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MFF11│DAY3 오늘 제천에서 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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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산 얼음골
어디든 아이들을 데리고 다닌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죠. JIMFF에는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패밀리 페스트’가 있긴 하지만, 사실 아이들은 한 두 편만 봐도 온 몸을 뒤틀면서 나가고 싶어 하잖아요. 그럼 약속을 합시다. “오늘만 신나게 놀고, 내일은 영화 보는 거야!” 피서 왔다 생각하고 일단 금수산 얼음골 계곡으로 가요. 사과, 복숭아, 수박 등 차가운 물속에 담가 뒀다 먹을 과일 챙기는 것 잊지 말고요. 음… 그런데 하늘을 보니 비가 올 것 같군요. 걱정 마세요. 계곡 바로 옆 가게에서 감자전과 도토리묵이라도 먹으면 되니까. 막걸리도 한 잔… 크- 앗, 금수산 얼음골은 물 흐르는 소리가 귀를 울릴 만큼 물살이 센 편이니 비가 올 땐 절대 들어가면 안 돼요. 정 아쉽다면 발만 살짝.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물소리 들으면서, 나무냄새 맡으면서 맛있는 것 먹고 속닥속닥 이야기만 해도 좋은 거죠, 뭐. 봐요, 얼마나 좋은지 아이들 눈이 반달처럼 휘어졌잖아요.

충북 제천시 수산면 금수산자락 능강계곡 얼음골
Tip 1. 반드시 근처에 있는 간이화장실을 이용하자.
Tip 2. 치킨, 족발 등을 시켜먹을 수 있다. 전화번호가 적힌 현수막이 계곡 곳곳에 붙어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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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서박물관
참, 여기서 차로 15분 정도만 이동하면 ‘한국도서박물관’인데 여기까지 온 김에 가볼까요? 지붕 낮은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고, 군데군데 옥수수밭이 눈에 띄는 마을에 있어요. 작은 학교 건물이라 아이들한테는 친근할 테고, 엄마 아빠한테는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할 거예요. 아, 여기에요. 나무마루가 깔린 복도를 천천히 걸으면 차곡차곡 쌓여 있는 책들과 교실 유리창에 전시된 책들이 보이네요. 총 장서가 30만 권 정도라니까 여기저기 전부 책일 수밖에요. 챔프랑 보물섬, 아이큐 점프 같은 옛날 만화잡지들도 있군요. ‘슬램덩크 연재 중’이라니! 아련하다, 하아… 복도 소파에 앉아서 이것만 보고 갈까요? 히힛. 저기 시집, 소설, 옛날 문학잡지, 동화책 가릴 것 없이 다 있으니까 아이들이랑 나란히 앉아서 읽어요. 그리고 얘들아, 궁금한 것 있으면 여기 있는 책은 거의 다 읽었다는 관장님께 물어보렴. 뭐라고? 아… 엄마 아빠, 애들이 배고프대요!

충북 제천시 수산면 도전리 175
관람료 일반, 대학생 3,000원/초, 중고생 2,000원/10인 이상 단체 50% 할인/현역군인, 장애인, 70세 이상 노인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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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막국수
땀 많이 흘렸으니까, 시원한 물막국수를 먹는 게 좋겠어요. 양도 얼마나 푸짐한지, 두 명이 한 그릇을 나눠 먹어도 배가 부르다니까요. 나왔다! 우선 삶은 계란부터 꿀꺽. 그 다음 고명으로 얹어진 새싹이랑 매콤한 양념, 김 가루를 국물에 풀고 그래도 뭔가 허전하면 열무 물김치와 무 냉채도 투입-! 얼음 동동 뜬 국물이 진짜 시원하고 맛있어요. 언젠가 부산에서 먹었던 밀면 국물이랑 약간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아이들은 좀 매운가 봐요. 어떡하지? 찐만두를 시킬까? 여기서 파는 만두에는 애호박이랑 잘게 다진 꿩고기가 들어가서 아삭아삭하고, 메밀을 섞은 만두피는 정말 쫀득쫀득해요. 얘들아, 아~ 해봐. 맛있지? 그런데 뭔가 좀 아쉽네요. 우리… 여기서 직접 담근 누룽지막걸리 한 통만 마셔보면 안 될까요? 아까 얼음골에서부터 막걸리 생각이 간절했다고요. 엇, 벌써 시켰어요? 그럼 어디… 캬- 이거 엄청 구수하고 달달하네요. 오늘 피서 한 번 잘 했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 미당리 681-1
메뉴 물막국수, 비빔막국수, 메밀꿩찐만두 등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사진. 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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