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리듬파워≫

블랙핑크 지수, '설강화'로 발연기 지적
'설강화' 역사 왜곡 논란에 묻힌 연기력
사라진 '아이돌 발연기' 부활
사진제공=JTBC '설강화'
사진제공=JTBC '설강화'
≪우빈의 리듬파워≫

목요일 아침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지금처럼 가수와 배우의 경계선이 허물어지기 전, 아이돌 멤버를 드라마에 캐스팅 하는 건 도박과 같았다. 연기를 잘해낸다고 '대박'이 나는 건 아니지만 연기를 못하면 으레 '발연기 논란'이 따라 붙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소속사의 지원과 개인의 노력으로 어느정도 실력을 올려놓은 상태로 연기에 도전한다. '아이돌=발연기'라는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호흡부터 발성, 표정, 발음 고된 트레이닝에 임한다. 그 결과 연기돌 수식어가 붙기도 하고 연기자로 각인된 아이돌도 생겼다.

드라마와 영화에 아이돌이 출연하는 게 흔해져 기획사들도 아이돌을 양성할 때 춤,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를 가르치는 것도 필수가 됐다.

그래서 꽤 오랫동안 연기가 형편없는 아이돌을 보지 못했다. 발연기 아이돌에게 비판을 할 일도 없었다. 그룹 블랙핑크의 지수가 JTBC 드라마 '설강화'에 출연하기 전까진.
사진제공=JTBC '설강화'
사진제공=JTBC '설강화'
지수의 연기는 총체적난국이다. 연기의 기본은 발성과 발음. 특히나 지수는 비음이 섞인 목소리라 특유의 답답함이 있어 발성에 더 신경을 써야했다.

그러나 지수는 기본적인 발성과 발음 교정도 하지 않은 듯했다. 감정이 조금만 실려도 발음이 뭉개졌다. 발음이 엉망이니 당연히 대사는 들리지 않았고, 한국인이지만 자막이 필요하다는 웃을 수 없는 반응도 나왔다.

발성과 발음뿐만 아니라 표정 연기와 몸쓰는 연기가 다 어색했다. 캐릭터와 시대 배경에 대한 공부가 부족했는지 극중 역할의 감정선을 따라가지 못했다. 배우의 캐릭터 이해도가 떨어지니 자연스럽게 집중력도 사라졌다. 발성, 발음, 표정 뭐 하나 제대로 살린 장면이 없어 지수의 연기에 '오케이' 사인을 내린 이유가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사진제공=JTBC '설강화'
사진제공=JTBC '설강화'
'설강화'는 떠밀려서 하게 된 드라마가 아니라 본인이 직접 대본을 보고 욕심낸 작품이다. 지수는 욕심만 냈을 뿐 기본기를 다질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타고난 목소리는 고칠 수 없어도 발성과 발음은 교정이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다. 지수의 발연기는 노력 부족, 준비 부족이다.

'설강화'는 안기부 미화 및 민주화 운동 폄훼 의도 있다며 논란 중인 드라마다. 역사 왜곡 문제가 중요한 탓에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가치관 등의 문제는 비교적 묻힌 상태다.
사진제공=JTBC '설강화'
사진제공=JTBC '설강화'
지수의 부족한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니 역사 의식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1987년을 살았던 시민 중 한 명인 영로를 '밝고 매력 있는 친구. 밝은 에너지를 많이 나눠주면 좋겠다'고 정의한 것으로 충분히 정리되기 때문.

16부작인 '설강화'는 현재 12회까지 편집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절반 이상 촬영했으니 피드백을 받고 연기가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는 말. 지수의 연기 데뷔는 얻을 게 없는 도전이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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