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연 제 2의 전성기
"새로운 장르 개척…개그맨들의 숙제"
"새로운 장르 개척…개그맨들의 숙제"
공개 코미디의 하락이 오히려 개그맨들을 살렸다. 개그프로그램들이 잇따라 폐지하면서 개그맨들은 갈 곳을 잃은 듯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절망하지 않고 자신이 설 무대를 스스로 만들었다. 유튜브에서 말이다.
개그맨 김진곤은 4년 차 유튜버다. 2007년 SBS 공채 9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그는 2005년 MBC '웃으면 복이 와요', 2006년 KBS '폭소클럽', KBS '개그사냥' 등 그는 방송 3사 코미디 프로그램에 전부 출연한 몇 안 되는 개그맨이다. 군 전역 후 SBS '웃찾사'에서 활동했으나 프로그램은 종영을 맞았다.
"'웃찾사' 출연 전까진 무명이었어요. 워낙 어릴 때부터 개그맨 생활을 시작해서 그런지 힘들어도 괜찮았어요. 극장에서 자기도 하고 굶기도 하고.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힘든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죠. 군 전역 후 심각한 슬럼프에 빠졌지만,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그들에게 힘을 얻어 우수상까지 탔지만, 웃찾사가 폐지되고 말았어요." 현재 김진곤은 두 개의 유튜브 채널에서 활동 중이다. SBS '웃찾사'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장유환, 이수한, 이융성, 안시우, 김진곤이 2018년 개설한 채널 '오인분'과 2020년 4월 태봉과 함께 개설한 '핵잼컴퍼니'다. '핵잼컴퍼니'는 개설한 지 1년여 만에 구독자 14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과거 마른 몸매와 작은 키를 이용한 슬랩스틱 코미디로 유명세를 얻었던 그는, 자신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핵잼컴퍼니'의 주요 인기 콘텐츠인 '멸치 먹방 몰카'에서는 자신을 마른 사람을 놀릴 때 주로 사용되는 단어인 '멸치'라 칭하며 유쾌한 개그를 펼친다.
"유튜브의 영향력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시작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랐어요. 연기자부터 시작해 감독의 역할까지 하려니 솔직히 막막했죠. 5명의 동료가 큰 힘이 됐어요. 5명이기 때문에 망해도 부담이 적잖아요. '오인분'을 통해 유튜브라는 생태계를 알게 되면서 개인 채널로 독립했어요. 오직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었어요. 좋아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이죠. 핵잼컴퍼니에서는 태봉이 형이 저를 많이 믿어주는 편이에요. 기회가 된다면 히밥, 쯔양님 같은 유튜버분들과 먹방도 찍어보고 싶어요. 멸치와 대식가의 만남. 재미있을 것 같아요."
개그맨들은 유튜버로 전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경제적인 부분과 더불어 유명세까지 덤으로 딸려오기 때문. 이전 개그맨들은 무대 위 분장을 지우면 사람들이 대체로 알아보지 못한다. 하지만 유튜버는 다르다. 웃음도 주고 얼굴도 알리고. 댓글과 조회 수의 수치로 인기의 척도도 확인할 수 있다. 짜인 각본대로 진행되는 공개 코미디와 달리 PD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선배나 후배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오직 자신이 하고 싶은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는 것.
"저보다 후배들이 더 잘 되고 있어요. 후배들이 워낙 부지런하거든요. 흔히 말하는 '떡상'이 먼저 시작된 친구들 말이에요. 아직 만들어가는 단계의 친구들도 있지만 다 잘될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알아요. 다만, 개그가 좋고 개그맨이 되기 위해 이 길을 선택했던 친구들이 안타까워요. 고생만 하다가 개그 무대가 사라지게 돼서 선배로서 미안하고 짠해요. 우리가 더 잘했더라면 물려줄 게 있었을 텐데 선배들이 못나서 물려줄 게 없다는 생각이 들죠."
개그맨이 모두 유튜버로 전향한 것은 아니다. 예능으로 진출해 자신의 특기를 살려 예능에서 적재적소 웃음을 유발하는 등 활약을 펼치는 이들도 다수다. 최근 예능가의 흐름은 관찰 예능. 웃음에 대한 부담 없이 출연자들의 진솔한 모습을 담는다. 김진곤은 "캠핑 채널도 오픈 준비 중"이라며 '웹 리얼 예능'을 구상 중임을 귀띔했다.
"동료들이 먼저 꿈을 가지고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어요. 예능 쪽에 관심을 가지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개인적으로 저도 예능 욕심은 있어요.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웃음을 제가 잘 맞춰드릴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요. 저는 관찰 예능을 통해 진솔한 얘기를 하고 싶어요. 평소 '나혼자산다'와 '도시어부'를 즐겨보는데 꼭 한번 출연해 보고 싶어요."
"나는 완벽주의자다" 김진곤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다만 개그에 있어서만"이라고 덧붙였다.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자신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못 견디는 그의 성격 탓이다. 담당 편집자가 따로 있지만, 그는 밤을 새워서라도 본인이 편집하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내가 직접 하지 않으면 아무리 피곤해도 잠이 안 와요. 다른 것에서는 덤벙대고 실수하면서 말이에요.(웃음) 다른 채널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계속 노력할 거에요. 여러 가지에 도전하고 싶고 다양한 웃음을 드리고 싶으니까요. 시청자들이 조금도 지루할 틈 없게 하는 게 제 목표에요"
"개그요? 예전부터 해왔던 것들, 시청자들의 눈에 익은 것들을 지금 시대에 맞춰서 변형이 이뤄지면 웃음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개그 방송이 사라지고 있지만, 새로운 개그 장르를 개척해서 또다시 그런 방송이 생기게끔 하는 게 개그맨들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된다면 또 한 번 개그맨들이 영광을 이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개그맨 김진곤은 4년 차 유튜버다. 2007년 SBS 공채 9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그는 2005년 MBC '웃으면 복이 와요', 2006년 KBS '폭소클럽', KBS '개그사냥' 등 그는 방송 3사 코미디 프로그램에 전부 출연한 몇 안 되는 개그맨이다. 군 전역 후 SBS '웃찾사'에서 활동했으나 프로그램은 종영을 맞았다.
"'웃찾사' 출연 전까진 무명이었어요. 워낙 어릴 때부터 개그맨 생활을 시작해서 그런지 힘들어도 괜찮았어요. 극장에서 자기도 하고 굶기도 하고.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힘든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죠. 군 전역 후 심각한 슬럼프에 빠졌지만,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그들에게 힘을 얻어 우수상까지 탔지만, 웃찾사가 폐지되고 말았어요." 현재 김진곤은 두 개의 유튜브 채널에서 활동 중이다. SBS '웃찾사'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장유환, 이수한, 이융성, 안시우, 김진곤이 2018년 개설한 채널 '오인분'과 2020년 4월 태봉과 함께 개설한 '핵잼컴퍼니'다. '핵잼컴퍼니'는 개설한 지 1년여 만에 구독자 14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과거 마른 몸매와 작은 키를 이용한 슬랩스틱 코미디로 유명세를 얻었던 그는, 자신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핵잼컴퍼니'의 주요 인기 콘텐츠인 '멸치 먹방 몰카'에서는 자신을 마른 사람을 놀릴 때 주로 사용되는 단어인 '멸치'라 칭하며 유쾌한 개그를 펼친다.
"유튜브의 영향력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시작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랐어요. 연기자부터 시작해 감독의 역할까지 하려니 솔직히 막막했죠. 5명의 동료가 큰 힘이 됐어요. 5명이기 때문에 망해도 부담이 적잖아요. '오인분'을 통해 유튜브라는 생태계를 알게 되면서 개인 채널로 독립했어요. 오직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었어요. 좋아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이죠. 핵잼컴퍼니에서는 태봉이 형이 저를 많이 믿어주는 편이에요. 기회가 된다면 히밥, 쯔양님 같은 유튜버분들과 먹방도 찍어보고 싶어요. 멸치와 대식가의 만남. 재미있을 것 같아요."
개그맨들은 유튜버로 전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경제적인 부분과 더불어 유명세까지 덤으로 딸려오기 때문. 이전 개그맨들은 무대 위 분장을 지우면 사람들이 대체로 알아보지 못한다. 하지만 유튜버는 다르다. 웃음도 주고 얼굴도 알리고. 댓글과 조회 수의 수치로 인기의 척도도 확인할 수 있다. 짜인 각본대로 진행되는 공개 코미디와 달리 PD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선배나 후배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오직 자신이 하고 싶은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는 것.
"저보다 후배들이 더 잘 되고 있어요. 후배들이 워낙 부지런하거든요. 흔히 말하는 '떡상'이 먼저 시작된 친구들 말이에요. 아직 만들어가는 단계의 친구들도 있지만 다 잘될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알아요. 다만, 개그가 좋고 개그맨이 되기 위해 이 길을 선택했던 친구들이 안타까워요. 고생만 하다가 개그 무대가 사라지게 돼서 선배로서 미안하고 짠해요. 우리가 더 잘했더라면 물려줄 게 있었을 텐데 선배들이 못나서 물려줄 게 없다는 생각이 들죠."
개그맨이 모두 유튜버로 전향한 것은 아니다. 예능으로 진출해 자신의 특기를 살려 예능에서 적재적소 웃음을 유발하는 등 활약을 펼치는 이들도 다수다. 최근 예능가의 흐름은 관찰 예능. 웃음에 대한 부담 없이 출연자들의 진솔한 모습을 담는다. 김진곤은 "캠핑 채널도 오픈 준비 중"이라며 '웹 리얼 예능'을 구상 중임을 귀띔했다.
"동료들이 먼저 꿈을 가지고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어요. 예능 쪽에 관심을 가지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개인적으로 저도 예능 욕심은 있어요.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웃음을 제가 잘 맞춰드릴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요. 저는 관찰 예능을 통해 진솔한 얘기를 하고 싶어요. 평소 '나혼자산다'와 '도시어부'를 즐겨보는데 꼭 한번 출연해 보고 싶어요."
"나는 완벽주의자다" 김진곤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다만 개그에 있어서만"이라고 덧붙였다.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자신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못 견디는 그의 성격 탓이다. 담당 편집자가 따로 있지만, 그는 밤을 새워서라도 본인이 편집하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내가 직접 하지 않으면 아무리 피곤해도 잠이 안 와요. 다른 것에서는 덤벙대고 실수하면서 말이에요.(웃음) 다른 채널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계속 노력할 거에요. 여러 가지에 도전하고 싶고 다양한 웃음을 드리고 싶으니까요. 시청자들이 조금도 지루할 틈 없게 하는 게 제 목표에요"
"개그요? 예전부터 해왔던 것들, 시청자들의 눈에 익은 것들을 지금 시대에 맞춰서 변형이 이뤄지면 웃음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개그 방송이 사라지고 있지만, 새로운 개그 장르를 개척해서 또다시 그런 방송이 생기게끔 하는 게 개그맨들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된다면 또 한 번 개그맨들이 영광을 이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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