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배우 박서준의 연기 변신이 돋보였다. ‘밤톨 머리’를 하고 덤덤하게 내뱉는 말투부터 분노에 차 울부짖는 모습까지, 원작 만화를 찢고 나온 듯 실감 나는 열연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지난달 31일 처음 방송된 JTBC 새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다.
이날 막을 올린 ‘이태원 클라쓰'(극본 조광진, 연출 김성윤)는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2016년부터 다음에서 연재된 이 작품은 누적 조회수 2억 2000건, 다음 웹툰 역대 유료 매출 1위, 평점 9.9점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원작을 만든 조광진 작가가 드라마의 집필까지 맡아 더욱더 기대를 모았다. 조 작가는 1년 동안 대본을 만들면서 웹툰에는 미처 다 채우지 못한 캐릭터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덧붙이며 보완했다고 한다.
첫 회부터 강렬했다. 군더더기 없이 등장인물을 소개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까지 기대하게 만들며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시작을 보여줬다.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는 박새로이(박서준 분)는 경찰을 꿈꾸는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초콜릿을 건네며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여성에게 “단 거 싫어한다”고 하는, 무덤덤하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아버지가 본사로 발령이 나면서 광진 고등학교로 전학을 갔고, 여기에서 사건이 벌어졌다.
전학 간 첫날, 같은 반 학생인 장근원(안보현 분)이 이호진(이다윗 분)을 이유 없이 괴롭히는 모습을 본 박새로이는 참지 못했다. 장근원에게 “그만하라”고 경고했지만 장근원은 선생님조차 막지 못하는 무소불위의 힘을 갖고 있었다. 장근원은 요식업계 ‘장가’의 장남, 재벌 2세였다.
참지 못한 박새로이는 장근원을 때렸고 전학 간 하루 만에 퇴학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장가에 다니는 박새로이의 아버지 박성열(손현주 분)과 장가의 회장 장대희(유재명 분)가 학교를 찾았다. 장대희는 “오랜 인연이 있으니 선처를 해서 퇴학은 면하게 해주겠다. 다만 자신의 잘못은 스스로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장근원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고 했다.
이에 박새로이는 “잘못한 게 없어서 사과를 못하겠다. 아버지가 가르쳐준 대로 소신 있게 살겠다”고 힘줘 말했다. 장대희는 당황과 분노가 섞인 표정으로 박성열을 바라봤다. 박성열 역시 아들과 뜻을 같이 하면서 “퇴사하겠다”고 말했다. 박새로이는 자신 때문에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아버지의 상황에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글썽였지만, 장대희의 표정은 섬뜩할 정도로 차가웠다.
이후 박새로이와 박성열은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눴다. 박성열은 소신 있게 살고 있는 아들을 대견스러워했고, 박새로이는 언제나 자신을 믿어주는 아버지가 고마웠다. 박성열은 자신의 가게를 열기 위해 준비에 나섰고 박새로이는 그런 아버지를 도우며 시간을 보냈다.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두 사람 앞에 ‘꽃길’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정반대였다. 개업 전날 교통사고를 당한 박성열이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를 기다리던 박새로이의 공허한 얼굴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도 믿을 수 없다는 듯 허공만 바라보던 박새로이는 피의자와 합의를 하라는 경찰의 말에 “아버지의 목숨 값을 돈으로 받으라는 말이냐”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경찰이 가져온 CCTV 사진을 확인한 오수아(권나라 분)가 “장근원의 차”라고 말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박새로이는 병원에 있는 장근원을 찾아가 “왜 (아버지를) 병원으로 바로 데려가지 않았느냐”고 울부짖었다. 그러면서 장근원의 얼굴을 사정없이 때렸고, 급기야 “죽어”라고 외치며 돌을 들었다. 빗속에서 울분을 토해내는 박새로이의 모습에서 첫 회가 마무리됐다.
박새로이의 옷을 입은 박서준은 첫 등장부터 위화감이 없이 극에 녹아들었다. 여러 등장인물과 얽히고설키며 극의 중심을 잡고 잘 이끌었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소신 있게 살아가는, 무덤덤하지만 열정 넘치는 청년 박새로이의 매력은 첫 회에서도 충분히 빛을 발했다. 박서준은 흠잡을 데 없는 연기로 전작의 잔상을 없앴다.
박서준뿐만 아니라 장대희 역의 유재명과 박성열로 특별 출연한 손현주, 첫 회의 시작을 열며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조이서 역의 김다미, 시청자들마저 분노하게 만든 열연을 펼친 장근원 역의 안보현, 차분하게 제 역할을 해낸 오수아 역의 권나라까지 배우들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이날 막을 올린 ‘이태원 클라쓰'(극본 조광진, 연출 김성윤)는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2016년부터 다음에서 연재된 이 작품은 누적 조회수 2억 2000건, 다음 웹툰 역대 유료 매출 1위, 평점 9.9점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원작을 만든 조광진 작가가 드라마의 집필까지 맡아 더욱더 기대를 모았다. 조 작가는 1년 동안 대본을 만들면서 웹툰에는 미처 다 채우지 못한 캐릭터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덧붙이며 보완했다고 한다.
첫 회부터 강렬했다. 군더더기 없이 등장인물을 소개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까지 기대하게 만들며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시작을 보여줬다.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는 박새로이(박서준 분)는 경찰을 꿈꾸는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초콜릿을 건네며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여성에게 “단 거 싫어한다”고 하는, 무덤덤하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아버지가 본사로 발령이 나면서 광진 고등학교로 전학을 갔고, 여기에서 사건이 벌어졌다.
전학 간 첫날, 같은 반 학생인 장근원(안보현 분)이 이호진(이다윗 분)을 이유 없이 괴롭히는 모습을 본 박새로이는 참지 못했다. 장근원에게 “그만하라”고 경고했지만 장근원은 선생님조차 막지 못하는 무소불위의 힘을 갖고 있었다. 장근원은 요식업계 ‘장가’의 장남, 재벌 2세였다.
참지 못한 박새로이는 장근원을 때렸고 전학 간 하루 만에 퇴학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장가에 다니는 박새로이의 아버지 박성열(손현주 분)과 장가의 회장 장대희(유재명 분)가 학교를 찾았다. 장대희는 “오랜 인연이 있으니 선처를 해서 퇴학은 면하게 해주겠다. 다만 자신의 잘못은 스스로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장근원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고 했다.
이에 박새로이는 “잘못한 게 없어서 사과를 못하겠다. 아버지가 가르쳐준 대로 소신 있게 살겠다”고 힘줘 말했다. 장대희는 당황과 분노가 섞인 표정으로 박성열을 바라봤다. 박성열 역시 아들과 뜻을 같이 하면서 “퇴사하겠다”고 말했다. 박새로이는 자신 때문에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아버지의 상황에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글썽였지만, 장대희의 표정은 섬뜩할 정도로 차가웠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도 믿을 수 없다는 듯 허공만 바라보던 박새로이는 피의자와 합의를 하라는 경찰의 말에 “아버지의 목숨 값을 돈으로 받으라는 말이냐”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경찰이 가져온 CCTV 사진을 확인한 오수아(권나라 분)가 “장근원의 차”라고 말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박새로이는 병원에 있는 장근원을 찾아가 “왜 (아버지를) 병원으로 바로 데려가지 않았느냐”고 울부짖었다. 그러면서 장근원의 얼굴을 사정없이 때렸고, 급기야 “죽어”라고 외치며 돌을 들었다. 빗속에서 울분을 토해내는 박새로이의 모습에서 첫 회가 마무리됐다.
박새로이의 옷을 입은 박서준은 첫 등장부터 위화감이 없이 극에 녹아들었다. 여러 등장인물과 얽히고설키며 극의 중심을 잡고 잘 이끌었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소신 있게 살아가는, 무덤덤하지만 열정 넘치는 청년 박새로이의 매력은 첫 회에서도 충분히 빛을 발했다. 박서준은 흠잡을 데 없는 연기로 전작의 잔상을 없앴다.
박서준뿐만 아니라 장대희 역의 유재명과 박성열로 특별 출연한 손현주, 첫 회의 시작을 열며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조이서 역의 김다미, 시청자들마저 분노하게 만든 열연을 펼친 장근원 역의 안보현, 차분하게 제 역할을 해낸 오수아 역의 권나라까지 배우들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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