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앓의 처방전
감히 아저씨라뇨! 아저씨라는 건 말이죠, 다가오면 피하고 싶고 말 걸면 자는 척 하고 싶은 존재입니다. 윤상이 어디 그런 남자인가요? 혹시나 아무도 자신을 못 알아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내가 제일 사랑하고 보고 싶었던 분”이라는 가사도 이장님의 칭찬 한 마디에 예정에도 없던 노래를 부르고, 자꾸 옛날 가수 같다고 데뷔곡 부르는 것을 쑥스러워할 땐 언제고 막상 ‘1박 2일’ 멤버들이 멍석을 깔아주면 개미 같은 목소리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불렀잖아요. 이게 아저씨인가요? 나이 때문에 굳이 아저씨라고 불러야 한다면, 멋스러운 아저씨라고 불러주세요. 활짝 웃을 때 휘어지는 눈매, 그것을 살짝 덮어주는 검은색 뿔테 안경, 베이스를 치는 가늘고 긴 엄지손가락에서 어린 가수들은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분위기가 묻어납니다.
앓포인트: 윤상 사용설명서
싫어하는 게임이라도 세 번은 권해주세요. 싫어하는 게 아니라 수줍어서 그런 거니까요. 제기차기할 때 보셨잖아요. 한 개만 찰 거라면서 쭈뼛쭈뼛 나오더니 가랑이가 찢어지도록 세 개를 찬 사람이에요.
조금이라도 젊어보이도록 카메라 각도 좀 신경써주세요. 특히 아래에서 위로 촬영하는 걸 질색하세요. 혹시라도 손수 일어나 카메라 세팅하는 날엔 정말 큰일 나요. 체력을 아껴야 하거든요. 감기가 3주째 안 떨어지고 있단 말이에요.
권영길 전 국회의원 닮았다는 소리는 입 밖에도 꺼내지 마세요. 김병지 선수도 안돼요. 물론 알 밴 시샤모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예요.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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