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새해전야' 주연 이연희
"경이로웠던 이과수폭포에서의 촬영은 행운"
"20대 시절 훌쩍 떠난 여행은 터닝포인트"
"반려식물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경이로웠던 이과수폭포에서의 촬영은 행운"
"20대 시절 훌쩍 떠난 여행은 터닝포인트"
"반려식물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스크린에서 공백이 길었는데 다시 스크린에서 저를 보니 감회가 새로워요. 어려운 시기에 힐링될 수 있는 영화라서 관객들이 보고 싶을 영화라고 기대해요."
영화 '새해전야'에 출연한 배우 이연희는 6년 만에 스크린 복귀에 대해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새해전야'는 저마다의 아픔과 오해를 겪고 연애의 전환점에 선 네 커플의 이야기로, 크리스마스부터 새해날까지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았다. 이연희는 오래된 남자친구의 이별 통보에 무작정 아르헨티나로 떠난 스키장 비정규직 진아 역을 맡았다. 이연희는 진아의 답답함과 참담한 심정에 공감하려고 노력했다.
"무언가를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도 '왜 안 될까'라는 게 진아의 마음이에요. 열렬히 사랑하고 헌신했던 사람에게도 하루아침에 이별 통보를 받았으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 진아는 자신을 위해서 어디든 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여행을 시작한 것 같아요. 아르헨티나 거리에서 문득 눈물을 터트리는 장면은 진아가 한꺼번에 밀려오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토해낸 거예요. 실제로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여행하다가 문득 '나는 행복하지 않은데 사람들은 행복하네'라고 느껴서 슬펐죠. 진아가 감정을 토해내기 전까지는 그녀를 둘러싼 답답한 상황들을 잘 그려내고 싶었어요." 영화는 진아의 여정을 따라 아르헨티나의 아름답고 이국적인 풍광을 담아낸다. 영화를 통해 경험하는 해외여행이 코로나19 시국이라 생소하기도 하고 더욱 귀하기도 하다. 이과수폭포 장면은 진아가 그간 속에 쌓아뒀던 스트레스를 큰소리를 치며 날리는 중요한 신. 이과수폭포에서의 항공 촬영을 어렵게 허가 받아 현지 영화제작자와 협업해 어렵게 담을 수 있었다.
"촬영이라는 기회를 통해 이런 곳을 볼 수 있다니, 배우 하길 잘했다 싶어요. 하하. 일이 아니라면 제가 언제 이과수폭포를 가볼 수 있을까요? 32시간이 걸리는 지구 반대편의 아르헨티나를 가볼 기회도 없었을 거예요. 경이롭고 장관이었어요. 개장하기 1시간 전 쯤 들어가 빨리 촬영하고 나와야 했는데 촬영이 마무리될 때쯤 관광객들이 한두 명씩 들어오더라고요. 나갈 때 보니 관광객들이 폭포를 보려고 막 빨리 걸어오시는데 알고 보니 촬영이 아니라 관광으로 왔다면 워낙 사람이 많은 곳이라 이렇게 마음껏 보기 힘든 거였죠. 행운이었어요."
이번 영화에서 이연희는 유연석과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유연석이 연기한 재헌 역은 직장생활 중 번아웃을 겪고 아르헨티나로 떠나와 와인 배달 일을 하고 있는 인물이다. 진아에게 툴툴거리면서도 불쑥 나타나 무심한 듯 다정하게 도와준다. 여행 막바지 짙은 노을을 배경으로 옥상에서 진아와 재헌이 서툴게 탱고를 추는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아르헨티나 촬영 3일 전 쯤 도착해서 시차 적응도 하고 아침마다 현지 분들과 탱고 연습도 했어요. 짤막한 시간이었지만 연석 씨와 촬영에 어떻게 임해야할지 같이 식사도 하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죠. 자유로운 분위기의 레스토랑에 서빙도 나이스했고 야외 테라스에 놓인 테이블과 의자에서 얘기하다 보니 정말 여행 온 기분이었어요. 연석 씨에게 연기에 대해 조언을 얻기도 하고 사적인 대화도 하면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갔어요." 이연희는 실제로 진아처럼 일상에 지쳐 훌쩍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고 했다. 바쁘게 일만 하며 살던 20대 시절, 2주간 홀로 떠난 여행은 이연희에게 재충전의 시간이 됐다.
"20대 중반까지 쉼 없이 달려오면서 리프레시할 시간적 여유는 없는데다 일은 계속 날아오니 버거웠어요. 그러다 보니 제게 주어진 환경이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감사함도 잘 몰랐죠. 그저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어요. 14일 정도 혼자 여행을 갔다온 게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숨통이 트였고, 아무도 저를 못 알아보는 파리에서 여유롭고 좋았어요. 진아처럼 여행을 통해서 나를 더 알게 됐고 한국 돌아와서 다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었어요." 이연희는 지난해 6월 비연예인의 연인과 깜짝 결혼을 발표해 팬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말, 19년간 몸 담은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현빈이 소속된 VAST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다. 공적으로도 사적으로도 변화가 있었던 만큼 이연희의 마음이 달라진 부분도 있을까.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막 요동치거나 하진 않죠. 하하. 전에는 무언가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뭐라도 배워야할 것 같았는데 요즘은 집에서 즐기는 휴식도 좋아요. 뒹굴 거리는 것도 좋고 낮잠도 많이 자요. 하하."
더 이상 스스로에게 쫓기지 않고 차분하고 여유로워진 이연희. 풋풋한 청춘 진아가 인생의 길을 헤맨 끝에 여행을 통해 다시 돌아가는 길을 찾았듯 이연희 역시 성숙함이 물씬 풍겼다. 그런 이연희에게 힐링을 주는 것이 있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제가 TV를 오래 안 보는 편인데 요즘에 OTT라는 새로운 문화를 알게 됐어요. 재밌는 게 너무 많아요. 하하. 그리고 요즘 반려식물 키우는 데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제가 신경을 쓰는 만큼 잘 자라줘요. 이제 집에서 요리도 자주 해먹으니까 바질이나 로즈마리도 키워볼까 생각 중이에요. 아이들이 잘 자라는 걸 보고 있는 것 자체가 제 힐링이에요."
이연희는 "꽃 피우는 게 정말 어려운 것 같다. 꽃이 피면 SNS에도 올리겠다"고 약속하며 수줍게 웃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영화 '새해전야'에 출연한 배우 이연희는 6년 만에 스크린 복귀에 대해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새해전야'는 저마다의 아픔과 오해를 겪고 연애의 전환점에 선 네 커플의 이야기로, 크리스마스부터 새해날까지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았다. 이연희는 오래된 남자친구의 이별 통보에 무작정 아르헨티나로 떠난 스키장 비정규직 진아 역을 맡았다. 이연희는 진아의 답답함과 참담한 심정에 공감하려고 노력했다.
"무언가를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도 '왜 안 될까'라는 게 진아의 마음이에요. 열렬히 사랑하고 헌신했던 사람에게도 하루아침에 이별 통보를 받았으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 진아는 자신을 위해서 어디든 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여행을 시작한 것 같아요. 아르헨티나 거리에서 문득 눈물을 터트리는 장면은 진아가 한꺼번에 밀려오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토해낸 거예요. 실제로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여행하다가 문득 '나는 행복하지 않은데 사람들은 행복하네'라고 느껴서 슬펐죠. 진아가 감정을 토해내기 전까지는 그녀를 둘러싼 답답한 상황들을 잘 그려내고 싶었어요." 영화는 진아의 여정을 따라 아르헨티나의 아름답고 이국적인 풍광을 담아낸다. 영화를 통해 경험하는 해외여행이 코로나19 시국이라 생소하기도 하고 더욱 귀하기도 하다. 이과수폭포 장면은 진아가 그간 속에 쌓아뒀던 스트레스를 큰소리를 치며 날리는 중요한 신. 이과수폭포에서의 항공 촬영을 어렵게 허가 받아 현지 영화제작자와 협업해 어렵게 담을 수 있었다.
"촬영이라는 기회를 통해 이런 곳을 볼 수 있다니, 배우 하길 잘했다 싶어요. 하하. 일이 아니라면 제가 언제 이과수폭포를 가볼 수 있을까요? 32시간이 걸리는 지구 반대편의 아르헨티나를 가볼 기회도 없었을 거예요. 경이롭고 장관이었어요. 개장하기 1시간 전 쯤 들어가 빨리 촬영하고 나와야 했는데 촬영이 마무리될 때쯤 관광객들이 한두 명씩 들어오더라고요. 나갈 때 보니 관광객들이 폭포를 보려고 막 빨리 걸어오시는데 알고 보니 촬영이 아니라 관광으로 왔다면 워낙 사람이 많은 곳이라 이렇게 마음껏 보기 힘든 거였죠. 행운이었어요."
이번 영화에서 이연희는 유연석과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유연석이 연기한 재헌 역은 직장생활 중 번아웃을 겪고 아르헨티나로 떠나와 와인 배달 일을 하고 있는 인물이다. 진아에게 툴툴거리면서도 불쑥 나타나 무심한 듯 다정하게 도와준다. 여행 막바지 짙은 노을을 배경으로 옥상에서 진아와 재헌이 서툴게 탱고를 추는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아르헨티나 촬영 3일 전 쯤 도착해서 시차 적응도 하고 아침마다 현지 분들과 탱고 연습도 했어요. 짤막한 시간이었지만 연석 씨와 촬영에 어떻게 임해야할지 같이 식사도 하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죠. 자유로운 분위기의 레스토랑에 서빙도 나이스했고 야외 테라스에 놓인 테이블과 의자에서 얘기하다 보니 정말 여행 온 기분이었어요. 연석 씨에게 연기에 대해 조언을 얻기도 하고 사적인 대화도 하면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갔어요." 이연희는 실제로 진아처럼 일상에 지쳐 훌쩍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고 했다. 바쁘게 일만 하며 살던 20대 시절, 2주간 홀로 떠난 여행은 이연희에게 재충전의 시간이 됐다.
"20대 중반까지 쉼 없이 달려오면서 리프레시할 시간적 여유는 없는데다 일은 계속 날아오니 버거웠어요. 그러다 보니 제게 주어진 환경이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감사함도 잘 몰랐죠. 그저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어요. 14일 정도 혼자 여행을 갔다온 게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숨통이 트였고, 아무도 저를 못 알아보는 파리에서 여유롭고 좋았어요. 진아처럼 여행을 통해서 나를 더 알게 됐고 한국 돌아와서 다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었어요." 이연희는 지난해 6월 비연예인의 연인과 깜짝 결혼을 발표해 팬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말, 19년간 몸 담은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현빈이 소속된 VAST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다. 공적으로도 사적으로도 변화가 있었던 만큼 이연희의 마음이 달라진 부분도 있을까.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막 요동치거나 하진 않죠. 하하. 전에는 무언가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뭐라도 배워야할 것 같았는데 요즘은 집에서 즐기는 휴식도 좋아요. 뒹굴 거리는 것도 좋고 낮잠도 많이 자요. 하하."
더 이상 스스로에게 쫓기지 않고 차분하고 여유로워진 이연희. 풋풋한 청춘 진아가 인생의 길을 헤맨 끝에 여행을 통해 다시 돌아가는 길을 찾았듯 이연희 역시 성숙함이 물씬 풍겼다. 그런 이연희에게 힐링을 주는 것이 있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제가 TV를 오래 안 보는 편인데 요즘에 OTT라는 새로운 문화를 알게 됐어요. 재밌는 게 너무 많아요. 하하. 그리고 요즘 반려식물 키우는 데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제가 신경을 쓰는 만큼 잘 자라줘요. 이제 집에서 요리도 자주 해먹으니까 바질이나 로즈마리도 키워볼까 생각 중이에요. 아이들이 잘 자라는 걸 보고 있는 것 자체가 제 힐링이에요."
이연희는 "꽃 피우는 게 정말 어려운 것 같다. 꽃이 피면 SNS에도 올리겠다"고 약속하며 수줍게 웃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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