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최종회JTBC 밤 10시
결국 혜윤(정소민)과 정훈(성준)은 결혼에 도달했고, 들래는 아기를 가졌다. 가족과 결혼을 중심에 둔 대부분의 드라마처럼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역시 가정을 꾸리고, 식구를 늘여가면서 인물들의 한 시절을 일단락 지은 것이다. 그러나 보통의 드라마가 생략하거나 뭉뚱그린 과정을 집요하게 구성해 낸 이 드라마가 도달한 결혼은 단순한 화해, 강박적인 봉합이 아니기에 여전히 생생하며 참신했다. 결국 혜윤과 정훈은 결혼에 포함된 수많은 이벤트 중에서 본인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골라낼 수 있는 판단력을 구했으며, 동비(한그루)와 기중(김영광)은 본인들이 원하는 것을 취하기 위해 감수해야 할 것들을 받아들일 용기를 얻었다. 겉치레와 의무가 많아지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드라마는 결혼을 어른이 되는 통과 의례로 그려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는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결혼을 중요한 터닝 포인트로 활용함으로써 보다 넓게 관계를 설명하고, 사람을 이해한다. 들자(이미숙)부터 어린 태원(황재원)까지, 타인을 끝내 원하는 방향으로 떠밀 수 있는 사람은 없으며 바라는 것만큼 포기해야 할 것이 생기는 인생의 법칙은 공평하게 적용된다. 그리고 그 이치를 통해 드라마는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 존재하는 균열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그 틈새를 인정할 때 진짜 가족이 완성될 수 있음을 설득한다. 은경(선우은숙)을 결국 편하게 만든 것은 아들의 희생이나 남편의 보상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확인해 버린 그녀 자신의 마음이었다. 현실을 복제한 듯한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가 새로운 이야기로 느껴진 것은 바로 그 지점이다. 화려한 가족사진처럼 과시적인 행복이 아니라 개개인의 행복을 통해 가족 전체의 평균적인 행복을 구현할 수 있다는 세련된 제언을 통해 드라마는 끝내 결혼을 탐구한 의의를 스스로 설명해 냈다. 그리고 이것은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 했던 뉴타입 홈드라마의 뚜렷한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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