요'라고 하면 이상하지 않나. 사실 저는 여기 있는 친구들(TOP 10) 모두가 우승해도 전혀 이변이 없다는 생각을 아직도 하고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23년간 노래라는 길을 꾸준히, 묵묵히 걸어왔다고 소개한 박창근이다. 그는 1993년 4인조 포크 그룹으로 데뷔해 1999년 솔로 1집 앨범 '안티 미토스(Anti Mythos)'를 발매했다. 밴드 가객의 보컬로 활동했던 박창근은 2005년까지 동대구역 앞 등에서 길거리 공연을 이어왔다. 통기타와 하모니카를 통해 포크 가수라는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박창근 /사진=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 방송화면 캡처
박창근 /사진=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 방송화면 캡처
국민가수가 되기까지 기나긴 무명 시간을 겪은 박창근. 긴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줬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자존감이 아닐까 싶다. 음악과 미술 같은 예술 계통은 사회 활동에 있어서 '긍정적인 부분, 삶의 질을 담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그 자존감이 저를 유지할 수 있었던 매개였다. 물론 주변 분들의 도움도 분명히 있었다. 초청 공연 위주로 하는 저를 알아봐 주시는 마니아분들 덕분에 어려웠으나 생존이 됐다"고 말했다.

'국민가수' 최종회에서 박창근은 어머니에게 보내는 자작곡인 '엄마'를 선곡했다. 다른 이들은 방탄소년단의 'DNA', 거미의 '어른아이', SG워너비의 '살다가', 정준일의 '첫눈', 임재범의 '이 또한 지나가리라', 허각의 '나를 사랑했던 사람아'를 불렀다. 대중가요를 선택한 이들과 다르게 자작곡을 선택한 박창근이었다. '엄마'는 2015년 발표한 정규 4집 앨범 속 수록곡이다.

박창근은 "경연대회라면 뭐랄까 파워풀한 선곡이 필요하지 않나. 이런 요구 아닌 요구를 받았던 저희였다. 저는 '국민가수' 마지막 무대를 다른 의미로 준비를 했었다. 그래서 보시는 분들이 '저 친구는 어떤 생각으로 하는 것인지?'라는 의아심을 가졌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알고 보니 박창근은 무대 위에서 감정이 복받쳤다고. 박장현은 "형이 저한테 이야기하기를 무대 위에서 감정이 복받쳤다고 했다. 노래를 전달할 수 있게 불렀어야 했는데 감정이 많이 올라온 것 같았다고 하더라"고 했다. 박창근은 "선곡에서 그랬던 것 같다. 저는 '국민가수' 시작과 끝을 동일하게 갔다. 어머니에게 생신 선물을 주기 위해 출연 결심을 했다. 마지막은 우리 모두 기억하는 엄마의 삶에 대해 전하고 싶었다. 엄마에 관한 생각으로 마무리를 짓자고 생각했다. 물론 경연답지 않을지라도 저는 그렇게 노래하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박창근은 '국민가수'에 도전하기 전과 우승 후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주로 마니아층의 아웃사이더 가수였다. 지금은 폭넓게 다가오는 팬분들이 계신다. 요즘 저의 영향력을 사회에 더 좋은 방향으로 영향력을 펼치며 활동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그 생각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제1대 국민가수가 된 박창근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3억 원이다. 박창근은 "상금을 언제 받는지 모른다"며 웃었다. 우승 상금으로 무엇을 하고 싶느냐는 물음에 그는 "현실적으로 돌아가서 빚을 좀 갚고 집에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장 큰 건 여태껏 음악으로는 베풀었지만 (주변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은 게 더 많다. 이를 주변에 보답하는 마음을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또한 "약속한 게 또 있다. 멤버들(TOP 10)에게 선물 하나씩 사주기로 했다.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돈이 남아야 할 텐데 아껴서 해보겠다"고 덧붙여 TOP 10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인터뷰②로 이어짐.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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