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1차전>, 각본 없는 드라마를 기다린다
, 각본 없는 드라마를 기다린다" /> MBC 화 오후 5시 50분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2011 한국시리즈는 지난 해 한국시리즈의 리턴 매치다. 단지 기다리는 입장이 SK에서 삼성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작년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 내내 한 점 차의 피 말리는 싸움 끝에 체력을 다 소진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삼성은, 마치 산왕과의 사투에서 모든 힘을 쏟아내고 다음 라운드에서 거짓말같이 참패를 당한 의 북산고처럼 SK에게 허무하게 4연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었다. 올해는 SK가 준플레이오프의 4경기를 거쳐 롯데 자이언츠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치르느라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다. 삼성의 입장에선 ‘Revenge for 2010’을 외칠 절호의 찬스인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막이 열린 1차전의 결과는 올해의 한국시리즈 역시 지난 해 같은 일방적인 승부가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을 안겨주었다. 스코어는 2대 0으로 접전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경기 내내 큰 위기 없이 안정된 운영을 보여준 삼성의 일방적인 게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 짓고 체력을 충전하며 착실히 경기를 준비해 온 삼성의 전력은 올해의 최강팀다웠다. 선발을 2조로 돌리고 불펜진이 뒤를 받치는 난공불락 투수 이어던지기는 SK의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고, 공격에서는 단 두 번 찾아온 기회를 살려 이길 만큼의 점수를 뽑아내는 경제적 야구를 했다.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영봉패를 당한 SK로서는 불펜 승리조를 아낀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물론 이제 겨우 시리즈의 첫 경기가 끝났다. 데이터 스포츠와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야구의 두 얼굴 중 어제의 게임은 그 전자만을 보여줬을 뿐이다. 더욱이 SK는 1차전을 놓치고도 끝내는 시리즈의 최종 승자가 되곤 하는 무서운 팀이다. 앞으로 남은 경기를 통해 두 팀은 야구의 아직 보여주지 않은 얼굴, 각본 없는 드라마를 보여줄 수 있을까.

글. 김선영(TV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