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밸런타인데이 초코 퐁듀
경제 교과서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인류 최초의 경제 형태는 자급자족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본인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물물교환이 생기고, 화폐 경제가 만들어진다. 이것을 국가의 형태로 확대하면 국가 간 교역을 하지 않고 한 국가 내에서 자급자족하는 아우타르키(autarkie)가 된다. 이처럼 자급자족은 가장 뿌리 깊은 경제 활동이며 또한 스스로 원하는 물품을 얻을 수 있다면 여전히 지금도 유효한 방식이다. 특히 과소비를 비롯한 현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급자족 경제에서 인류의 오래된 미래를 찾는 움직임도 있다. 그러니까, 오늘 초콜릿을 자급자족해도 부끄러운 일이 으니르그.



#12. 밸런타인데이 초코 퐁듀
시판된 초콜릿을 그냥 먹어도 상관없지만 왠지 남들 따라 먹는 거 같으니 다른 누구도 아닌 나만을 위한 쉽고 빠른 퐁듀라는 어딘가 고급스러운 어감에 기죽지만 않는다면 초코 퐁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요리다. 우선 가게에서 장바구니에 판 초콜릿 한 가득에 딸기, 바나나, 빵 등을 넣고 결재하자. 점원에게 눈으로 ‘말 걸지마’라는 메시지를 쏴주는 건 기본이다. 판 초콜릿은 적당한 크기로 쪼개 볼에 넣고 냄비에는 물을 넣어 끓이자. 물이 끓기 시작하면 볼을 냄비에 띄워 중탕을 하면 되는데 물을 많이 잡아야 볼이 높게 떠서 요리하기 좀 더 편하다. 질척하게 녹는 초콜릿을 슬슬 저어주면 금방 초코 퐁듀가 만들어지는데 여기에 딸기, 바나나, 혹은 집에서 먹다 남은 아무 과일이나 찍어서 먹으면 초코를 바른 과일인지, 과일 속을 넣은 초콜릿인지 알 수 없는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 살짝 식어 뻑뻑해져도 나름의 식감이 있으니 굳이 다시 가열할 필요는 없다. 빠르게 식어가는 건, 퐁듀가 아닌 내 마음.



오늘의 교훈: 어떤 초콜릿을 넣고 녹여도 같은 모양의 퐁듀가 되는 것처럼, 누가 산 초콜릿이든 뱃속에 들어가면 똑같은 모습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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