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스타’, 민머리 빛낸 ‘라스’의 잔머리
다섯 줄 요약
새해라는 명목 하에 민머리 게스트 네 명이 초대됐다. 오로지 민머리만이 공통점인 네 남자, 홍석천, 염경환, 숀리, 윤성호는 새해 첫 게스트라는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려는 듯 민머리에 대한 의학적 정보부터 개인적인 애환까지 모두 밝혀줬고, 민머리가 된 시점에 대해 윤성호가 머뭇거리며 말을 안 하자 “민머리 이야기 안 할 거면 가세요”(윤종신)라던 MC들은 2000년, 홍석천이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최초로 커밍아웃 선언을 했던 그 순간을 짚으며 이들의 과거를 소환하기 시작했다.

Best or Worst
Best: 기획부터 접근까지, 현존하는 토크쇼 중 ‘라스’만이 할 수 있는 시도였다. 다른 토크쇼들이 새해 첫 방송에 어떻게 하면 굵직한 스타를 게스트로 앉혀두고, 의미 있게 한 수를 둘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할 때 ‘라디오 스타’ (이하 ‘라스’)는 ‘라스’만의 익살과 기백으로 새해맞이 일출 특집, 민머리 4인방 특집을 선택했다. 방송의 콘셉트만으로 오프닝에서부터 재미를 터뜨린 ‘라스’는 초대한 손님의 조합에 따라 유연하게 이야기를 끌어오곤 하던 특기를 살려, 홍석천, 염경환, 숀리, 윤성호의 ‘민머리’에만 초점을 맞춘 채 깨알 같은 토크를 진행해 이들의 ‘민머리’ 에피소드를 모았다. 그리고 에피소드들은 몇 개의 포맷으로 발현되며 또 다른 재미 포인트를 안고 전개됐다. 자막으로 잠시 등장하기도 했지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와 같은 구도를 그리며 탈모의 최전선에 관한 MC들의 호기심을 채워준 것은 물론, 민머리라는 외형적 공통점으로 ‘강제 동원’된 이들이 서로 공통적으로 느끼는 애환과 고민, 즐거움에 대해 들으며 민머리 남성들의 희로애락이 깃든 ‘인생극장’을 보여주기도 한 것이다. ‘민머리’라는 지엽적인 콘셉트를 영리하게 이용해 게스트들의 내밀한 이야기까지 주춤거리지 않고 파고드는 ‘라스’의 두뇌가 빛났다.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민머리 설명할 때마다 카메라에 아이 컨택하는 염경환 씨. 그러지 마요. 진짜 홈쇼핑 같단 말이야. 진짜 그 21만 9천 원짜리 클리닉 당장 지를 것 같… 1,5,4,4… 0….
– 숀리, 함구령이라도 내려진 것이옵니까. 온몸의 근육들이 울부짖는 고충이, 한 마디라도 해달라는 염원이 들리지 않는단 말씀이옵니까. 어찌 그리 무심하십니까!
– ‘돌싱’ 김국진부터 슈퍼 대세 아이돌 규현까지, 스튜디오 전체를 다듬이질하듯 길들이는 홍석천 씨. 당신이 이 구역의 홍두깨… 두깨 씨~ 멋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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