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컬 드라마의 A to Z" /> 첫 회 tvN 수-목 밤 11시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의 소통과 융합”을 위해 출범시켰다는 국립 서한병원의 목표는 의 기획의도와도 일치한다. 국내 최초 양한방 메디컬 드라마를 표방하는 이 작품은 완전 협진 시스템을 도입한 가상의 병원을 중심으로 “한국의료계에 대한 꿈과 또 하나의 가능성”을 지향점으로 삼는다. 그 목표를 위해 드라마가 먼저 보여주는 것은 양쪽 의료계의 뿌리 깊은 불화다. 서한병원 개원식으로 문을 연 이야기는 “한의사가 무슨 의사냐”며 무시하는 양의사들과 그들의 거만함을 꺾어주고 싶은 한의사들의 갈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 그러한 갈등 구도를 대표하는 두 천재 의사 두현(김승우)과 승현(오지호)이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발휘하는 모습을 교차 편집으로 그려낸 도입부는 분명 메디컬드라마의 새로운 판타지 개척이라 할 만하다.
문제는 갈등을 첨예화하기 위해 부가한 설정들이 진부하고 작위적이라는 데 있다. 두현과 승현이 양방과 한방의 대립구도를 대변하는 것으로 모자라 ‘신의 손’이라 불리는 의학계 전설 김하윤(박근형)이 아버지인 이복형제라는 사실, 그 둘이 혜인(김민정)을 사이에 둔 연적 관계가 된다는 설정이 특히 그렇다. 또한 혜인의 캐릭터를 며칠째 신고 내팽개쳐둔 양말을 섬유탈취제만 뿌리고 그대로 신는 털털함, 승현을 변태로 오인하고 다짜고짜 발차기를 날리는 모습 등으로 묘사하는 것은 단순하고 평면적이다. 혜인이 한의사 아버지에 반발하여 양의사가 되었다는 설정에 이르면, 그녀의 역할이란 남성들의 갈등에 불을 붙이다 최종적으로 그들의 세계를 중재하고 화해시키는 여성이라는 전형에 머무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만든다. 요컨대 이 작품의 첫 회는 건물만 리모델링한 기존의 병원에 더 가까웠다. 진정한 ‘제3병원’을 세우기 위해서는 새로운 간판에 걸 맞는 참신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글. 김선영(TV평론가)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의 소통과 융합”을 위해 출범시켰다는 국립 서한병원의 목표는 의 기획의도와도 일치한다. 국내 최초 양한방 메디컬 드라마를 표방하는 이 작품은 완전 협진 시스템을 도입한 가상의 병원을 중심으로 “한국의료계에 대한 꿈과 또 하나의 가능성”을 지향점으로 삼는다. 그 목표를 위해 드라마가 먼저 보여주는 것은 양쪽 의료계의 뿌리 깊은 불화다. 서한병원 개원식으로 문을 연 이야기는 “한의사가 무슨 의사냐”며 무시하는 양의사들과 그들의 거만함을 꺾어주고 싶은 한의사들의 갈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 그러한 갈등 구도를 대표하는 두 천재 의사 두현(김승우)과 승현(오지호)이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발휘하는 모습을 교차 편집으로 그려낸 도입부는 분명 메디컬드라마의 새로운 판타지 개척이라 할 만하다.
문제는 갈등을 첨예화하기 위해 부가한 설정들이 진부하고 작위적이라는 데 있다. 두현과 승현이 양방과 한방의 대립구도를 대변하는 것으로 모자라 ‘신의 손’이라 불리는 의학계 전설 김하윤(박근형)이 아버지인 이복형제라는 사실, 그 둘이 혜인(김민정)을 사이에 둔 연적 관계가 된다는 설정이 특히 그렇다. 또한 혜인의 캐릭터를 며칠째 신고 내팽개쳐둔 양말을 섬유탈취제만 뿌리고 그대로 신는 털털함, 승현을 변태로 오인하고 다짜고짜 발차기를 날리는 모습 등으로 묘사하는 것은 단순하고 평면적이다. 혜인이 한의사 아버지에 반발하여 양의사가 되었다는 설정에 이르면, 그녀의 역할이란 남성들의 갈등에 불을 붙이다 최종적으로 그들의 세계를 중재하고 화해시키는 여성이라는 전형에 머무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만든다. 요컨대 이 작품의 첫 회는 건물만 리모델링한 기존의 병원에 더 가까웠다. 진정한 ‘제3병원’을 세우기 위해서는 새로운 간판에 걸 맞는 참신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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