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방송된 KBS <미녀들의 수다>(이하 <미수다) 출연자 후지타 사유리가 최근 화제다. 맛집으로 소문난 곳을 찾아다니는 MBC <생방송 금요와이드> 코너 ‘사유리의 식탐여행’이 일반적인 맛집 프로그램과 달리 음식에 대한 솔직하고 톡톡 튀는 사유리의 평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 사유리 뿐 아니라 당시 <미수다>에 함께 출연했던 따루 살미넨은 최근 KBS 시사 프로그램 <세계는 지금>에 출연해 ‘복지강국 핀란드 탐구’라는 코너를 진행했고 브로닌 멀렌, 사유리, 미르야 말레츠키도 각각 다른 주제로 시사 코너를 맡기도 했다. 크리스티나 콘팔로니에리는 현재 SBS <출발 모닝와이드>에서 월요일 코너 ‘크리스티나와 한국 며느리 제대로 되기’를 진행하고 있다. 캐나다로 돌아간 도미니크와 한국 기업에 취직한 흐엉과 은동령 등의 출연자들을 제외하고, <미수다>의 출연자들은 교양 및 시사 정보 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미수다>의 출연진이 상당수 활발하게 방송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역시 <미수다>에서 알려진 이미지가 크다. ‘사유리의 식탐여행’을 처음 기획한 박상준 PD는 “기존 맛집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위해 해외 프로그램을 참고하는 등 고민하다 사유리가 <미수다>에서 엉뚱하고 발랄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고 프로그램이 원하는 부분을 잘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아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시청자들이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 쇼> 등의 영향으로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 불신이 있는데, 사유리처럼 솔직하고 본인 취향을 드러내는 걸 많은 분들이 좋아하신 것 같다. 더구나 (사유리가)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어서 시청자들도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똑같이 “맛없다”고 평가해도 한국인 리포터가 말하는 것과 엉뚱한 면을 가진 사유리가 친근하게 평을 하는 것이 다르다는 이유도 있다. 박상준 PD는 “한국인 전문 리포터와 달리 사유리는 친근한 이미지가 있어 상황을 재밌게 전달할 수 있다, 본인만의 엉뚱하고 솔직한 색깔을 잘 살린다”고 말했다.<미수다>를 통해 만들어진 캐릭터와 인지도가 교양 프로그램에 보다 강한 개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했던 브로닌, 흐엉, 도미니크, 크리스티나 (왼쪽부터)
<미수다> 출연진이 시사 프로그램까지 진출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미르야와 따루, 브로닌 등이 출연한 KBS <세계는 지금>의 김정균 PD는 “따루, 미르야 등이 PD들과 함께 본인이 살았던 나라에 가서 직접 취재를 하고 생생하게 시사를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며 “실제로 브로닌이 케냐에 가서 취재한 것과 미르야가 독일을 현지 취재한 걸 보니 시청자들이 보다 세계 시사를 친절하게 느낄 수 있도록 잘 하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외국인이 아닌 <미수다>에 나왔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인지도를 향상시키기에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따루가 오는 14일부터 출연하는 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 박용호 PD는 “친근한 시사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출연진이다”라고 말했다. 따루는 ‘그 남자 뉴스, 그 여자 토크’에 출연해 진행자와 함께 주요 뉴스에 대해 외국인으로 본 한국 사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박용호 PD는 “따루는 연예인이 아니면서도 <미수다>를 통해 인지도를 쌓았고 시청자에게 호감을 준다. 특히 박학다식하고 똑똑한 사람이라는 장점이 있다”라고 섭외 이유를 전했다. 예능 프로그램 보다는 정적이고 무겁지만 무거운 교양 프로그램은 아닌 프로그램들에 <미수다> 출연진들에게 기회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방송 외에도 번역, 집필, 강연 등을 하기도 한다. <미수다>는 끝났지만, <미수다>의 출연진들은 교양프로그램과 만나 예상밖의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이지만 한국인처럼 친근하고, 연예인같지만 일반인인 이들이 앞으로 어떤 활동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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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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