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지난해 열린 칸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 황금종려상 수상 당시 송강호(왼쪽)와 봉준호 감독.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지난해 열린 칸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 황금종려상 수상 당시 송강호(왼쪽)와 봉준호 감독.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몇 개의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다. ‘기생충’은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각본·편집·미술·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기생충’은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부터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까지 ‘한국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며 수상 행진을 이어왔다. 이외에도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트로피를 휩쓸며 저력을 과시해왔다. ‘기생충’이 아카데미상도 수상한다면 유럽과 북미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상을 가져가게 된다.

배우 이선균(왼쪽)과 박명훈이 지난 7일 오후 영화 ‘기생충’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이선균(왼쪽)과 박명훈이 지난 7일 오후 영화 ‘기생충’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기생충’의 국제영화상 수상은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9편의 작품상 후보 가운데 수상 가능성이 높은 작품은 ‘기생충’과 ‘1917’로 점쳐지고 있다.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로는 역대 11번째로 작품상 후보에 오른 작품으로,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한다면 아카데미 역사상 외국어 영화 최초다. 유력 후보인 ‘1917’은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각본·미술·촬영·분장·음악·음향 편집·음향믹싱·시각효과상 등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봉준호 감독은 감독상을 두고는 ‘1917’의 샘 멘데스, ‘아이리시맨’의 마틴 스코세이지, ‘조커’의 토드 필립스,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등 거장들과 경쟁한다. 봉 감독이 감독상을 받는다면 아시아계 감독으로는 대만 출신의 리안 감독 이후 두 번째다.

제77회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의 배우 송강호(왼쪽부터), 봉준호 감독, 곽신애 대표, 배우 이정은, 한진원 작가.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제77회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의 배우 송강호(왼쪽부터), 봉준호 감독, 곽신애 대표, 배우 이정은, 한진원 작가.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기생충’의 대본을 쓴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는 각본상 후보로도 지명됐다. 이들 외에도 샘 멘데스(‘1917’)라이언 존슨(‘나이브스 아웃’), 노아 바움백(‘결혼 이야기’),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후보에 올랐다. ‘기생충’이 각본상을 받으면 2003년 ‘그녀에게’로 각본상을 받은 스페인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이후 외국어 영화로는 17년 만의 수상이다. 아시아 영화로는 최초다.

‘기생충’의 이하준 미술감독과 조원우 세트 디자이너는 미술상 후보로 올랐다. 양진모 편집감독은 편집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미국 편집자 협회상을 받은 바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한국영화가 아카데미상 공식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최초인 데다 무려 6개 부문에 후보로 선정됐다는 점은 수상 여부를 떠나 이미 새 역사를 썼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비영어권 영화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를 보여온 할리우드이기에 “작품상 수상은 어려울지 모르나 국제영화상, 감독상 부문 수상은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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