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비 개인전 'Just a Cake-Piece of Hope' 개최
"표절과 사이버불링에 대한 생각 더해"
권지안(솔비) /사진= MAP CREW 제공
권지안(솔비) /사진= MAP CREW 제공
케이크 표절 논란으로 입방아에 올랐던 솔비(본명 권지안)이 문제가 됐던 케이크를 모티브로 전시회를 열었다.

3일 솔비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 갤러리에서 개인전 'Just a Cake-Piece of Hope(희망의 조각)'를 오픈했다.

지난해 12월 말 케이크 논란이 일어난 뒤 갖는 첫 전시로, 단순히 먹는 케이크가 예술 작품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담는다.

케이크 논란은 '아이들의 찰흙 놀이와 한 예술가에게 영감을 받았다'는 솔비의 친절한 설명으로부터 발단이 됐다. 이후 표절이라는 악의적 댓글이 퍼져나갔고 이를 기반으로 2차 확대 재생산되기 시작했다.

솔비는 작가 권지안으로서 작품을 통해 소통하기로 하고 케이크를 모티브로 평면·입체 회화·조각 등 약 30여 점의 작품을 완성했다. 논란이 된 케이크 작품 'Just a Cake'은 냉동고에 보관해왔으며, 당시 그 모습 그대로 전시장에서 공개한다.
권지안(솔비) /사진= MAP CREW 제공
권지안(솔비) /사진= MAP CREW 제공
솔비는 케이크의 다양한 단면들을 해체해 캔버스 폭에 담아 케이크로부터 파생된 평면 회화를 완성했다. 케이크 크림 같은 질감을 연출해 캔버스 위로 입체적인 형상이 눈에 띄는 특징을 갖는다. 작품 안에 있는 초는 위태로운 작가의 상황과 마음을 드러내며, 초에서 타오르는 불씨는 희망을 뜻한다.

그는 "상처받은 케이크는 축하와 감사의 기능을 상실한 채 살아가는 불안정한 현대인의 초상 같다. 그 안에 꽂힌 초는 고통 속에서 생명을 불어넣는 희망의 빛을 상징한다. 케이크 조각처럼 관객들에게 희망의 조각을 나누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고통을 예술로 극복했듯이 코로나 19로 지치고 고된 나날을 보내는 많은 사람이 이번 전시를 통해 위로받으며 활활 타오르는 희망의 빛이 피어오르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최형욱 전시 기획자는 "이번 전시는 권지안이 초를 꽂고 태우는 퍼포먼스를 통해 조형적 오브제와 스토리 과정이 더해진 작업을 보여준다. '케이크 표절'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던 작가의 상처가 작업물의 기저(基底)로 등장하면서, 그것이 오히려 창작의 모티브로 전환된 모순적 상황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해석했다.
권지안(솔비) /사진= MAP CREW 제공
권지안(솔비) /사진= MAP CREW 제공
갤러리 인사아트 측은 권지안의 'Just a Cake' 작업에 대해 "핑거 페인팅이나 퍼포먼스 페인팅처럼 손으로 또는 춤을 추고 그림을 그리는 권지안의 예술은 일반적인 사고를 거슬러 상황에 대한 근원을 찾으며 인간의 기본적인 표현과 재미라 보여주고 있다. 정형적인 틀을 비웃는 듯한 그의 비정형적 표현법과 작업 방식, 그리고 그 결과물에 그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과 모습이 그대로 투영돼 있다"고 말했다 .

이어 "논란이었던 케이크를 'Just a Cake'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발표하며 표절과 사이버불링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더 했다. 이는 철저하게 연예인 솔비가 아닌 작가 권지안으로서 대응한 것"이라며, "케이크를 먹는 퍼포먼스로 탄생한 실제 케이크 작품 'Just a Cake'를 공개하고, 케이크 일부가 뜯겨나간 형태를 조각했다. 이로 인해 표절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조각품과 형태, 의미, 기능도 완전히 달라졌기에 더이상 표절이라고 운운하는 것들은 무의미해졌다"라고 전했다.

엔터테이너와 예술가 사이의 혼란 속에 살아가는 자신의 삶을 작품으로 승화하며 과감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권지안의 이야기는 개인전 'Just a Cake-Piece of Hope'에서 들을 수 있으며, 오는 8일까지 갤러리 인사아트에서 전시된다.


김예랑 기자 norang@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