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희준이 ‘키마이라’의 종영을 맞이해 뜻 깊은 소감을 전해왔다.
OCN ‘키마이라’는 강력계 형사 재환(박해수 분), 프로파일러 유진(수현 분), 외과의사 중엽(이희준 분)이 각자 다른 목적으로 35년 만에 다시 시작된 연쇄폭발 살인사건, 일명 ‘키마이라’의 진실을 쫓는 추적 스릴러로, 이희준은 깊은 비밀과 사연을 가지고 있지만 쉽사리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절제된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한편 이희준은 올해 초 드라마 ‘마우스’를 통해 폭발적인 연기력을 보여주며 동료 배우들에게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로 손꼽히기도 했다. 이후 ‘키마이라’로 또 한 번 스릴러 장르에 능통한 연기의 귀재임을 인정 받은 이희준이 ‘키마이라’의 종영을 맞이해 일문일답 인터뷰에 응했다.
Q. ‘키마이라’가 긴장감 넘치는 장르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막을 내렸다. 종영을 맞이한 소감은?
함께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인물들의 다양한 사연에 몰입하며 추리하는 것이 나 역시도 재미있었다.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었는데, 그 즈음 이중엽을 만난 건 나에게 행운이었다. 시청자분들께서 점점 흥미롭게 봐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Q. 올해 초 ‘마우스’로 진가를 인정 받고, ‘키마이라’에서도 장르물에 최적화된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줬다. 이후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키마이라’ 같은 추리 스릴러 장르가 가진 장점은, 치밀하고 빈틈없이 잘 조직되고 쓰여진 각본이 주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마우스’도 그러했고, ‘키마이라’ 역시 시청자와 배우들이 함께 범인을 찾아가는 재미가 컸던 것 같다.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 보다는, 심장 뛰는 작품을 만나면 언제든 도전해 보고 싶다.
Q. 키마이라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중엽’을 연기하며 감정적으로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중엽의 내면을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이중엽은 의사라는 직업을 가졌지만,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지니고 살면서 꼭 해결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는 것에 집중했다. 범인을 찾는 일은 중엽의 인생이 걸린 문제이기에 더 묵직하고 진중하게 접근했던 것 같다. 평소 이희준이라는 사람 보다 훨씬 오랜 세월 인내하고 견디어 온 중엽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고 버티고 있었을까 상상하며 캐릭터를 만들어 갔던 것 같다.
Q, 특수부대 출신 의사 ‘이중엽’이 보여준 만년필 액션 연기, 폭발물 제조 등 배역을 위해 준비한 과정은 어땠나?
이중엽은 의사이기도 하지만 특수부대 출신이기도 하다. 한국에는 아직 이렇게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폭탄 테러범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가 없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허구의 드라마이긴 하지만, 리얼리티를 구현해내기 위해 책으로 공부한 부분들이 있다. 실제 폭발이 일어나기 위한 화학 공식 등을 공부해가며 준비했는데, 그 점이 특히 새로웠다. 또 영국 특수부대원이 쓴 책도 읽어보며 간접 경험을 했었고 무술감독님이 멋지게 짜주시는 동선대로 잘 따라갔기에 더욱 실감나는 장면들이 나오게 되었다.
Q. ‘키마이라’를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장면이 있다면?
4화에 등장하는 취조실 장면에서는 실제로 갈증 나는 목소리와 느낌을 내기 위해 8시간 정도 물을 안 마시면서 촬영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박해수 배우랑 둘이서 리허설하며 재미있는 걸 같이 찾아가던 시간들도 기억에 남는다.
Q. ‘키마이라’를 함께한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가 특히 돋보였다. 호흡은 어땠나?
모두들 상대 배우를 많이 배려하는 사람들이어서 현장에서 여러모로 서로 참 든든했다. 작품을 촬영하는 기간 동안에는 좋을 때도 많지만 정신적,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다. 그럴 때 그 누구보다 박해수 배우가 가장 날 버티게 해준 동료이자 원동력이었다. 10여 년 전부터 연극 무대를 같이 해온 동료이고 인격적으로도 존경하는 좋은 사람이다. 수현 배우는 평소 팬으로서 작품을 눈여겨보다가 이번에 처음 함께하게 되었는데 좋은 성격에 열정 넘치는 배우들이라 정말 행복했다.
Q. 기억에 남는 ‘키마이라’의 명장면, 명대사가 있는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모두 과거의 결과물이다”라는 대사가 기억난다. 중엽이 수첩에 적힌 기록을 보고 자신의 아버지가 무죄라는 것을 드디어 확인하게 되는 장면인데, 중엽의 인생에 있어 가장 큰 해결과 해소를 느끼게 되는 장면이었다.
Q. 이후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 차기작에 대해 귀띔해 준다면?
7년 만에 연극 준비를 하고 있다. ‘그때도 오늘’이라는 작품이다. 오랜만에 준비하는 만큼 설레고, 마음껏 준비하고 연습해서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 이 외에는 드라마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와 영화 ‘핸섬가이즈’, 영화 ‘보고타’의 촬영을 마쳤다. 다양한 작품으로 2022년 만나 뵙고 싶다.
Q. 수 개월 간 함께한 이중엽에게 한 마디
늘 맡은 배역에 애정을 충만하게 가지고 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중엽을 떠나 보내는 마음이 시원섭섭하다. 얼마나 오랜 세월 유년시절부터 아팠을까, 아버지가 살인자라는 생각이 자신을 괴롭히고 자존감에 영향을 미쳤을지 상상하고 떠올려보면 마음이 아플 때가 많았다. 이중엽이라는 캐릭터가 워낙 사연도 많고 아픔도 많지만, 밖으로 터트리지 않으며 본인이 해야 할 일을 묵직하게 해내려고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안녕, 중엽아 고생했어 이제 행복해도 돼 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잘가!
Q. 끝으로 ‘키마이라’를 애청해주신 시청자분들께 한 마디
끝까지 관심 가져주시고 공감해 주시면서 드라마 ‘키마이라’ 시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항상 건강 지키시며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안녕 중엽. 안녕 키마이라!
신지원 텐아시아 기자 abocat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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