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총체적 난국이라는 표현이 지나치다면 ‘대체로 민망’은 어떨까. 45개국 201편의 출품작 가운데 본심에 올라온 24편의 드라마를 7명의 국제 심사위원단이 사흘 동안 평가하는 시스템부터 <서울 드라마 어워즈 2012>의 한계는 뚜렷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서투른 진행과 특색 없는 축하 무대, 동시통역이 무색할 만큼 지루한 수상소감을 뛰어넘은 이 시상식의 가장 큰 문제는 국제적인 시상식이라는 간판을 걸어놓고 안에서는 ‘한류 팔이’에만 몰두했다는 점이다. 대체 이럴 거면 손님 초대는 왜…why…?

Best or Worst
Worst: 시상식이 진행되는 135분 동안 ‘한류’라는 단어는 도대체 몇 번이나 등장했을까? 본선 후보에 오른 외국 드라마 중 영미권과 아시아 일부 국가의 드라마를 제외한 작품들을 국내 시청자들이 거의 접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상식의 절반 이상은 ‘나눠주기’를 지켜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 전 세계 드라마 트렌드를 ‘퓨전 사극, 리메이크 열풍, 반전 매력’이라는 층위조차 엉망인 카테고리로 나누어 분석한 것도, 네티즌 인기상을 받은 중국과 대만 배우에게 “친분 있는 한국 배우”나 “기억에 남는 한국 드라마”를 물은 것도 무리한 기획과 안이한 접근의 필연적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도 아닌 ‘한류 드라마’ 부문을 따로 만든 것은 물론 “세계인의 일상이 된 한국 드라마, 세계는 왜 한국 드라마에 빠지는가”와 같은 자화자찬의 멘트를 던지며 열정적으로, 쉬지 않고 시상식 전반에 ‘한류’를 끼얹는 것은 한국 시청자조차 부담스러울 정도의 접근이다. 게다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끌어낸 한류의 키워드가 ‘K-POP 스타의 참여, 공감 스토리, 사랑’이라니, 여기서 ‘K-POP’이라는 단어만 빼면 전 세계 어느 나라 드라마가 그렇지 않겠는가. ‘자뻑’도 정도껏이어야 장단을 맞춰줄 수 있는 법이다.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신현준의 진행은 KBS <연예가 중계>, 한고은의 미모는 칸 영화제 레드카펫.
– 한류 드라마 속 “박력 있고 완벽한 남자 주인공과 사랑스런 여자 주인공이 펼치는 솔직하고 적극적인 로맨스는 전 세계 젊은 세대의 사랑을 반영”한다는 분석, 그건 그냥 로맨스의 정석일 뿐.
– 대상 수상작 <뿌리 깊은 나무> 박상연 작가의 소감 “반드시 한글날은 다시 국경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상식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의미 있는 한 마디!

<서울 드라마어워즈 2012> 수상자(작)
대상
뿌리깊은 나무 (Deep Rooted Tree) – 한국

최우수작품상
단편
홈비디오 (Homevideo) – 독일

미니시리즈
그레이트 엑스펙테이션스 (Great Expectations) – 영국

시리얼/시리즈
공주의 남자 (The Princess` Man) – 한국

우수작품상
단편
캄 앳 시 (Calm at Sea) – 프랑스

미니시리즈
셜록2 (Sherlock 2) – 영국

시리얼/시리즈
야망의 함정 (The Firm) – 미국

특별상
리멤버링 (Remembering) – 필리핀
더 바머 (The Bomber) – 우크라이나
에젤 (Ezel) – 터키

초청작
보보경심 (Each Step Escape) – 중국

연출상
브라이언 커크 (Brian Kirk) – 그레이트 엑스펙테이션스 / 영국

작가상
세라 펠프스 (Sarah Phelps)- 그레이트 엑스펙테이션스 / 영국

남자연기자상
요나스 나이 (Jonas Nay) – 홈비디오 / 독일

여자연기자상
크리스티네 노이바워 (Christine Neubauer) – 하나스디시전 / 독일

한류드라마
최우수작품상
옥탑방 왕세자 (Rooftop Prince)

우수작품상
더킹투하츠 (The King 2 Hearts)

남자배우상
박유천 (Yoo-Cheon Park)

여자배우상
한지민 (Ji-Min Han)

주제가상
미치게 보고 싶은 – 태연 / 더킹투하츠 OST

네티즌 인기상
박유천 (Yoo-Cheon Park) – 한국
딩주 왕(Dingju Wang) – 대만
니키 우(Nicky Wu) –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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